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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로 김진숙은 HJ중공업 해고자입니다"

시민단체들, 한진중 인수한 동부건설에 김진숙 복직 촉구

"오늘부로 김진숙은 HJ중공업 해고자다."

22일 오전 리멤버희망버스 기획단, 김진숙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사회연석회의 등 131개 시민사회단체는 서울 강남구 동부건설 본사 앞에서 김진숙(61)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복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한진중공업의 모든 자본과 노사관계, 역사를 승계 받은 동부건설이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사명을 지우는 일이 아니라 36년에 이른 해고노동자 김진숙의 명예회복과 복직,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9월 동부건설 컨소시엄에 인수합병됐다.

1981년 대한조선공사주식회사(한진중공업)에 용접공으로 입사한 김 위원은 86년 노조 대의원에 출마해 당선됐고 그 해 어용노조를 비판하는 선전물을 배포했다는 이유로 부산 경찰국 대공분실에 연행됐다. 같은 해 회사는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이유로 그를 해고했고 김 위원은 그 날부터 올해까지 36년 간 해고자로서 복직 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김 위원은 이 날 회견에서 "(36년 간) 동료들이 복직하는 걸 홀로 지켜보고 이제 후배들이 정년 퇴직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기자회견이 열린 22일 한진중공업은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명을 'HJ중공업'으로 바꾸는 안건을 의결했다. '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이 'HJ중공업 해고자 김진숙'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김 위원은 기자회견에서 "회사 이름이 몇 번 바뀌고 세상이 바뀌고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서도 변하지 않는 건 김진숙은 아직도 해고자라는 사실이다. 사명이 바뀌고 사장이 바뀌어도 역사마저 바꿀 수는 없다. 제가 복직하지 못하면 이 싸움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날 회견에서 "촛불항쟁을 배신하고, 노동존중사회 공약을 배신하고, 자신의 옛동지였던 김진숙 복직마저 가로막은 문재인 청와대를 기억한다"며 "이미 민주화보상심의휘의 두 차례에 걸친 복직 판결, 국회 환노위 특별결의문, 국가인권위원회 복직 권고, 부산시의회 여야 합의 전원 복직촉구안 등이 나와 있다. 더 무엇이 필요한가"라며 한진중공업을 인수한 동부건설이 김 위원의 명예회복과 복직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갑열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한진중공업에서 마지막으로 사원을 뽑은 것이 2008년이다. 이후 2011년에 김진숙 위원이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크레인 고공농성을 했기 때문에 김 위원을 모르는 사원은 아무도 없다"며 "회사 이름만 바꾼다고 본질이 바뀌는 건 아니다. 김 위원 해고 문제를 정리해야 새로운 출발"이라고 말했다. 올해 61세를 맞은 김 위원은 지난해 이미 '정년'을 맞았다. 김 부지회장은 "복직자, 해고자가 무슨 정년이 있나. 해고된 시점에서 거기서 멈춘 것이다. 복직 없이는 정년도 없다"고 말했다. 

▲22일 시민사회단체가 한진중공업을 인수한 강남구 동부건설 본사 앞에서 김진숙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의 복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운데 파란 조끼를 입은 이가 김진숙 해고노동자. ⓒ프레시안(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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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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