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가 내년 예산편성(안)에 학부 실습비 및 운영비 50% 삭감계획을 예고하자 이 대학 교수평의회가 성명을 내고 학부 예산을 삭감하는 대신 대학본부 조직을 축소하라고 쓴소리했다.
13일 교수평의회는 “대학본부(기획처)는 지난달 30일 전체교수회의에서 내년 예산편성(안)으로 ‘학부 실습비 및 운영비’를 50% 삭감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이에 대해 학과(부)의 의견 수렴은 없었다” 며 이같이 꼬집었다.
평의회는 “대학본부가 내년도 등록금 수입이 56억 원(학부생 수 620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총 20억 원의 예산 감축 계획을 세웠다. 그 중 13억 원(65%)을 ‘학부 실습비 및 운영비’ 삭감으로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기획처의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학과(부) 예산 삭감’, 우리 대학의 ‘경영합리화’는 이런 방식으로 등록금 회계 손실을 줄이는 것 밖에 없는가” 라며 현재 인제대의 재정 위기는 미증유의 지난 입시 참사에서 기인한 점도 크지만, 그에 앞서 총장과 대학본부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학부실습비 및 운영비 삭감안에 대해 “(이 방법이)손쉬운 해결책인 듯 보이는 학과(부)에 대한 재정압박은 해당 학과(부), 나아가 대학의 대내외 경쟁력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평의회는 “지난 십 수년간 제기된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 등이 낳은 지방사립대 위기속에 대학이 그동안 어떤 타당한 대책을 마련했는지 반문했다. 총장과 대학본부의 자성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민현 총장의 2년 재임 기간 동안 48명의 정년트랙 교원이 정년퇴임 또는 의원퇴임했으나 신규 임용된 정년트랙 교원은 고작 10명(전환임용 3명 포함)에 불과했다. 그런데 ‘재정 위기’로 전임교원도 못 뽑는 대학에서 총장 부임 직후 신설한 대외부총장직을 포함해 현재 대학의 부총장이 3명이다”고 문제삼았다.
게다가 법인에서 오래 근무한 직원이 재정 위기에 대처할 총장보좌역으로 발탁되고 총장 취임 전 2명이었던 석좌교수는 올해 가을 4명이 되었는데, 심지어 부총장 2명은 석좌교수라고 전했다.
평의회는 현 총장은 대외부총장이 없으면 대외 활동을 할 수 없는지, 보좌 없이는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없는지, 경영전략실의 도움이 없으면 학내 이메일 회람조차도 못하는지 되물었다.
이들은 지금이라도 쓸데없이 거대해진 본부 조직을 축소, 재정비할 것과. 대외부총장,총장보좌역 등의 보직을 폐지하고 본부 부처 부(副)처장들의 수를 줄여야 한다. 양질의 교육을 위해 학과(부) 교육에 필수적인 운영비 및 실습비 50% 삭감을 철회하고 제대로 된 예산을 편성하라고 요구했다.
평의회는 법인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갔다.
"병원 시설은 즉각 재보수하면서 대학 재정은 알아서 하라는 법인도 문제다. 법인은 여태껏 백억 단위 대학의 재정 적자에 늘 사립대학 최고의 ‘경상전입금’ 기여를 자랑해왔다.그러나 의과대학이 도로 가져간 금액을 빼면 2020년 김해캠퍼스가 쓴 금액은 고작 35억이다. 대학의 재정 위기를 방관하는 법인이 무슨 존립 의미가 있는가. 눈 가리고 아웅할 일"이라며 각성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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