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공작 기계 부품 생산업체인 칸워크홀딩(주)가 신기술 개발에 주력하면서 미래형 성장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달 한국공학한림원에서 발표한 산업기술성과 15선에 선정됐다. 지난 19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기술 평가원으로부터 산업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미래 성장성과 시장기여도,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검증 받은 결과다.
칸워크홀딩의 전기구동 스마트CNC(컴퓨터를 통해 성형 틀 가공 공정 따위의 정밀한 작업의 수치를 제어하는 방법)선반 기술시스템은 기존 유압식 구동 장치를 없애고 전자 모니터링 제어 기술을 탑재한 세계 최초 디지털 공작기계다.
삼성전자의 5G 밀리터리파 장비, SK하이닉스의 초고속 DDR5 DRAM, LG이노텍의 초슬림 OLED TV용 초박형 자성부품, 현대자동차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술인 E-GMP 등과 산업기술성과 면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계 공작기계 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할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는 이 기술은 현재 현대위아와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프레시안>은 뿌리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칸워크홀딩(주) 구본생 대표이사를 만나 기업가로서의 포부를 들을 수 있었다.
칸 워크홀딩(주)는 마산회원구와 성산구에 표준공장과 2공장을 두고 있으며 종업원 90명, 지난해 매출 110억 원을 넘긴 유망 소부장기업이다. 회사의 연구인력이 20명에 달하고 이윤의 10%를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구본생 대표는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을 세계 최고라 내세우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간편복으로 취재진과 만난 구 대표는 기업이 보유한 기술의 장점과 제품의 시장가치를 부지런히 설명했다.
프레시안 : 칸워크홀딩(주)는 어떤 회사인가
구본생 대표 : 주 제품은 전동 주축 CNC 선반 시스템이다. 우리 회사는 20년 동안 가공물을 끼울 때 사용하는 척(chuck)을 생산해왔다.
프레시안 : ‘전기구동 스마트 CNC 선반기술시스템’을 소개해 줄 수 있나.
구본생 대표 : 자동차 부품 등 가공품을 만들기 위해 유압으로 클램핑하면 변형 소재는 찌그러지기 쉽다. 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제품 제작을 의뢰할 때 "제품이 안 찌그러지는 척을 만들어 주세요" 하는 것이 고객의 요구사항이었다. 원천적으로 잘 찌그러지는 소재들이라 유압으로는 대책이 없었다. 그래서 만든 제품이 유압을 대체하는 전동 스마트 CNC 선반기술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
프레시안 : 유압 방식과 전동 구동 방식을 알고 싶다.
구본생 대표 : 유압식 주축 시스템은 유압 탱크에 유압을 채워 넣고 유압모터로 압력을 주어 밸브를 통해 압력을 유압실린더로 전달한다. 스핀들모터로 주축을 돌리게 되며 척은 유압에 의해 조절되는 구조다. 전동 주축 시스템은 유압을 사용하지 않으니 유압 탱크와 유압모터, 유압실린더가 필요 없어졌다. 스핀들모터와 주축, 척으로 바로 연결되는 제품의 혁신을 가져왔다고 본다.
프레시안 : 혁신이라고 표현했는데 어떤 변화가 생겼나.
구본생 대표 : 기존제품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야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구조가 단순화됐다. 전동화 하는 과정에 제품이 경량화 됐지만 상대적으로 스틸 척이 무게가 많이 나가니까 처짐 현상이 생겼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기존 스틸 척을 대체할 알루미늄 척을 우리회사가 개발했다. 안전하고 완전한 경량화가 실현됐다.
프레시안 : 전동 주축 시스템과 유압식 주축 시스템은 어떤 차이가 있나
구본생 대표 : 전동 주축 시스템은 스마트해졌다고 보면 된다. 개발된 제품은 저장되어 있는 데이터값만 입력하면 자동제어로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유압식은 유압밸브를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심지어 척을 풀었다가 다시 좁히고 하는 과정도 유압식과는 비교할 수 없다. 열화로 인한 변형이나 유압에 의한 기계의 기름 유출도 없다. 소음 진동도 크게 줄었다. 작업장의 환경이 달라졌다. 모터가 줄어들면서 전기요금 절감효과도 크다.
기업에서는 생산성이 향상되고 품질이 향상됐다. 공작기계의 수명도 길어졌다.
전동식은 유압식에 비해 진동율이 55%가 낮아졌다. 고속회전에 진동이 낮다는 것은 절삭부하가 그만큼 줄어든다. 공구 마모 주기가 달라진다. 결국 기업에서는 장비 재투자에 대한 비용절감 효과로 이어진다.
프레시안 : 어려움은 없었나.
구본생 대표 : 어려움은 있었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 실린더를 없앴고 알루미늄 척도 개발 해냈다. 정부의 예산지원은 큰 힘이 됐다. 스핀돌모터를 클러치 방식으로 동력을 전환하는 메카니즘 구조를 만드는 등 전동 주축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면서 지난 2014년부터 국내외 개발 특허만 23건을 획득했다. 이 기술이 외국 공학 저널에 2018년과 올해 두 편이 설렸다. 독일 잡지에도 소개됐다.
클램핑 기술로는 국내에서 1위라고 자부한다. 시장에서의 제품 점유율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우리도 전동 시스템에 사용되는 주축의 벨트 인 타입까지 개발한 상태다.
이번에 산업부장관상도 받았고 기계연구원에서도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연대모비스에서 30억 원을 투자받았고 KB증권과 한투에서 130억 원 정도 투자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의 길이 어려움이라기 보다 직원들과 함께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풀어냈다는 긍지를 가진다.
우리는 양산이 아니라 스페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100% 주문 제작하고 있다.
프레시안 : 기계산업애 뛰어든 이유가 있나.
구본생 대표 : 원래 엔지니어 출신은 아니다. 우리나라 기계산업은 추격형이다. 독일이나 일본의 기술을 모방하고 따라가는 형태였다. 10년 이상의 기술력의 차이가 있다.
세계시장에서 한국이 1위를 하는 제품이 많지 않다. 중국은 70여개나 된다. 국내는 10개도 안된다. 반도체, 조선이 있지만 결국 신기술 연구 없이는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자사는) 지금 제품의 30%는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면 국내 시장에는 한계가 있어 세계화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앞선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면 남의 것을 모방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해 개발에 나서게 됐다.
알루미늄 척이 개발되면서 스틸 척에 비해 40% 정도 가벼워졌다.
자동차의 스틸 휠이 알루미늄으로 대체된 것과 비교하면 좋을 것 같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소재나 방식의 모방이 아니라 기존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혁신이 이루어져야 살아남는다.
프레시안 : 또 다른 특화된, 회사가 소개할 만한 기술이 있나.
구본생 대표 : 베어링을 특화하려고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 등 베어링 업체를 대상으로 핀셋 영업을 하고 있다. 오는 2023년 기업공개를 할 계획이지만 지금은 단일 모델에 집중하면 생산효율 면에서 최대의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어링 외에도 또 다른 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장구웜인데 제품생산을 위한 공작 기계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윔 기어는 모든 기계에 들어간다. 웜은 통상 원형인데 개발중인 제품은 장구형으로 허리가 잘록하다. 자연 톱니가 물리는 면적이 늘어나고 웜의 크기도 줄일 수 있다.
생산된 웜을 적용하는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우리회사는 장비를 만들어 웜을 표준화시킬 계획이다. 사이즈별 공구상에서 구매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독자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복안이다. 데이터북에 표준화를 안내해서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제품을 먼저 표준화시키고 마켓 셰어 한 이후 장비를 판매하는 방식을 택하고 싶다. 장비판매도 특수 목적에 한해 공급해 시장을 형성하고 싶다.
구본생 대표는 정부 소부장 경쟁력 위원회의 전문위원이다. 그는 소기업을 대표해 참여하고 있다. 민간에서는 기술부문 투자를 하려면 해당기업을 이 잡듯이 뒤집어보고 까보고 소위 현미경 관찰을 해보고 건실한 기업에 투자여부를 결정한다. 요즘 투자연계형 지원프로그램이 있지만 정부도 획일적인 지원이 아니라 업체 선정을 민간에 맡겨 민간의 투자 요구에 걸맞게 규모화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칸워크홀딩(주)는 자산규모 150억 원, 올 매출 190억 원 달성에 다가서고 있다.
구본생 대표는 회사의 독점적 지위는 기술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회사의 이익을 직원은 물론 크게는 창원의 배후산업 기업으로 지역의 고용, 세수증대에 기여하고 사회공헌과 사회환원 계획을 수립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꿈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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