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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옹호' 반기문에 환경단체 "에너지 전환 이해도 못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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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옹호' 반기문에 환경단체 "에너지 전환 이해도 못한 발언"

11일 일제히 성명 비판 "원전 경제성 이미 없어" 강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며 탄소중립위원회의 탄소중립 로드맵이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한 가운데, 반 전 총장 발언을 비판하는 환경단체 성명이 줄을 이었다.

11일 에너지전환포럼은 성명서를 내 반 전 총장 발언을 두고 "일부 에너지산업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에만 부합하는 발언이며 에너지전환정책을 정쟁화하는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질타했다.

반 전 총장 발언은 전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BIXPO 2021)' 개막식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탄소중립위원회가 재생에너지 비율을 70.8%로 높인다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했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지형적 조건과 기후 환경을 고려하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며 "원전을 축소하려던 나라들이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은 원전 없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두산중공업이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와 협력해 루마니아에 원전을 건설하기로 했다"며 "안전하고 효율이 높은 소형원자로(SMR)에 특화된 한국의 강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소형원자로를 활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발언을 두고 에너지전환포럼은 "2021년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에서 안전한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여러 어려움을 전력시스템의 변화와 미래 전력망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라며 "이러한 자리에서 정작 중요한 기술과 과제는 제시하지 못한 채 정쟁화되고 대안조차 될 수 없는 소형모듈원전(SMR)의 필요성만을 강조한 것은 지극히 편협적이고 시대적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한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에너지전환포럼은 "'탄소중립위원회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70% 목표가 과도하고 국제사회에서의 변화가 있는 만큼 우리도 원전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발언은 매우 협소한 선택적 동향 파악을 통한 의견제시"라며 "국제사회의 목표와 변화에 비추어 과연 우리나라 탄소중립시나리오가 정말 과도한 목표인 것인지 반기문 전 총장이 제대로 검토를 해봤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반 전 총장 주장과 달리 "기후변화협약의 매우 중요한 근거가 되었던 과학자그룹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1.5도 보고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할 때 전체 발전비중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소 69%~86%가 되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으며 "그 동안 재생에너지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해왔던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 Netzero 보고서도 2050년 재생에너지가 발전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88%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지금 당장 재생에너지의 확대와 이를 위한 과제에는 침묵하고 2030년 이후에도 상용화가 불확실한 소형모듈원전(SMR)의 활용 필요성만 발언한 것은 기후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탄소중립이 잘못된 타임라인을 가지도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된다"며 반 전 총장이 SMR 도입을 주장하려면 "세계 최고의 원전 밀집도 국가에서 어디에 SMR을 건설할수 있는지부터 대안을 제시하시는 게 지도자의 도리"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도 논평을 내 "원전은 원료가 되는 우라늄 채굴부터 정제, 운반, 발전소 운영, 폐기물 관리와 처분 전 과정에 걸쳐 탄소를 배출하며, 막대한 양의 온배수 배출로 '열오염'을 일으켜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며 "기후위기로 인한 태풍·홍수 등의 대형 재난 앞에 잦은 고장과 가동 정지가 발생하는 등 오히려 기후위기 시대에 취약함이 드러나"는 발전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원전은 경제성 측면에서도 재생에너지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2021 세계원전산업동향보고서(WNISR)를 인용해 "2020년 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비용(LCOE)는 37달러/㎿h로 2009년에 비해 90% 감소한 반면, 원자력은 163달러/㎿h로 2009년에 비해 33% 증가하였으며 재생에너지에 비해서도 약 4배 이상 비싸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아울러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8%로 올리는 계획은 불가능하다'는 반 전 총장 발언도 정면 반박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요 재생에너지(태양광, 태양열, 해상, 육상 풍력) 시장 잠재량은 설비용량 기준 575GW로, 현재 우리나라 총 발전설비용량인 130GW의 4배가 넘"고 "2020년 국내 총 발전량은 552TWh인데 비해, 주요 재생에너지(태양광, 태양열, 해상, 육상 풍력)의 연간 발전 환산량은 시장잠재량 기준 853TWh/년으로 현재의 전력수요를 한참 웃돈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어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른 2050년 예상 전력 수요는 1,257.7TWh까지 오르지만, 이 또한 적극적 에너지 수요 관리를 통해 전력 수요를 낮추고 입지 규제 개선을 통한 시장 잠재량 확대로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반 전 총장이 "탄소중립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SMR이야말로 안전성이 검증된 바 없으며, 수용성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고 "기존 원전과 마찬가지로 핵폐기물 처리 대안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강점이라는 SMART 원자로 개발은 예비타당성 조사 부적합 판정을 받아 2008년 한 차례 폐기됐었고, 이전 정부들이 수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며 "상용화는커녕 안전성 검증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SMR을 탄소중립의 대안이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발언으로 "반 전 총장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이해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원전 없이 탄소중립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은 시대착오적이며 원전 업계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10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빅스포)' 개막식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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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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