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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권 탄압' 비판 받으면서도 '강력 통치' 고수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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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권 탄압' 비판 받으면서도 '강력 통치' 고수하는 이유는?

[우수근의 아시아 워치] 신(新) 열하일기 (4)

왕관을 쓰고 싶은 자, 그 무게를 감당해야

연암 박지원 선생은 <열하일기>를 통해 "우리나라(당시 조선)의 발전을 위해서는 아무리 오랑캐의 나라라 할지라도 청나라의 우수한 점을 배우고 본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늘날 우리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저러한 중국이라도" 그들로부터 배울 것은 배우고 활용할 것은 활용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오늘날의 중국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뭘 제대로 알아야 중국이 현재 어떠한 상황에 놓여 있고 따라서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이를 고려할 때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고 활용하면 윈윈할 수 있는지 등, 비로서 우리의 적확한 대응방안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중국은 커도 너무 크고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사람으로 인한 다종다양한 문제가 끊이질 않는다. 이러한 문제들을 발본색원하고 싶지만, 이 또한 '지대인다(地大人多)해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이 문제들을 최대한 더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더욱 더 강한 대처도 불사한다. 이를 서구 사회에서는 인권 탄압 또는 자유 억압 등으로 비판한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거대한 땅에 엄청난 인구를 가진 국가의 집권당으로서의 지위를 견지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희생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므로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중국병"의 폐해를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 적어도 그렇게 하는 단호한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그래야 대다수 인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코로나 19 상황에서 "일상"을 즐기는 중국인들. 이들은 해당 지역에 확진자가 나오면 잠시 강력 조치를 취해 조기 통제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중국 정부의 방식을 지지한다. ⓒ우수근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실제로 사람들이 서너 명만 모여도 뭐 하나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다. 몇 명의 친구들이 밥 한끼 하려 해도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때도 누군가 비판을 감수하고 강한 리더십으로 주도해야 할 때가 있다. 단지 몇 명이 모여 함께할 때도 이러한데, 구성원들이 더 많은 집단에서는 그 필요성이 더 높아진다.

중국은 예로부터 통일된 단일 국가의 장기간 지속이 쉽지 않았다.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인 진시황의 진나라도 채 20년을 버티지 못했다. 대제국을 건설한 수나라도 30년을, 또 전 세계를 호령했던 몽골족의 원나라도 90년을 버티지 못했다.

이처럼 나라들이 빈번히 생멸하는 상황에서 중국인들은 투철한 국가관이나 애국의식 등을 지니기가 쉽지 않았다. 언제 어디서 어떤 새로운 세력이 대두되며 기존 국가를 대체할 지 모르는데 현재의 국가에 대한 진심 어린 복종과 애국을 지니기란 여의치 않았다.

오히려 복종은 커녕, 기존 권력이 미심쩍게 되면 인민들은 곧 가차없이 각자의 생존술에 돌입했다. 국가와 정부가 뭐라고 하건 관계없이, 스스로의 생존을 위한 플랜B, 플랜C 등을 구사하며 기존 정권 손절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중국의 "변검술"은, 어쩌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쉽지 않았던 중국의 변화무쌍한 역사 속에서 연명해야 했던 중국인들의 삶을 반영한 것일 지도 모르겠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얼굴을 싹 바꿔야 했다. 나보다 강한 자가 무엇을 하라고 하면 하는 척이라도 해야 살 수 있었다. 강한 자가 내 얼굴에 침이라도 뱉으면 오히려 "따뜻하게 해줘서 고맙다"며 머리를 숙이는 척 했다. 가랑이 사이로 기라고 하면 미소를 지으며 기는 척 해야 연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중국에는 또 하나의 중국병이 굳어져 내려왔다. 권력이 볼 수 있는 곳에서는, 최소한 열심히 하는 척이라도 한다. 하지만, 권력의 사각지대에서는, 혹은 권력과 멀어질수록 권력의 누수현상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심해진다. 그러다가 그 정부가 신통치 못하게 되면 가차없이 얼굴과 태도를 바꿔왔다.

▲ KNN <최강 1교시>에 출연한 우수근 부총장(위)과 당시 강연에서 사용한 중국 삼국시대의 지형도. ⓒKNN 방송 갈무리

푸동 공항에서의 엄격한 방역 모습을 보며 중국식 방역의 우수성에 대해 고개가 끄덕여졌다. 하지만 서슬 퍼런 관리망에서 약간 떨어지자 바로 각종 '구멍'이 뚫려 있었다. 이에 대해 중국 공산당은 내심 항변도 하고 싶을 것이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중국은 땅도 크고 사람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잘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은데 어쩌란 말인가?"라고 말이다.

하지만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하듯 결국 이 역시 중국 공산당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코로나 19를 잘 통제하지 못하면, 가차없는 중국인들은 바로 역사의 교훈을 따르려 할 수 있다.

만약 그런 식으로 각자가 제 살길을 찾으려 하며 대오가 흐트러지기 시작하면 그 결과는 지난 중국 대륙에서 일어났던 역사에서와 같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여유가 없다. 그 누가 아무리 비난하고 폄하해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오늘날 최대 현안인 코로나 19를 제대로 통제‧관리하기 위해서라면, 지금보다 더 강한 조치라도 불사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싫든 좋든,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오늘날 중국의 현실이다.

▲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7월 1일(현지 시각) 수도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겸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가 경축 연설을 하고 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화민족이 당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대내외에 선언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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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

우수근 교수는 일본 게이오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미네소타대 로스쿨을 졸업했습니다. 상하이 화동사범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거친 뒤 상하이 동화대학교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저서로는 <미국인의 발견>, <캄보디아에서 한‧일을 보다> <한국인 우군의 한‧일의 장벽이란 무엇인가>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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