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자막 논란' MBC 보도본부장 사퇴

스포츠국장 교체...인사위 열어 제작진 인사 조치도 예정

도쿄올림픽 자막 논란 등의 책임을 지고 MBC의 민병우 보도본부장이 사퇴했다.

23일 MBC는 "민 본부장이 도쿄올림픽 방송사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임원회의에서 밝혔고, 박성제 사장이 사의를 수용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MBC는 이와 더불어 방송 관련 관리 책임을 물어 송민근 스포츠국장을 교체했다. 자회사 MBC플러스 조능희 사장과 황승욱 스포츠 담당 이사에게는 엄중 경고 조치했다.

이번 임원 인사와 별개로, MBC와 MBC플러스는 각각 인사위원회를 열어 제작진에게도 인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한편 MBC는 '2020 도쿄올림픽 방송사고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조사위는 MBC가 도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문화를 모독하거나 비하하지 않는다'는 방송 강령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같은 이유로 MBC가 2008 베이징올림픽 개회식 중계 당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으나 문제를 개선하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MBC는 이 같은 조사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스포츠 제작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신설해 제작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겠다고도 전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MBC는 도쿄올림픽 개회식 중계 도중 국제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방송 태도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입장할 때 우크라이나를 설명하는 그림으로 체르노빌 원전 사고 사진을 삽입했다.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대통령 암살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25일 한국과 루마니아의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중계 때 루마니아의 마리우스 마린 선수가 자책골을 기록하자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내보내 다시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건이 커지자 지난달 26일 박성제 MBC 사장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련 논란에 관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도쿄올림픽 개회식 도중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설명하는 그림에 체르노빌 사건 사고 사진을 사용한 MBC 방송 중계 화면.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