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후보 6명이 12일부터 오는 9월 5일까지 진행되는 본경선에 나선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한 검증 공세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대세론' 구축이 시급한 이 지사와 '막판 역전극'을 노리는 다른 후보들의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든 양상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지사를 향한 대립각을 세웠다. 정 전 총리는 예비경선 과정에서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제기하자 이 지사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답변한 발언을 되짚으며 "내가 놀라서 혼비백산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충정에서 나오는 지적을 했는데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 벌어져서 아주 깜짝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능력과 도덕성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서 대표선수로 내보내려고 경선을 하는 것인데, 그런 프로세스를 안 하려면 경선을 뭐하러 하냐"고 덧붙였다. 대선후보를 뽑는 과정인 만큼, 사생활까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대통령은 국가의 얼굴이고 대통령의 가족 또한 국가의 얼굴"이라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것, 국민 다수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은 들춰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야권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관련 의혹에 대한 검증론을 주장한 것이지만, 이 지사가 "결혼하기 전에 벌어진 일을 어떻게 책임지겠냐"며 선을 그은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이 전 대표는 "그런 식의 논리라면 대통령 되기 전의 일은 묻지 말자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거세지는 '이재명 포위구도'에 이 지사는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다른 분들은 발로 차고 네거티브도 하지만, 나는 포지티브한 공격조차 섭섭하지 않게 해야 할 입장"이라며 "손발이 묶인 권투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본선을 걱정해야 할 입장인데, 오로지 경선이 중요한 다른 후보들 입장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경선에서 이기고 본선에서 지면 무슨 의미가 있냐"며 "나로서는 원팀을 살려서 손실을 최소화하고 본선에서 역량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내부 논란을 최소화해 대세론을 굳히고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진출하는 수순이 목표인 이 지사와, 본경선을 통해 '이재명 대항마' 입지를 구축하고 결선투표에서 뒤집기를 모색하는 '비(非)이재명' 후보들의 목표가 상이해 본경선에서도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본경선 과정에서 비이재명계 후보들의 단일화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정 전 총리는 이낙연 전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그럴 필요가 없고 그런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잘랐다. 그는 "결선투표가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이 결선을 한다"며 "단일화를 하고 말고 할 것 없이 마지막에는 유력자 두 사람이 경선을 하게 돼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본경선에서 과반 지지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9월 10일 1, 2위 후보를 상대로 결선투표를 진행해 본선 진출자를 결정한다. 이 지사로서는 본경선에서 과반 지지를 얻지 못할 경우, '비이재명' 후보들의 표심이 자연스럽게 결집하는 악재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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