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쿠바 '백신 혁명' 시동...자체개발 백신 62% 효과 "백신 지적재산권 풀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쿠바 '백신 혁명' 시동...자체개발 백신 62% 효과 "백신 지적재산권 풀겠다"

FT "소베라나2 62% 예방율"...WHO "환영한다...백신 검증 위한 완전한 데이터 확보 기대"

쿠바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접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이 주도하는 금수 조치로 인해 처음부터 해외 백신 조달 대신 백신 개발에 몰입해 왔던 쿠바의 '백신 혁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지 주목된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쿠바가 개발중인 코로나19 백신 중 하나인 소베라나2(Soberana2) 백신에 대해 임상 3상 중간 결과 62%의 예방율(총 3회 투여 중 2회 투여시)을 보였다. 이 결과는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세계 각국 보건당국의 승인에 필요한 기준을 충족시키는 수치다. WHO는 예방율 50%를 승인 가능 조건으로 두고 있다.

쿠바의 피날리 백신연구소(Finlay Institute of Vaccines)의 빈센테 베레즈 벤코모 소장은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는 시나리오 속에서 나온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쿠바에는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발(發) 베타 변이 바이러스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소베리나2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임상 결과 자체는 현재 희망적이다.

현재 쿠바는 총 5가지의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중이다. 이 중에 임상에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낸 것은 이번에 임상 중간 결과가 발표된 소베리나2와 압달라(Abdala)다. 소베리나는 스페인어로 '주권'을 의미하고 압달라는 쿠바 독립 영웅 호세 마르세의 유명한 시 제목에서 따 온 이름이다.

이들 백신은 모두 단백질 재조합 백신이다. 국내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생산하는 미국 백신 노바백스와 기본적으로 같은 구조다.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를 재현해 인체에 주입, 항체를 만들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화이자나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과 달리 저온 유통이나 냉동 보관이 필요 없어 저소득 국가 등에서 유통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다. 백신 제조 비용도 저렴하다.

▲쿠바의 국영언론 그란마가 쿠바 자체 개발 백신 소베라나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란마 웹사이트 갈무리

쿠바 백신 검증은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WHO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WHO 수석 과학자인 숨야 스와미나탄(Soumya Swaminathan)은 쿠바 백신 평가를 위한 완전한 데이터 확보를 기대한다면서 "세계는 더 많은 백신을 필요로 하고 보관 조건이 더 쉽고 제조가 쉽고 확장 가능하며 저렴한 백신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한 <파이낸셜타임스>는 쿠바 관료들이 "쿠바의 보편 보건 시스템을 위한 보조금 명목의 금액을 지불하면 백신의 지적재산권을 오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공짜'에 가까운 수준에서 백신의 지적재산권을 풀겠다는 것이다. 쿠바 백신이 성공적인 예방율을 보이게 될 경우 의료 후진국이나 가난한 국가에선 백신 공급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존스홉킨스 대학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쿠바에서는 16만6368명이 확진을 받았고, 1148명이 사망했다.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아르헨티나, 자메이카, 베네수엘라 등이 쿠바 백신 구매에 관심을 표명했다. 이란은 후기 임상 실험의 일환으로 올해 초부터 소베리나2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자체 개발한 백신 강국으로 백신 수출국인 쿠바는 의료 강국으로 꼽힌다.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미국은 금수조치를 유지해왔고, 1990년대 소련을 비롯한 동구권의 몰락으로 비료와 의료 물품 등의 지원이 끊기면서, 자체 유기농 농법과 자체 의료 혁신을 진행해 왔다. 쿠바는 뇌막염 백신 등 자체 백신 개발 경험이 풍부하고, 제약 분야에서도 자체 개발 생활 약품 수준을 높여왔다. 의료인 양성에도 힘을 써 온 쿠바는 국민 1인당 의사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의사들을 전 세계에 파견해 후진국의 의료 부족 문제를 일부 해결해 왔다.

특히 미국의 금수조치로 인해 세계 경제에 편입되지 못한 상황에서 의료인 파견과 그에 해당하는 현물을 교환하는 등 국제 교역에 있어서 다양한 실험을 해 왔다. 베네수엘라와 쿠바가 '볼리바리안 대안'으로 석유와 의료진을 화폐 없이 교환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같은 전례에 비춰보면, 쿠바가 백신을 의료 후진국에 다양한 방식으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쿠바는 곧 전국민 백신 접종 계획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에서 <까날쿠바> 유튜브 채널을 운영중인 정호현 씨는 쿠바 정부가 6월 중에 본격적인 백신 접종에 돌입할 예정이며, 8월 말까지 전국민의 3분의 2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