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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 콜택시 '세종시 누리콜' 운전원 해고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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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 콜택시 '세종시 누리콜' 운전원 해고되나

노조 지회장 단식 13일...위탁받은 공사, 23명 중 11명 고용승계 사실상 거부

"장애인 콜택시 운전원인 강태훈 세종시누리콜지회장은 그 자신이 한쪽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입니다. 장애인이 차별받는 한국사회에서 살아온 그는 얼마 전 '그래도 50넘게 살면서 누리콜을 운전하면서 가장 보람 있는 노동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세종시가 그 일자리를 빼앗으려 합니다."

세종시의 사업 위탁 기관 변경에 따라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세종시 누리콜' 운전노동자들이 고용승계를 요구했다. '세종시 누리콜'은 세종시가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해 콜택시 형태로 운영하는 특별교통수단이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장애인철폐연대 등은 1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종시는 누리콜 운영 권한을 민간에서 세종도시교통공사(공사)로 넘기면서 고용승계 없이 새로 운전원을 채용하기로 했고 기존 운전원의 절반 정도는 응시조차 할 수 없는 자격조건을 발표했다"며 "이때문에 세종시 누리콜 운전원들이 해고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용승계를 위해 강 지회장이 단식농성을 시작한지 13일째"라며 "이춘희 세종시장이 소속된 민주당과 정부는 목숨을 건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전원 고용승계 없이 이뤄진 '세종시 누리콜' 공공위탁 전환

세종시는 '수탁기관 적격자 심의위원회'를 통해 민간기관에 위탁하던 '세종시 누리콜' 사업을 오는 7월부터 공공기관인 공사에 위탁하기로 지난 3월 결정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 정책에 더해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공운수노조 등 장애계와 노동계의 요구에 따른 결정이었다.

하지만 시와 공사는 기존 운전원의 고용승계를 약속하지 않았다. 게다가 공사는 지난달 14일 세종시 누리콜 운전원 지원자격을 발표하면서 '세종시 관내 택시운전자격 경력 또는 장애인콜택시 운전 경력을 합하여 3년 이상인 자'라는 조건을 달았다. 기존 운전원 23명 중 11명이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세종시 누리콜 지원자격이 기존의 공사 지원 자격에 비해 엄격하다는 점도 문제다. 공사가 지난 4월 공고한 마을버스 운전원 지원자격은 '16인승 이상 승합차(버스) 운전경력이 6개월 이상인자' 또는 '노선버스 운전원 양성을 목적으로 공사가 운영 또는 승인한 교육과정을 수료한 자'다.

참가자들은 '세종시 누리콜' 운전원의 고용승계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질의회신을 바탕으로 시와 공사의 위와 같은 결정이 정부 지침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발표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가이드라인)>에는 공공부문이 특정 사업의 위탁기관을 변경할 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 승계'를 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노동부에 이와 관련 민간 위탁 업무를 공사와 같은 지방공기업에 위탁할 때도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지 질의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지난 5월 "수탁업체를 공모 선정한 결과 공공부문이 선정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가이드라인 적용이 제외된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 공공운수노조, 전국장애인차별연대 등이 1일 청와대 앞에서 세종시 누리콜 운전원의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정부가 나서서 세종시 누리콜 운전원 고용승계 보장해야"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위탁기관 변경 시 고용을 승계하도록 한) <가이드라인>이 있는데도 정부는 말만 하고 세종시와 공사는 운전원의 고용을 승계할 수 없다고 배째라 버티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운전원이 힘이 없다고 중앙정부와 세종시장이 이렇게 잔인하게 굴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태인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정부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세종시와 세종도시교통공사의 행태를 문재인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며 "일터에서 억울하게 쫓겨나는 노동자가 없도록 정부가 세종시 누리콜 운전원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단식 중인 강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했다. 심한 어지럼증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였다. 강 지회장은 앰뷸런스를 타고서라도 기자회견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주변의 만류로 뜻을 꺾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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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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