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세대교체론이 여권으로 불똥이 튀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선두권을 달리는 이 전 최고위원의 급부상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에 당선되더라도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을 이끌만한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간단하지가 않다"고 했다.
그는 "국민 관심이 집중된 점에서 국민의힘이 상당히 수혜를 보고 있지만, 대선 관리라는 게 그렇게 간단치 않은데 경륜 없이 할 수 있겠나. 게다가 우리나라의 특별한 문화인 '장유유서' 문화도 있다"고 했다.
5선 의원들이 즐비하게 도전장을 낸 제1야당 당 대표 선거에 이 전 최고위원의 상승세가 초점으로 떠올랐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치거나 당선돼도 대선 관리에 역량 부족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 전 총리는 "영국 노동당에 에드 밀리밴드라는 39세 짜리 당 대표가 나온 적이 있는데, 아마 그 당이 정권을 잡는 데 실패하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6선 국회의원, 당 대표, 장관, 국회의장, 국무총리까지 지낸 정 전 총리가 '0선 원외 인사'인 이 전 최고위원을 빗대 자신의 경륜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 전 총리의 견제구는 이 전 최고위원에게 반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 전 총리의 '장유유서' 발언을 꼬집어 맞받았다. 그는 "내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건 시험과목에서 장유유서를 빼자는 거다. 그게 시험과목에 들어 있으면 젊은 세대를 배제하고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언쟁에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정 전 총리를 비판하며 가세했다. 박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으켰던) 40대 기수론의 정당인 우리 민주당이 어쩌다 장유유서를 말하는 정당이 됐느냐"고 했다.
그는 "장유유서, 경륜이라는 말로 오히려 젊은 사람들을 도전에 머뭇거리게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변화를 거부하는 정당, 꼰대 정당으로 낙인찍힐까 걱정스럽다"며 "민주당 대선 경선에는 국민의힘보다 더 센 변화,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 출마를 선언한 박 의원은 1971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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