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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 앞에서 깨진 "레미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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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 앞에서 깨진 "레미콘 우정"

전남 영광군 지역 레미콘‘社’ 측과 운송차‘主’의 갈등

최근 레미콘 지입차주 운임 인상 요구에 방을 빼라는 社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불편한 현실 앞에는 친구의 우정이란 피할 수 없는 인간관계가 놓여 있다. 레미콘 회사 대표와 지입차주의 관계가 60년 지기 고향 불알친구라는 것이다. 레미콘 운임 인상에서 촉발된 노·사간 갈등의 골은 친구 간 감정 싸움으로 까지 번졌으며 급기야 '불량 레미콘 마'냥 이들 친구의 우정이 깨가고 있는 실정이다.

깨진 우정의 틈 바구니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지역사회 친구들은 심심찮게 현 상황을 입 살에 오르내리며 응원과 비판을 분분하게 표현하고 다닌다.

▲돈 때문에 깨진 60년 불알친구의 '레미콘 우정'ⓒ프레시안(김형진)

사연인 즉 레미콘 회사 사장 A 씨와 이 회사 지입차주 B 씨는 고향에서 평생을 함께 살면서 올해 환갑을 맞이했으며 이 둘은 젊은 시절 한때 영광지역 한 레미콘 회사에 함께 근무하며 동고동락 했던 천생 지역 불알친구였다.

이는 30여 년 전 두 사람이 살아왔던 관계로 이 친구는 이 회사에 몸담고 있을 때 각각 출하실과 레미콘기사로 일을 했으며 한솥밥을 먹고 살아온 춥고 배고팠던 시절 함께 살아왔던 추억이다.

이후 친구 A 씨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후 어렵사리 다랑치 자갈논·밭을 팔아 그 종자돈으로 레미콘 회사를 설립했으며 이는 불과 10여년 전 일이다.

레미콘 지입차주 친구B 씨는 회사사장이 된 A 씨의 레미콘 회사에 자연스럽게 직원으로 취업을 했고 또 다시 10여 년 간 이곳에서 이들 두 사람의 레미콘 우정은 잔잔하게 지속되며 세월이 흘러 벌써 耳順(이순)에 올라서 환갑의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60년 우정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으며 불알친구 우정에 금이 가게 된 시점은 지입차주 B 씨가 올해 2월 중순 경 민주노총 가입이 발단이 되었다.

노조원으로 변신한 레미콘 지입차주(일명:마당차) 친구 B 씨는 친구 A 회사를 대상으로 레미콘 운임 인상을 요구하며 회사를 압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레미콘 사 측과 지입차주 간 레미콘 운임 인상 요구에서 지입차주 입장을 주도적으로 대변한 B 씨의 행동에 회사 대표 A 씨가 서운함을 호소하며 60 평생 쌓아 올린 이들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레미콘 운임의 과도한 인상 요구와 물가 인상 대비 적정 수준의 운임 인상이라는 입장으로 팽팽히 맞선 社측 A 씨와 車主측 B 씨는 친구라는 이름은 뒤에 남겨두고 서로의 입장 만을 고수하는 딱한 사정에 직면하게 된것이다.

결국 레미콘 운임 인상 요구와 각종 협상 요구사항 관련 숙명의 대치 상황이 지속되면서 이들의 60년 우정은 급격히 금이 벌어졌고 社 대표 A 씨는 민주노총 가입 선봉에 서서 기리 날 뛰는 친구 B 씨의 행태가 서운하고 못마땅했으며 노조원 신분에서 社측에 요구 사항 관철을 위한 투쟁을 펼치고 있던 B 씨는 친구든 우정이든 협상이 먼저다 는 입장을 보여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갔다.

수 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노·사간 원만한 협의는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레미콘 사장 A 씨는 지난 19일 운임 인상을 요구하는 친구를 포함한 영광군 지역 관내 마당차주 33인에게 방을 빼라는 최후통첩을 알리며 레미콘 운송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그러면서 레미콘 회사 대표 A 씨는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친구 B 씨는 더 이상 볼 일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조원 친구 B 씨 또한 “친구고 우정이고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이 판국에 앞뒤 돌아볼 상황이 아니다”는 불같은 성질을 앞세우면서 강한 투쟁 정신을 내비쳤다.

결국 한때 레미콘처럼 견고해 보였던 이들 60년 불알친구의 우정은 돈 앞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 두 친구는 이렇게 절교하고 ‘영원한 우정은 없다’는 것에 우리사회에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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