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출입자에게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도록 키트 사용을 허가해달라는 오세훈 서울시장 주장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해당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아울러 유흥시설 등의 출입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 역시 고려하기 어렵다고 방역당국은 밝혔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자가검사키트는 (PCR 검사의) 보조적 방법으로, 선제검사가 필요한 곳, 예를 들어서 요양시설이나 기숙사처럼 전파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곳에서 검사를 함으로써 양성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먼저 선별해내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어 "이런 것은 의료를 지탱하기 위한 보조적 방법"이므로 "다중이용시설의 출입을 위한 목적으로는 현재까지는 판단하고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오 시장이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자고 제안한 곳은 유흥주점, 노래방, 음식점 등 불특정 다수 인원이 밀집하는 다중이용시설이다. 이곳에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오 시장은 관련 시설 영업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담은 매뉴얼을 작성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관해 방역당국이 키트의 본래 사용 목적을 벗어난 방법이므로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 단장은 "자가검사키트는 정확도가 낮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검체 채취의 편의성을 높여 감염을 조기에 발견하는 보조적 수단의 장치"라며 "자가검사키트는 분명히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판단해야 할 영역이므로 당초의 목적에 맞는 사용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단장은 현 상황이 다수 환자가 발생하는 엄중한 때이고, 이 같은 상황 마저도 "의료인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유지되는 아슬아슬한 시기"인 데다 "그만큼 사회적 노력이 드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자가검사키트의 활용을 전제로 유흥업소라든가 이런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조치를 완화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이 단장은 현재 방역당국이 '자가검사키트 사용을 고려'하는 대상은 "요양시설, 장애인시설, 그리고 검사 대상자가 일정하고 주기적인 검사가 가능하고, 또 검사결과에 따라서도 후속관리가 가능한 영역"에서의 활용만을 검토하고 있음도 분명히 했다.
이 단장이 "서울시가 제안하신 내용들도 협의를 통해 내용들을 같이 적극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전했으나, 사실상 현재 방역당국의 입장은 다수 의료인의 입장과 마찬가지로 서울시 입장과 반대되는 것으로 풀이 가능하다.
자가검사키트를 다중이용시설에 사용하는 데 반대하는 배경으로 이 단장은 "여러 번 일러드린 것처럼 이런 항원검사의 원리상, 그리고 의료인이 채취하지 않는 자가검사의 한계상 정확도를 그렇게 높게 담보할 수가 없다"며 "자가검사키트를 전제로 한, 검사를 전제로 한 (다중이용시설) 출입은 현재로서는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자가검사키트는 검사자가 콧속(비강)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검사 방법으로 이용된다. 코 안쪽 인후부에 깊숙이 면봉을 집어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비인두도말 검사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PCR 검사와 달리 일반인도 활용 가능한 방법이지만, 그만큼 검체 신뢰도는 떨어진다.
이 단장은 "보통 저희가 하는 항원검사나 PCR 검사법은 비인두까지 들어가서 하는 검사이므로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검사 결과는 굉장히 신뢰할 수 있"지만 "비인두 검체가 아닌 (자가검사키트로) 비강검사를 할 경우 정확도를 희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자가검사키트의 부정확성은 여러번 반복 사용함으로써 해소할 수 있다'는 오 시장의 주장 역시 사실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고도 밝혔다.
이 단장은 "자가검사키트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확률적으로 (판정 능력이) 조금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면서도 "자가검사키트의 원리인 항원검사가 검출할 수 있는 검출 한계가 낮은 편이므로, 반복검사를 한다고 해도 정확성이 올라가는 데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단장은 "(코로나19 양성인 확진자가) 조금 더 바이러스 배출을 왕성하게 할 때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할 때는 반복적인 검사를 통해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정도의 원리로 판단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두 번 활용한다 해서 정확도가 두 배로 올라간다는 뜻은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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