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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도 않는 'n번방'…"21만 명까지, 범죄라는 인식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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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도 않는 'n번방'…"21만 명까지, 범죄라는 인식조차 없다"

고도화·지능화·은밀해진 디지털 성범죄…"꾸준한 관심과 감시 필요"

2019년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후 채팅 앱을 통한 디지털 성범죄가 더욱 고도화·지능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n번방을 키워낸 디지털 성폭력 문화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텔레그램 n번방을 처음으로 추적 보도한 '추적단 불꽃'(불꽃)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공개된 인터뷰에서 채팅 앱에서 n번방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인능욕 범죄, 여성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 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매우 정교해 합성했다고 생각도 안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인능욕'은 지인의 사진을 합성해 만든 음란물, '딥페이크'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합성된 가짜 영상을 말한다. 디지털 성범죄에 이용되는 딥페이크는 주로 여성 연예인의 얼굴을 포르노 같은 음란물에 합성해 만든다. 불꽃은 "그런 것들이 너무 빈번하게 공유되고 있어 범죄라는 인식조차 안 한다"고 했다.

불꽃은 n번방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며 오히려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후 성착취물 공유가 더욱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불꽃은 "이전에는 많은 방에서 대놓고 거래를 했었다면 지금은 '○○영상 있는 사람 개인 텔레그램 해라', '난 □□ 있으니 이거랑 바꾸자' 이런 식으로 대화하면서 본인들끼리 대화방에서 각자 공유하는 식의 움직임이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n번방 성착취물이 그대로 공유되는가 하면, n번방에서 자행되던 일들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정황도 있다.

불꽃이 제시한 자료에는 대화 중 '소수방에서 n번방 후속작', '나왔다'는 말이 나온다. 불꽃은 "(n번방처럼) 자기들의 자체 '노예'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라며 "이들이 (피해자에게) 이런저런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고 있어 대응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불꽃이 제시한 다른 자료에는 '수붕이들은 현역이니까 여고생 업스나 능력 되면 국산물 직접 만들어 올리도록 하'라는 발언이 나온다.

불꽃은 이것이 "'수능 보는 수험생 고등학생들은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까 여고생 치마 속을 찍거나 직접 성관계 영상을 만들어 올려라'는 의미의 은어"라며 "이 대화방에는 2000명 정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성착취물이 오가는 방에는 요즘 600명~700명 정도 있다. 가장 이용자가 많은 방은 21만 명까지 있는 방도 봤다"고 했다.

불꽃은 텔레그램이 아닌 다른 채팅 앱에서도 성착취물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언론보도 등을 통해 텔레그램처럼 보안이 철저한 음성 채팅 앱 '디스코드'에 '유사 n번방'이 공공연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불꽃은 "디스코드는 원래 게임 앱으로 유명해 10대 학생들이 많이 활동한다. 적발된 유포자가 중고생이거나 채널 운영자가 초등학생인 경우도 있다"면서 "디지털 성범죄, 성착취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이다. 우리 모두가 이 사회의 감시자, 신고자가 돼 디지털 성범죄를 근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램 성착취 공동대책위원회'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텔레그램 '박사방' 조주빈과 공범 5명에 대해 중형이 선고됐다. 공대위는 "이번 판결이 끝이 아니"라며 "성착취의 근간을 찾고 가해자들이 죗값을 받을 수 있게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프레시안(조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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