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기존 메가트렌드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변화와 위기를 동반하고 세계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을 재설정(Reset)할 것으로 전망했고 그 중심에는 디지털 기술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트렌드 변화를 분석·발간한 '코로나 이후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에서 나온 내용이다.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가 정지되는 듯했으나 디지털 기술은 위기로 인한 공백을 메우고 경제·사회 시스템을 빠르게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봤다.
ETRI는 본 보고서를 발간함으로써 디지털 리더십 확보에 힘쓴다는 계획을 밝혔다.
보고서에서는 코로나19 충격이 만든 다양한 파편들을 △경제·일상 변화 △사회·정치 변화 △글로벌 위험(리스크) 인식 변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 △국제관계 변화 △디지털 기술로의 변화 등 6대 트렌드로 통합하고 21대 이슈로 세분화했다.
ETRI는 인공지능(AI), 개인(Me), 일상(Life) 등 세 가지 영역의 디지털화로 구분되는 완전한 디지털 사회로 전환을 가속할 7대 기술도 함께 제시했다.
인공지능 영역에 대해 ETRI는 그간 눈부신 발전을 보여온 인공지능이 코로나19로 인해 한층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비대면 업무와 비즈니스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화형 AI(Conversational AI)와 스몰데이터 기반 지능화 기술(Small Data Intelligence) 발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인간이 소량의 데이터만으로도 직관적으로 판단하듯이 AI 역시 빅데이터 기반 학습뿐 아니라 스몰데이터를 활용한 복합지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개념의 기술·알고리즘이 창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빅데이터와 스몰데이터에 기반한 양방향 AI 혁신을 통해 범용 인공지능의 실현을 생각보다 빨리 경험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어 개인의 디지털화로 코로나19가 개인 데이터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는 것으로 보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데이터에 근거해 나의 존재가 정량화, 입체화되기 시작했고 여기에 개인의 건강 데이터까지 더해지면서 디지털화된 또 다른 나, 디지털 자아(Digital Self)가 탄생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개인정보 ‘활용’과 ‘보호’간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 프라이버시 보장 기술(Privacy-Preserving Tech)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일상의 디지털화로 보고서는 인류 역사에서 상대적으로 매우 느리게 변해왔던 분야는 음식, 돈 그리고 일상 공간이라 제시하며 이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빠르게 디지털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푸드테크(Food-Tech)는 인간과 음식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있는데 3D 푸드 프린팅 기술 등을 통해 특정 재료, 영양소를 추가·제거하는 개인 맞춤형 푸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고 전망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과 가상공간을 결합해 초연결·초실감 디지털로 확장된 세계를 의미한고 있는데 인류는 이 무한한 가상공간에서 원격 교육을 받거나 R&D 과제를 수행하는 등 시간과 공간을 초월(Meta)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본 보고서의 주 저자인 ETRI 경제사회연구실 이승민 박사는 “19세기에 콜레라가 도시 문명을 재탄생시킨 것처럼, 21세기에 발생한 코로나19는 완전한 디지털 문명을 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TRI 김명준 원장도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7월 정부에서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성공적인 추진을 돕고 코로나19 이후 ICT R&D 전략 수립을 위한 방향 설정에 도움을 주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본 보고서인 '코로나 이후 글로벌 트렌드'는 ETRI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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