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공수처장 누가 될지 짐작…배짱 없으면 '정권사수처' 될 것"

"민주당, 윤석열 탄핵 힘자랑 하면 국민들이 용납 않을 것"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후보자의 2배수 추천 절차가 여당 측의 강행 돌파로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최종 후보자를 지명하면 인사청문회에 적극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 관심은 우리가 공수처 자체를 인정 못 하니까 '청문회에 응할 것이냐, 안 응할 것이냐' 이것을 궁금해 하시는데, 저희들은 그렇다고 방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철저히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주어진 권한은 행사해서 하겠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 자질 논란을 언급하며 "공수처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한 술 더 뜨고 있다. 오늘 언론 보도에 의하면 '국회에서 추천했기 때문에 우리는 인사 검증을 하지 않겠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며 "그건 나중에 흠이 나와도 '우리는 검증 책임이 없다' 이러려고 아마 지금 미리 밑자락을 까는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주 원내대표는 "공수처장 후보는 대통령이 한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흠이 있고 없고 책임은 청와대가 전적으로 져야 하고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벌써 책임을 피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어떻게 갈 것인지 뻔하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사실상 김진욱 헌재 연구관을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할 것으로 본다는 전망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가 후보 두 사람을 일일이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누가 될 것이라고 저희들은 거의 짐작을 하고 있고 한 사람은 그냥 형식으로 끼운 거라고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조직을 운영해본 경험도 없고, 수사를 해본 경험도 없고…"라고 '될 것으로 짐작하고' 있는 인사를 비판했다. 2배수 추천자 가운데 김진욱 연구관은 판사 출신, 이건리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은 검사장 출신이다.

그는 또 "아직은 결정이 안 됐으니까 말씀드리기 뭐하지만 이 정권의 요직에 지망했다가 되지 않은 이런 것들이 겹쳐 있다"고도 했다. 앞서 공수처장추천위 야당 측 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김 연구관은 현 정부 출범 이후 고위직인 법무부 인권국장에 스스로 지원한 적 있다"고 주장했었다.

그는 나아가 "(공수처장은) 살아있는 권력, 대통령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강단이나 경륜이나 조직 장악력 등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금 윤석열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 수사를 하니까 온통 민주당이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나 청와대까지 나서서 쫓아내려고 난리를 치는데, 공수처장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려고 하면 비슷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그런 것을 돌파할 만한 배짱과 강단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 사건은 경찰이나 검찰을 바로 (공수처에) 보고를 하게 돼있고 마음만 먹으면 공수처가 그 사건은 그냥 뺏아갈 수 있게 돼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검찰이 지금 수사하고 있는 이런 정권 비리 사건들을 빼앗아가서 사장시킬 확률이 있다"고 우려했다. "말은 공수처라고 하지만 사실은 '정권사수처'가 될 것"이라고 그는 공격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여권에서 검찰총장 탄핵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민주당이 180석 이상을 동원할 수 있으니까 (탄핵 요건인) 150석을 넘기기는 쉽다"며 "탄핵소추가 발의되고 의결되면 그 동시에 검찰총장의 직무집행도 정지된다. '최종적으로 탄핵은 안 받아들여지더라도 일단 목은 치자' 이렇게 할 유혹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 국민들 여론이 이미 추미애 법무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이 잘못했(다고 보)고, 그것을 법률적으로도 법원이 2번이나 받아들여준 사건에 대해서 또 180석의 힘이 있다고 힘 자랑하면서 무리하게 하면 아마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개혁특위를 만들어 수사-기소권 분리 등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전날에 이어 "검찰 탄압이라고 써놓고 그 사람들만 검찰개혁이라고 읽는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고 하는 것은 우선 자기들 계획에도 없었던 것"이라고 냉소하면서도 "방향은 일단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곳이 가지고 있는 것은 실수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긴 하다"고 일면 긍정 평가했다.

그는 다만 "그러려면 경찰 수사의 독립성이라든지 전문성이 확보가 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면서 "드루킹 사건, 이용구 법무차관 수사 보시라. 경찰이 독립적이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준비는 아직 안 돼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