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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독자개발' 꺼내든 북한,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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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독자개발' 꺼내든 북한, 의도는?

北 내각 총리 "관광지구 우리식으로 건설" 재점화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에 대한 독자 개발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금강산 내 남한 시설들을 철거하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시가 있었지만 올해 초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중단됐던 금강산 개발을 새해에는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김덕훈 내각 총리가 금강산 현지에서 개발사업과 관련한 사항을 파악했다며 "고성항해안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 등을 돌아보면서 명승지들을 개발하여 인민들의 문화 정서적 요구를 최상의 수준에서 충족시킬 데 대한 당의 구상을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에 정확히 반영하고 집행하는 데서 나서는 실무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리는 특히 "관광지구를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면서도 민족적 특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우리 식으로 건설함으로써 민족의 명산 금강산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명산,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문화휴양지로 되게 할 것"을 강조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김 총리가 "금강산지구를 현대적이며 종합적인 국제관광문화지구로 훌륭히 꾸리기 위한 개발사업을 연차별, 단계별 계획에 따라 밀고나가며 인민들이 자연 경치를 한껏 즐기면서 휴식할 수 있게 건설에서 선 편리성, 선 미학성의 원칙을 철저히 지킬 데 대하여 언급하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현지에서 진행된 협의회에서는 총개발계획안이 작성된 데 맞게 개발사업의 선후차를 바로 정하고 세계적수준의 호텔, 골프장, 스키장 등의 설계와 시공에서 주체적건축사상과 건설정책을 철저히 구현하기 위한 대책들이 토의"됐다고 밝혀 금강산 관광지구 개발과 관련한 계획이 마무리됐고 머지 않은 시기에 이에 대한 시행이 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20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김덕훈 북한 내각총리가 금강산 관광지구의 개발사업을 현지에서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로동신문

북한은 지난 1월 30일 코로나 19 확산을 이유로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 철거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남한에 통보한 바 있다. 이후 금강산 관광지구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었던 북한이 당시보다 코로나 19 상황이 심각한 현 시점에 이 사안을 꺼내든 배경을 두고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북한 지도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신문이 '각지에서 온천탐사 활발히 진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지역 곳곳에서 온천을 발굴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북한 지도부가 관광산업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신문은 "인민들의 건강 증진과 문화·정서 생활에 이용할 데 대한 당의 뜻을 높이 받들고 자원개발성에서 온천탐사에 힘을 넣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주민들이 이용하기 위한 온천 발굴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관광산업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고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라는 측면에서 온천 개발이 내부 주민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내년 초로 예정돼있는 당 대회 이후 금강산 관광지구 남측 시설 철거를 매개로 남북 간 접촉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23일 금강산 관광지구를 찾아 남한과 함께 금강산 관광을 추진했던 기존 정책이 잘못됐다며 독자적 사업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 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남한은 지난해 11월 시설 철거 문제를 논의하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김연철 당시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2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북한에 금강산 내 남한 시설 철거 의향을 전달했냐는 질문에 "(금강산 내에) 방치돼 있는 시설들을 정비한다는 표현을 썼는데 북한은 그걸 철거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해 북한에 해당 사안과 관련한 접촉 의사를 타진했음을 시인했다.

이후 북한은 지난해 12월 남한 측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2020년 2월까지 시설 철거 시한을 연장하겠다고 밝히며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그러던 중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가 확산되면서 해당 협의는 중단된 상태다.

이같은 전후 상황을 고려할 때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에 대한 개발 계획을 실제 실행하기 전에 관광지구 내 남한 시설 철거 문제를 비롯, 현대아산에 부여한 사업권 문제 등을 정리할 필요가 있어, 이에 대한 남북 간 협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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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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