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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 방한' 비건, 북미 협상 회고…"후임자 위한 한미 협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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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별 방한' 비건, 북미 협상 회고…"후임자 위한 한미 협력 기대"

정부 외교·안보 인사 연쇄 접촉, 이도훈 "대화 모멘텀 살리기 협의 기대"

임기 종료 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인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본인의 직무에 매우 애착을 가지고 있다며 2년 반 동안 협상 대표로서 재직했던 소회를 밝혔다.

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청사에서 북핵 협상의 한국 측 파트너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난 비건 부장관은 "우리는 큰 성공을 거뒀고, 돌파구를 마련하기 직전이라고 생각했을 때의 기쁨과 실망의 순간을 공유하기도 했다"며 그동안 진행됐던 북한과 협상 과정을 돌아봤다.

그는 "우리가 만들려고 했던 모든 것들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때 우리는 다시 재건해야만 했고 그렇게 했다"면서 "대북정책 특별대표로서 지난 나의 경험에 매우 애착이 간다"고 덧붙였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 2년 반 동안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과거의 예상된 규범과 예측 가능한 행동에서 벗어나 리더 수준에서 (협상에) 개입했다"며 "우리는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에 대해 여전히 많은 노력을 통해 과감하게 새로운 비전을 진전시키려고 했다"고 말해 남북미의 지도자들이 협상에 주요한 역할을 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도훈 본부장은 "한반도의 상황이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 하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문제를 대화와 협상으로 풀어간다는 점, 또 양측은 끊임없는 소통과 완벽한 조정을 통해 한 팀처럼 일한다는 두 가지 원칙을 가지고 (협상에) 임해왔다"고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이러한 원칙이 북한이 대화에 나오게 하는데 매우 유용한 자산이 됐다며 "과도기 속에서 한반도의 안정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북한과 대화를 위한 모멘텀을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지 등에 대해 좋은 협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에 대해 "후임자들을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 차관은 "많은 사람들이 이번 당신의 방문을 작별을 위한 인사라고 보고 있지만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당신이 부장관이든 아니든 언제든 한국에 오는 것을 환영하며, 우리는 당신이 어디있든 당신을 찾을 거고 자문을 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곧 공식 직위에서 물러날 비건 부장관에게 한국 정부의 당국자들이 이같은 발언을 하는 데에는 떠나는 인사에 대한 예우 차원도 있지만, 대북 협상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현재 입장이 바이든 정부 때도 유지되길 바라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부장관이 북핵 문제를 포함해 북미 관계정상화 등의 사안에 있어 최근까지 북한과 가장 가깝게 협상을 했던 미국 측 인사인 만큼, 비건 부장관이 바이든 정부 측 인사와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북한과 협상 문제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향후 북미 간 협상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주요 인사들은 비건 부장관과 줄줄이 면담을 잡아놓고 있다. 오는 10일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조찬 회동이 계획돼있으며, 서훈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과 만남도 예정돼있다.

또 비건 부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강연 및 질의응답을 통해 그동안 북한과 협상에 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협상과 관련해 북한에 특정한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어 비건 부장관은 11일 한국을 방문 중인 켄트 해슈테트 스웨덴 한반도특사 및 이도훈 본부장과 오찬을 가질 예정이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을 마지막으로 한국 일정을 마무리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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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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