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거리두기 단계 추가 격상보다 중요한 건 시민의 위기의식과 단계 격상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 형성이라며 거리두기 수준을 조속히 끌어올리지는 않겠다는 뜻을 비쳤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중환자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중환자 병상을 확충하고 전담 간호사도 대규모로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27일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는 현재 전국 또는 수도권의 (추가) 격상에 관한 논의에 착수 중"이라면서도 "지나치게 단계 격상에만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은 오는 29일 중대본이 수도권과 전국의 거리두기 단계 수준에 관한 추가 조치 발표를 예정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도 속속 거리두기 1.5단계 수준을 넘는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데다, 전국적으로 3차 대유행 수준의 감염 확산 상황이 이어지자 거리두기 단계를 더 격상해 선제적으로 현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이에 관해 손 반장은 "선제 조치도 중요하지만 거리두기 단계 격상을 지나치게 서두르는 것도 방역상 부작용을 낳는다"며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정부의 강제적인 규제로 인한 국민 자유 규제보다 국민의 자발적인 협력과 동참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아울러 "단계 격상은 궁극적으로 사회 변화를 유도한다"며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면) 사회 전체가 위기 의식을 갖고 위험행동을 줄이고 활동량을 줄이고 접촉을 줄임을 상정하면서 단계를 조정"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단계 격상이 100의 효과를 내지만 어떤 경우에는 10의 효과만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단순히 거리두기 단계를 올린다고 해서 방역 상황이 기대만큼 크게 개선되지는 않으며, 국민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손 반장은 "단계 격상에 따른 국민 공감을 고려하지 않고 시급하게 단계를 올린다면, 설사 3단계 조치를 한다 해도 단계 격상의 의미와 효과는 사라진다"며 "외국에서 이런 사례를 저희가 종종 보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라 자영업자가 큰 피해를 입는 점도 정부는 고려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은 감염병 전문가 집단에서도 나온 바 있다. 거리두기 단계 격상은 그 자체 의미만큼 사람들의 위기의식 고조화에도 큰 의미를 지니는데, 국민의 피로도가 커진 상황에서 단순히 단계만 올린다고 해서 방역이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다.
관련 입장을 정리하면, 주말경 중대본이 발표할 거리두기에 관한 추가 조치 사항은 전면적인 전국의 거리두기 단계 격상보다 일부 지역의 거리두기 단계 추가 격상 및 수도권 등 피해가 큰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세부 추가 조치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별개로 중대본은 중환자 치료 능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손 반장은 "27일 현재 가용한 중환자 병상 여유분은 100병상으로 아직은 중환자치료에 차질이 없"지만 "현재와 같은 증가 추세가 2주 이상 이어진다면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중환자실을 추가 확충하고 중증도, 재원기간 등의 적절성을 평가해 중환자실 운영을 더 효율화하겠다"고 손 반장은 전했다.
중대본은 아울러 생활치료센터도 추가 확충해 경증환자 대응 능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전날 경기도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235명 규모의 센터 1개소(용인 한화생명 라이프파크)를 추가했고, 서울시는 이날 106명 규모의 센터(성남 국립국제교육원)를 개소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25일 호남권에 84명 규모의 생활치료센터(나주 한전KPS인재개발원)가 개소했고, 오는 30일에는 경남권에 권역별 생활치료센터가 추가될 예정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26일 현재 전국 13개 생활치료센터에서 3014명 정원에 1623명이 입실(가동률 53.8%)했다.
중대본은 아울러 연말까지 중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간호사 400명을 추가 확충하겠다고 전했다.
손 반장은 "지난 9월 초 중환자 전담 간호사 교육을 시작해 11월 말 기준 326명 정도가 양성 중"이라며 "연말까지 400명 정도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담 인력 양성을 위해 "1, 2차 모집을 통해 19개 기관에서 395명의 교육이 진행 중이고, 3차 모집으로 234명을 추가 교육 중"이라고 전했다.
또 과거 중환자실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간호인력 중 현재 현업에서 물러났거나 다른 간호업무를 수행 중이지만 파견에 동참이 가능한 인력 119명을 현재 중대본은 모집한 상태라고도 손 반장은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대응을 위해 궁극적으로 중요한 건 중환자 치료 능력 확충이며, 이를 위해 공공병원을 확충해 중환자 치료 능력을 강화하고 중환자 간호 인력을 대폭 양성하는 한편, 간호인력의 업무 환경을 개선해 이들이 지속적으로 근무 가능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건 사태 초기부터 공공보건 의료계가 요구한 사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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