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들을 충격으로 내몰았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인해 내년 4월 치러질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보수텃밭 부산을 다시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소속 후보군은 자천타천 10여 명이 넘어서고 있다. 이들은 이번 보궐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과의 대결구도 보다는 당내 경선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지켜보는 부산시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하다. 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사퇴에도 불구하고 부·울·경(PK)지역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지지도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의 부정 지지율보다 당 지지도가 낮은 것을 볼 때 국민의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높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런 부정적 지역 여론을 인지한 듯 국민의힘은 당내 1차 경선에 시민여론조사 100%를 도입해 부산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이미지 쇄신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시민검증단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후보자들의 비위나 도덕성 관련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우선적으로 점검해 검증된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민심 달래기에 나서는 등 변화의 모습을 보이려 노력 중이다. 다만 시민들의 기대감을 얼마나 채울지는 아직 미지수로 보여진다.
<프레시안>은 국민의힘 소속 후보군들 중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를 만나 현재 당 내부 상황과 앞으로 지역 미래를 위해 갖춰야 할 부산시장의 모습과 비전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국민의 힘에서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데 부산시장 보궐선거 준비는 잘되고 있는가?
박형준 : 마음을 굳혀서 사무실도 얻었고 속속 같이 일할 사람들도 합류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산을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둘 수 없다는 인식들이 시민들 사이에서 강하다. 입신양명을 위해서 부산시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을 정말 제대로 바꿔보자는 소명을 가지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비전과 대안, 일머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한 준비가 중요하다. 지금 그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면 끝나는 대로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프레시안 : 평소 부산에서 30년간 거주하면서 한 번도 떠난 적이 없다고 강조하셨는데 부산을 위해 특별히 한 역할은 있는가?
박형준 :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부산 사람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저는 테스형과 같은 초량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학교를 서울에서 다니다 보니 공백이 있었지만 1991년에 동아대 교수로 내려오면서 30년간 부산에 거주했다. 서울에 거주하면서 부산에 왔다 갔다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 반대다. 부산에 거주하면서 서울을 다녀왔고 한 번도 부산에서 주소지를 옮긴 적이 없다. 그동안 제가 탄 비행기만 2000번이 되고 KTX까지 포함하면 2500회 정도 된다.
그 과정에서 정부나 중앙 공직 생활도 했지만 부산과 관련된 일이 많았다. 국회의원과 인수위, 청와대에 있으면서 나름대로 부산 현안을 챙겨왔고 강서구 그린벨트 1000만 평 해제 작업과 에코델타시티 조성은 부산을 위해 기여한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1990년대에 동아대 교수를 할 때는 처음 경실련과 같은 시민연대도 만들고 문화 불모지인 부산에 문화도시 창조 운동을 제안했고 그 결과 예술뿐만 아니라 역사와 전통 살리기, 관광산업진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도시 창조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일을 했다. 그것이 부산MBC 창조 네트워크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부산 발전을 위한 지방분권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맡아서 일했고 여러 방송 사회를 맡아 부산 현안들을 매주 다뤘다. 이를 통해 부산을 위한 대안을 내놓았고 지금 얘기되는 메가시티나 부·울·경 통합안도 1990년대부터 제가 제창해온 것이다.
그 당시에도 수도권은 계속 확장하고 통합하고 있는데 부산을 비롯한 남부권은 분열되고 폐쇄적으로 되면서 시너지도 안 나고 자원 동원 역량도 협소해지면서 각자도생이 됐다. 수도권은 사람과 돈이 몰리면서 격차가 더 커졌다. 그림을 크게 그리고 함께 힘을 모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전반적으로 파이를 키우지 않으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충청, 세종까지 수도권이 내려오면서 결국 우리나라에 두 개의 공화국이 생기게 됐다. 수도권 공화국과 남부권 공화국 두 개가 된 것인데 저는 이것이 1등, 2등 공화국으로 변할 우려가 크다. 부산이 살기 위해서는 크게 접근해야 한다. 남부권 전체를 아우르고 문제가 된 동남권관문공항도 제대로 대안을 세워야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프레시안 : 부산 경제가 많이 힘들다.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보는가?
박형준 : 결국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람, 돈,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꿈과 비전이 있어야 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지역보다 많은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있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제대로 연결 안 되기 때문에 지역 발전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수도권은 자치행정이 조금만 길을 열어줘도 사람과 돈이 몰려들어 민간에서 알아서 한다. 예를 들어 판교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방향을 제시한 뒤 알아서 투자하라고 했더니 순식간에 IT단지와 정주 공간이 생기면서 집주 환경이 결합돼 새로운 발전 축으로 만들어졌다. 이처럼 자연스럽게 민간의 투자와 사람을 몰려오게 하려면 목적 의식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 억지로 끌어오는 구조적 한계도 있기에 리더쉽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부산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이 빠져나가니 돈도 모이지 않고 돈을 못 끌어오니 사람도 빠져나가는 일종의 악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그 때문에 청년이 지난 5년 동안 7만 명이 빠져나가게 된 것이다.
지금 부산의 청년 실업은 2만3000명이고 비경제활동인구로 머무는 청년은 9만7000명이다. 거기에 고령화까지 더해져 청년에게 미래가 없는 도시를 만들고 있어 희망이 생길 리 없다. 중요한 것은 부산을 위해 악순환 구조를 선순환 구조로 바꿔야 한다. 사람이 올 수 있게 투자를 유치해야 하고 그게 아니면 부산에 있는 기업들이 새로운 발돋움을 하게 만들어서 투자가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도시가 이런 것들이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그곳에 뛰어난 기획과 비전을 심고 그 비전을 실현할 에너지를 발휘하고 네트워크와 에너지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 그것을 돌파하는 것은 결국 리더쉽이고 이를 부산이 요구하고 있다고 본다.
프레시안 : 역대 부산시장들은 아직 그러한 리더쉽을 보여주지 못해서 행정은 경직되고 민간사업이 위축되면서 부산 경제가 추락한 것으로 보는 것인가?
박형준 : 부산의 상징이 갈매기인데 부산 갈매기는 날지 못하고 기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은 날고뛰고 있다. 이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는 부산의 행정이 서울보다 두 배, 세 배의 창조적인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부산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과 돈, 새로운 아이디어가 모일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부산의 공무원들이 앞장서서 뛰어주고 활로를 열어줘야 하는데 인허가에 초점을 맞춰서 되니 안되니만 따지고 있다. 안그래도 갈 곳이 많은데 기업이 여기에 오려고 하겠는가. 새로운 경제적인 돌파구를 찾는 사람들에게 흥이 안 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시흥 웨이브파크다. 5년 전부터 부산에 해양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파크를 수조 원 프로젝트로 만들려고 했지만 되지 않았지만, 시흥에서는 국회의원과 시장이 버선발로 뛰어나와서 6개월 만에 다 해결해 줬다. 그렇게 되니 전부 입이 벌어져서 왜 이런 것을 관광도시 한다는 부산에서 제대로 못 하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게 바로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수도권은 안그래도 몰리는데 이런 행정조차도 촉진제를 쓰는데 우리는 자꾸 지연시키고 '되니 안 되니' 논쟁에만 빠져 있으니 활력이 안 생기고 돌파구도 안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행정은 창의적 역량을 가지고 기획행정을 잘하는 공무원이 제대로 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 공무원이 설거지를 하다가 그릇을 깨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비리가 아닌 이상 문제 삼지 않고 더 뛰도록 만드는 분위기가 필요한 데 그런 리더쉽을 우리는 아직까지 충분히 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장이 부산을 새로 뛰게 만드는 정말 창의적인 기획행정하는 사람들이 발 벗고 뛰게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얼마나 만들어주는지, 그런 리더쉽을 얼마나 잘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프레시안 : 부·울·경 광역경제권에 대한 것도 지역의 큰 현안 중 하나다. 이에 대한 입장은?
박형준 : 지난 2008년 인수위를 할 때 통합을 강력히 주장해서 당시 국가 시책으로 '5+2 광역 통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 뒤에 지역발전위원회를 중앙 정부 차원에서도 만들어 광역화 사업을 뒷받침할 광역 도로망, 철도망, 산업 클러스터와 같은 프로젝트를 입안해 추진했다. 부·울·경도 그 시책에 맞게 기장부터 창원까지 이르는 광역 도로망도 만들고 경제위원회도 만들어 함께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하려 했다. 이것은 한 정권에서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해야 했지만 다음 정권에서 전 정권 사업이라고 이어지지는 못했다.
광역화와 통합화가 제대로 이뤄지진 못했지만 지금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됐다. 메가시티론이 됐지만 저는 오히려 메가시티를 넘어 메타시티로 가야 한다고 본다. 가덕도공항 문제도 동남권 관문공항이나 부산의 가덕도로 접근하지 않고 남부권 전체의 공항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남부권 전체를 경제적으로 기민하게 연결하는 통합으로 가기 위해 일단 부·울·경 통합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든다면 남부권 전체를 1시간에서 1시간 반 거리로 연결할 수도 있다. 철도가 워낙 발전하고 테슬라의 하이퍼루프도 곧 현실화되면 200km 거리도 20~30분이면 갈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그러면 부산에서 목포까지 1시간 거리로 다 만들 수 있다. 부산만 살아서는 안 되고 울산, 부산, 거제, 여수, 목포를 잇는 관광벨트를 환상적으로 만들고 그 속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계속해서 사람과 투자가 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부산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부산을 넘어서 전체적으로 주도해나가기 위한 비전을 만들 필요가 있다.
프레시안 : 검증위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발표로 인해 가덕도신공항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본인의 솔직한 입장과 실현 복안은?
박형준 : 영국 히드로 공항도 만들어지는데 30년 가까이 논의가 있었다. 가덕도공항도 거의 20년 된 논쟁이지만 사실 시작은 1990년도부터 제안된 것이다. 2000년대 초에 정식 제안이 됐고 노무현 정부 때 수용되면서 그때부터 추진됐다. 하지만 한다고 했다가 못하고 지역 갈등이 발생되는 것이 반복돼 왔다. 이제는 갔다가 돌아와서는 안 된다. 김해공항 확장안을 부결한 게 잘됐냐, 안 됐냐 얘기는 하지 말고 이미 안 하기로 한 것이고 다시 돌아갈 수 없다면 가덕도 공항이 답일 수밖에 없다.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은 지방이 안 보인다. 이 공항이 필요한 이유를 절실하게 못 느낀다. 영종도 와서 타면 되는데 왜 그런 공항을 만드냐고 하거나 가덕도공항이 무안공항이나 양양공항처럼 고추 말리는 공항이 아니냐는 식으로 잘 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가덕도공항을 하자는 것은 물류 허브를 만들자는 것이다. 공항뿐 아니라 항만과 연결되고 산업과 물류를 다 연결하는 하나의 핵심 고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공항이 있으면 남부권 전체를 활성화하는 계기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비전과 대안을 가지고 얘기하면 지역 간 갈등도 이해되고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어떤 비전과 대안을 갖고 남부권 전체 경제를 발전시키고 잘사는 도시를 만들지에 대해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그것을 내놓을 것이고 설득할 것이다. 대구·경북도 가덕도공항이 생기면 도움이 된다. 대구까지 1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고 물류도 부산을 통해서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통해 대구·경북이나 호남을 비롯한 부·울·경도 각자 지역 발전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것을 서로 만들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만 우려하는 것은 제주공항을 보면 문재인 정권이 공약화하고 발표했지만 결국은 미뤄져서 아무것도 안 되고 있다. 지역 갈등만 심해지고 있다. 지금 가덕도공항 문제도 신속히 방향을 정하고 추진하지 않으면 재보궐과 다음 대선에 사용하고 계속 시간을 끌면서 이도 저도 아니게 만들면 역사의 죄악을 짓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에는 더 이상 갈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패스트트랙에 올려서 빨리 확정을 해두고 그 전제 위에서 남부권 전체를 발전시키는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
완공 시기를 10년으로 잡고 있는데 이는 '2030부산월드엑스포'와도 맞물린다. 가덕도공항 개설을 앞두고 앞으로 10년간 항만 스마트화, 항만과 공항 연결, 배후산업물류 단지 조성 등의 프로젝트가 함께 진행될 수 있다. 공항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지역을 발전시키고 변화하는 새로운 큰 물줄기 역할을 할 수 있다. 영종도 공항도 처음에 얼마나 반대가 많았는가. 하지만 공항이 만들어지면서 지역 발전에 엄청난 시너지를 가져오듯이 그 지역의 변화와 발전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중요하다.
또한 부산은 물동량 세계 4위 항만을 가지고 있지만 언택트 시대에 물류 시스템 변화를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전반적인 추세가 항공물류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일본만 해도 나리타, 간사이 공항이 있음에도 나고야에 물류 허브공항을 또 만들었다. 가덕도공항도 물류 허브 기능이 제대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레시안 : 최근 지역경제의 붕괴와 함께 청년인재가 부산을 떠나는 문제에 대해 우려들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형준 : 지금 왜 5년간 부산에서 청년이 7만 명이나 떠나갔겠는가. 그리고 비경제활동으로 빠져 있는 청년들이 10만 명 가까이 되겠는가.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다. 좋은 일자리는 하루아침에 오는 것이 아니다. 좋은 기업을 유치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좋은 것은 대학을 살리는 것이다. 대학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학과 산업간의 연관관계를 깊게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줘야 한다.
캐나다 워털루대학처럼 부산에도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전면화해야 한다. 몇 개 대학이 힘을 합치고 부산시가 전폭적인 지원을해서 큰 산업협력단지를 조성해 학생들이 원하면 4년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학점 반, 산업 학점 반으로 아예 전환해야 한다. 부산시는 대학과 기업을 매칭해주는 프로그램과 인력을 지원해 기업과 대학도 좋게 만들어줘야 한다. 기업은 미래 인력을 키운다는 입장도 있지만 당장 필요한 인력을 저렴한 인건비로 데려올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러한 인턴쉽 프로그램을 교육과 연계하는 산학협력은 부산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중견이나 중소기업 중 기술이나 인력이 필요하기에 대학생들이 인턴쉽을 하면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이런 것이 서로 뿌리를 내리도록 연계하면 다른 기업들도 부산에 가면 이런 프로그램이 있어 기술 인력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부산으로 들어올 수 있다. 해외처럼 대학 진학이 고용으로 이어지는 취업지향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에 대해 부산에 있는 대학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워털루대학은 300명 매칭 매니저가 있다. 그들이 기업과 학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것은 부산시가 해주면 된다. 그러면 대학도 부담이 줄 수 있다. 부산에 있는 능력 있는 교수들이 이런 프로그램만 잘 만들어서 상생할 수 있으면 지역 기업도 대학도 좋고 나아가서는 외부 기업을 끌어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관광, 마이스 등 서비스 산업 분야 활성화가 있다. 부산이 지금은 관광도시라고 하지만 연간 크루즈 500척이 접안을 함에도 잠시 머물렀다가 간다. 1박을 하려면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여기 와서 꼭 보고 가야 할 문화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고 특히 북항에 랜드마크 땅 3만 평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북항과 연계된 부산역, 원도심을 연결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차후 발표할 계획이다.
프레시안 : 국민의 힘 당내 경선이 치열해지면서 흑색선전 등 혼탁의 조짐이 보인다. 혹시 본인과 관련된 개인사 중심의 흑색선전에 대해 알고 있는지 사실은 무엇인가?
박형준 : 이 점은 안타깝고도 힘들기도 한 점이다. 저는 30대에 이혼을 했고 재혼한 아픈 경험이 있다. 그 문제를 가지고 2008년 선거를 할 때 엄청난 흑색선전이 퍼졌다. 당시 저는 인수위도하고 정권 창출에 상당한 역할을 했을 때였지만 친박을 학살했다는 역풍이 분데다 흑색선전까지 엄청나서 곤욕을 겪었다. 그때는 개인 사생활 문제로 뉴스에 나오지도 않아서 공개적인 문제제기가 아닌 '카더라'였었다. 나중에는 저에게 엄청난 영향을 줬지만 결국은 우리 가족과 저에 대한 명예를 다치게 만들었다. 저는 이것을 그대로 두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당시에 재판에 전부 걸었고 7명이 허위사실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으로 유죄를 받았다. 벌금도 상당히 컸다.
그때 판사가 고맙게도 사실관계를 밝혀줬다. 판결문을 보면 시중에 도는 얘기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제가 공직생활하는데 문제가 될 일은 한 적이 없고 사적으로 일어난 개인의 아픔이지 그것으로 인해 누구에게 피해를 주거나 이용하거나 또 우리가 가족 가운데 불화가 있는 것은 전혀 없다. 재혼 가정이지만 그것 하나는 자신할 수 있다. 누구보다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아이들끼리도 잘 지내고 있다. 심지어 요즘은 사진도 넣고 다니면서 제발 그런 헛소문 듣고 판단하지 말아 달라고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부산이 과거부터 경선을 치르다 보면 너무 치열해져서 이런 네거티브 선거 운동이 많았다. 저뿐만 아니라 여성 정치인도 당한 경우도 있고 남성 정치인도 흑색선전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있지 않는가. 그런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공직 생활하는데 비리가 있거나 처신의 문제, 미투가 있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개인적인 자유 영역에서 일어난 가족의 일을 침소봉대해서 온갖 가짜뉴스를 만들고 공격하는 것은 당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그 가족 전체에 피해를 주게 된다. 저는 더 이상 그런 선거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런 식으로 선거를 하게 되면 후유증이 심해진다. 거기에서 생긴 감정의 골은 가족을 다치게 한 것에 대한 분노와 본선에서 전체적인 결집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저는 이번에 경선준비위에서 시민검증단을 만든 것은 잘한 것 같다. 거기에서 사전에 제기될 문제를 모두 걸러주는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그다음은 당내 경선이니 정책 중심의 클린선거가 됐으면 좋겠다. 그 사람의 자질과 역량, 안목을 비교하는 자리가 돼야지 자기가 안 된다 싶으면 상대를 흡집내서 서로 간에 몹쓸 사람 만드는 선거는 해서는 안 된다. 일단 시민검증단에서 검증이 끝난 사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비난을 하거나 또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일은 없도록 제안할 생각도 있다.
프레시안 :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유리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허나 이로 인해 후보자들의 분열도 우려된다. 이에 대한 견해는?
박형준 : 나오면 된다는 생각이 제일 위험하다. 부산에서 지금 여론조사도 좋지 않고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이긴 게 7%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부산의 정치지형도 많이 바뀌었고 20, 30대는 국민의힘에 싸늘하다. 현실직시가 필요하다. 지금 부산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새로운 리더쉽을 함께 만든다고 생각하고 부산시장과 서울시장 선거를 이겨야 국민의힘에도 미래가 있는 것이다. 부산과 서울시장 선거는 분리된 선거가 아니다. 부산시장 선거를 잘 치러야 서울시장 선거에도 도움이 된다. 부산이 고전하고 진흙탕에 빠지면 서울 선거도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의 인식도 중요하다.
프레시안 : 끝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형준 : 부산은 지금 변곡점에 있다. 서울에 비해서 걷고 기는 도시가 될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 뛰고 날아보는 도시가 될 것인가다. 부산의 기회 요인도 많이 생기고 있다. 가덕도공항을 비롯해, 북항재개발, 에코델타시티, 센텀2지구 등 새로운 공간이 나오고 있다. 그것에 어떤 꿈을 넣을 수 있는지에 따라 부산을 다른 모습으로 바꾸는지 아니면 해오던 대로 그냥 그런 부산이 되는지가 갈린다. 제2, 3의 도시로 전락하느냐의 기로에서 필요한 것은 혁신적이고 민주적인 리더쉽이 필요하다.
혁신적은 꿈을 실현하고 일을 만드는 추진력에 대한 일머리가 얼마나 있는지다. 또 하나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 자체가 일방적, 독선적, 권위적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소통하고 공감을 얻으면서 공론을 만들어 집행할 때는 신속하게 할 수 있는 민주적 리더쉽이 필요하다. 말이 통하는 시장, 의사결정할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의사결정이 늦어지면 녹은 아이스크림처럼 아무것도 안 되고 시간만 가면서 결국은 쓸모없는 결과만 만들어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민주적으로 할 방법이 중요하다.
저는 이미 복안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께서는 꿈과 일을 추진할 일머리를 가졌는지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가를 눈여겨보시기 바란다. 일부에서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밀어붙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 될 일도 안 된다. 지금은 진짜 반대하는 쪽에서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박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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