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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감염병 전문가 목소리 중수본-중대본에 전달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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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감염병 전문가 목소리 중수본-중대본에 전달 안 된다"

"2차 유행 이후 의사소통 끊어져...새 거버넌스 필요"

코로나19 3차 유행이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심각화하는 가운데, 감염병 대응의 국내 최고 전문가 집단인 감염병 전문의들의 목소리가 방역대응 총괄 기구인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일선의 지적이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에서 정부가 실기했다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주장이다.

23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여름의) 2차 유행 이후에 질병관리청하고는 감염병 전문가들이 소통할 채널들이 계속 있었는데, 중수본이나 중대본은 생활방역 위원회와 일부 자문위를 빼놓고는 감염병 전문가들과 의사소통이 끊어진 상태"라며 "1차 유행, 2차 유행을 거치면 아주 잘 방어했다고 생각해서 자신감이 생긴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어쨌든 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이 중수본이나 중대본에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달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세 자릿수의 신규 확진자 보고가 이어지면서 감염병 전문의들은 여러 통로를 통해 선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격상했을 때도 해당 조치로는 현 유행을 잡기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관해 정부는 2단계 조기 격상 요구에 관해 그간 경제 문제를 이유로 2단계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그러나 하루 300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 보고가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 연속 이어지는 등 상황이 심각해지자 전날 오는 24일부터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감염병 전문가들의 조기 대응 요구가 뒤늦게 반영된 모습이다.

이 교수는 이처럼 감염병 전문가들의 상황 평가와 정부의 대응 속도에 엇박자가 나는 배경의 하나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현 중수본과 중대본 체제는 이제 낡은 형태가 됐다"고 지적하고 방역대응의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새로운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산하에 정부 관계자와 민간 감염병 전문가가 위원으로 함께 들어가는 구조다. 민간의 목소리를 방역당국에 직접 전달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주장의 배경으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꼽았다. 이 교수는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상황을 준비해야 하고,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기 시작할 때 상황도 대비하려면 중수본-중대본 구조보다 코로나19 (대응을) 절대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상위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방역체제는 국무총리가 주관하는 중대본 산하에 주로 보건복지부 관료가 중심이 된 중수본이 방역 지원 업무를, 질병관리청 방대본이 방역 일선 업무를 각각 주도하는 형태로 마련됐다. 하지만 질병청장의 직급이 차관급이라 실제 중대본 회의에서 방대본의 요구가 중수본의 입장에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그간 제기돼 왔다.

유행 상황에 관해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는 방대본이 이 같은 구조로 인해 결국 중대본과 중수본의 경제 논리를 설득할 힘을 갖기 어렵다는 이유다.

한편 이 교수는 현 3차 유행 상황을 두고 "지역 사회 내 감염이 만연한 상태여서 어디서든 감염될 수 있다"며 "1차 유행이나 2차 유행처럼 특정 집단이 발병을 주도했다면 거기에 대한 방역으로 유행 커브를 꺾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 국민이 동참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번 주말~다음 주 초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만일 지금보다 유행 커브가 더 올라가서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0명, 600명 발생하면 이번 주말에는 중환자실 부족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을 두고는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주초에 시행되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2단계 격상 자체가 국민에게 (상황이 심각하다는) 큰 메시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23일에도 수도권에서는 200명이 넘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감염 유행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확진자가 나온 인천 연수구 모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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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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