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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전후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자 ‘위령비’ 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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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전후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자 ‘위령비’ 제막

21일, 위령비 제막식 및 제11회 합동위령제 개최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에 마련된 ‘민간인희생자 기억·평화공원’에서 21일 ‘한국전쟁전후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자 위령비 제막식 및 합동 위령제’가 열렸다.

올해로 11회 째를 맞는 위령제는 거제시의 지원으로 유족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위령공원 조성과 함께 위령비 제막식까지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거제시와 민간인희생자거제유족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위령제에서 이병학 회장은 "한국전쟁을 전후로 거제지역에서는 1000여 명에 이르는 무고한 민간인들이 이른바 ‘거제민간인희생사건’과 ‘거제지역 보도연맹사건’으로 국가의 잘못된 공권력에 의해 무참히 희생되는 만행이 저질러졌다. 엇갈린 이념과 허울 좋은 국가권력에 의해 영문도 모르는 채 포승줄에 묶여 수장 당하거나 총부리에 무참히 짓밟힌 그 때의 처절하고 통한의 절규가 지금도 귓전에 들리는 것 같다“며 이념대립과 폭압에 숨진 영령들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위령비 제막식. ⓒ유족회

이어 “숨겨지고 뒤틀린 아픈 현대사를 바로잡고 유족들의 절절히 맺힌 한을 벗기고 풀어달라며 진실규명 노력과 함께 위령공원 건립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었다”며 “70년이 흘러 거제시의 지원과 유족회의 작은 정성이 한데 모여 마침내 임들의 이름을 빗돌에 새겨 그 정을 기리려 하니 가슴이 저민다”면서 위령비 건립에 대한 거제시의 예산지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병학 회장은 “지심도 앞바다가 멀리 보이는 이곳, ‘기억평화공원’이 후손들의 성지가 되고 낡은 이념의 대립과 갈등이 빚어낸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는 평화의 공원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추도사에서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사건은 첨예한 이념대립으로 빚어진 우리 현대사의 큰 비극이었다”며 “억울한 죽음이 헛되이 잊혀지지 않도록 왜곡된 역사의 진실을 밝혀 유가족의 피맺힌 한이 풀어지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옥영문 거제시의회 의장은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사건은 암울한 시기에 국가가 저지런 국민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이었으며, 국민의 기본권인 생명권과 적법절차 원칙을 침해한 불법행위”라며 “불행한 역사를 통해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위령사업과 명예회복으로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길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거제유족회는 거제시 예산을 지원받아 이번에 장목면 외포리 산227-3번지에 조성된 위령공원에 대해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사건으로 희생된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고 추념하며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의 소중한 가치를 담아 ‘기억·평화공원’으로 명명했다.

기억 평화공원 위령비, 원형 기단 위 ‘평화의 눈물비’, ‘각명비’, ‘평화비’로 이름

‘기억·평화공원’ 안에 위치한 위령비는 참배를 진행하는 경건한 공간으로 원형의 기단 위에 세 개의 빗돌과 사각형의 제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7미터 지름의 원형기단 위에 세워진 세 개의 빗돌은 왼편부터 ‘평화의 눈물비’, ‘각명비’, ‘평화비’로 이름 붙였다.

왼편 ‘평화의 눈물’ 비(碑)는 국가권력에 의해 영문도 모른 채 무참히 쓰러진 억울한 죽음과 울음소리 한 번 내지 못하고 말문에 족쇄가 채워진 채로 온갖 핍박과 서러움 속에 지냈던 유족들의 통한과 고통의 세월을 눈물로 형상화했다.

▲위령비. ⓒ유족회

또 비극적으로 희생된 수많은 분들의 피눈물이 모여 하나의 큰 눈물이 되고, 이제는 모든 아픔을 감싸고 화해와 용서를 바라는 평화의 마음을 담았다.

하단부에는 거제지역 민간인 학살을 기억하고 추념하며 용서와 화해를 통해 ‘평화의 도시’거제를 염원하는 추모기(追慕記)가 새겨져 있다.

중앙에 들어선 각명비(刻銘碑)는 한국전쟁전후 거제지역 ‘민간인희생사건’과 ‘국민보도연맹희생사건’ 등과 관련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신청사건을 중심으로 한 조사에서 신원이 확인된 159명을 포함 200명의 희생자 성명을 기록했다. 실제 거제지역에서 희생된 민간인들은 1000명에 이르러는 것으로 추정된다.

각명비 상부의 삼각형 모양의 조형물은 1000여 명에 이르는 죄 없는 민간인들이 일운면 구조라와 지세포에서, 동부면 서당골에서, 둔덕면 하둔리 죽전에서, 연초면 송정고개에서, 지심도와 가조도 앞바다 등지에서 국가권력에 의해 수장당하거나 총검으로 무참히 쓰러졌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거제도를 형상화했다.

그 아래 포승줄은 부당한 국가권력의 폭력과 만행을 상징하고 있다.

오른편 평화비(平和碑)는 억울하게 희생당하신 영령들의 해원과 안식의 세계, ‘평화’의 영원성과 완전함을 기원하고 있으며, 양측의 직각 삼각형 모양의 사선은 파도를 형상화시켜 푸른 해원을 향한 용서와 화해를 통해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평화 의지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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