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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일하는 위태한 현대차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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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컨베이어벨트 위에서 일하는 위태한 현대차 비정규직

비정규직지회 "하청 노동자 노동조건과 안전, 원청인 현대차가 책임져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하청 노동자들이 '컨베이어벨트는 어떤 경우에도 멈출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가동 중인 벨트 위에 나무 판 하나를 깔고 급유작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벨트를 멈출 수 없다면 안전장비라도 제대로 지급해야 하지만 그마저 되지 않았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가 지난 16일 발행한 소식지에는 위와 같은 형태로 작업을 하고 있는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찍힌 사진이 실려 있다. 급유작업 중 나무 판이 부서지거나 나무 판에 오르내리는 중 몸의 균형을 잃으면 자칫 컨베이어벨트에 빨려 들어가 부상을 당할 수 있다.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컨베이어 벨트와 그 위에 나무 판 하나를 깔고 급유작업을 하고 있는 하청 노동자.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사진 속 노동자는 공장 내 설비 유지 및 보수를 뜻하는 '보전' 업무를 수행한다. 현재 이들이 받는 월급은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기본급이 전부다.

비정규직지회는 "노조에 가입한 보전하청노동자들은 하청업체측에 수차례 (위험작업의) 개선을 요구했다"며 "하지만 관리자들은 '도급 이행률이 떨어지면 돈을 줄 수 없다', '95~100% 달성하자'며 위험한 일을 군소리 없이 빨리 하라고만 한다"고 전했다.

비정규직지회는 "하청 사장, 진짜 사장은 노동자를 기계로 취급하고 죽든 말든 신경 안 쓴다"며 "'절대 멈춰 선 안 되는 컨베이어벨트'가 하청 노동자의 목숨보다 소중한 거다. 그러지 않고는 이 문제가 바뀌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비정규직지회는 "고 김용균 노동자가 위험작업 중 돌아가신 이후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변화를 느낄 수 없다"며 "위험작업이 즉시 중단되고 개선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현제 현대차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장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원청업체로부터 대금을 받아 사업을 운영하는 하청업체가 자신들이 고용한 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이나 안전 문제 등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쟁의 대상을 협소하게 규정한 노조법 2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원청인 현대차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조건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 울산공장의 보전 하청 노동자를 관리하는 업체는 마스터시스템과 성원이다. 이 중 마스터시스템은 지난 11일 현대차 현장 노동조직들이 쓴 공동대자보에 등장한 '제대로 된 마스크를 지급받지 못한 채 분진을 치우는 업무를 하는 노동자'를 고용한 회사와 같은 곳이다.

▲ 분진을 치우며 마스크를 썼는데도 얼굴이 시커매진 현대차 전주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현대자동차 현장제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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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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