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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물량팀 조선노동자 “아들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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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물량팀 조선노동자 “아들을 부탁한다”

삼성중공업 일반노조, 물량팀의 현실 예견된 사건

경남 거제에서 조선소 물량팀장으로 일하던 40대 가장이 세상을 등졌다.

삼성중공업내 (주)다순에서 물량팀장으로 일하던 A(46)씨는 지난 15일 오후 6시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안 공장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물량팀은 1차 협력업체 노동자(시급제) 만으로 정해진 시간 안에 일감을 처리하기 어려울 경우 아웃소싱을 통해 물량팀장과 부분 도급계약을 채결, 그 공정에 투입되는 프리랜스 노동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장례식장. ⓒ삼성중공업 일반노조

삼성중공업 일반노조는 A씨가 '기성금(물량을 처리하는 대가로 받는 돈)' 삭감에 따른 심리적인 압박이 극단적 선택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습 노조위원장은 “인근비도 안 되는 기성금을 지급해 배만 만들어가고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물량팀장과 물량팀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구조다. (물량팀은)일감이 감소하면 당장 철수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기업의 이윤추구에 일회용품 취급당하는 비정규직(물량팀)의 현실이 사건을 예견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오늘의 사건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고 지적했다.

조선협력업체들은 노동유연성을 이유로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는 대신 물량팀 계약을 선호하는 데다 대형조선소들도 물량팀 관리는 협력업체의 문제로 이들의 현장투입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한편 경찰이 사인을 조사 중인 가운데 삼성중공업 일반노조가 A씨의 유서 중 일부를 공개됐다.

A씨는 유서에서 삼성중공업 대표이사에게 자신의 아들을 챙겨주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조선노동자로 가장이 되어 아이를 키웠다. 조선소가 많은 사람을 살렸다. 조선소 구조가 이런 것은 알고 있다. 아들을 잘 부탁한다”는 맥락이다.

어떤 의미로 이 유서를 남겼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가장으로 가족을 위해 일했지만 이제 가장의 책임을 다할 수 없게 됐으니 원청인 삼성중공업에서 가족을 책임져달라는 물량팀 노동자의 마지막 절규로 들린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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