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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바이든 행정부, 한국정부에 새로운 기회…합리적 접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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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바이든 행정부, 한국정부에 새로운 기회…합리적 접근 가능"

"바이든 정부, 개인 캐릭터보다 시스템 작동"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새로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가운데,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현명하고 유연한 대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9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인영 장관은 "(미국의 새 정부가) 대북정책을 수립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며 "이로 인해 동북아 정세에 유동성과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는 미국의 정부가 바뀌면 북한이 미국과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지기 전에 '의중 탐색용' 군사적 행동을 보여왔던 관행을 지적한 것으로, 이 장관은 지난 6일 '남북생명공동체 실현과 평화경제 학술포럼' 축사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우려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장관은 "역설적으로 이 시간을 통해 남북 간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 더 크게 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이 먼저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신뢰를 만든다면 계속해서 이어질 더 좋은 정세의 흐름을 함께 주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를 위해 "북측이 신중하고 현명하게, 그리고 유연하게 전환의 시기에 대처해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북측이 남북, 북미 간 합의를 착실히 이행하고 비핵화에 대한 전향적인 의지를 보여준다면 한반도가 평화를 향해 나아가게 될뿐만 아니라 남북 간에 평화와 협력의 공간이 확대되는 성과를 우리가 다시 함께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장관은 미국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진행되는 정책 검토 기간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역사적으로 미국의 정부는 동맹국인 한국 정부의 입장을 늘 경청해 왔다. 미국의 대북 관여 방식 또한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기조에 일정 정도 영향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역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한미 간 협조와 지지의 토대를 보다 단단하게 만드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트럼프 정부에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정상 간 합의를 통해 시작하는 이른바 '탑 다운' 방식이 바이든 정부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안그래도 쉽지 않았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접점을 찾기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에 비해) 개인의 캐릭터로 움직여지는 것보다 시스템이 작동할 가능성이 더 있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의회,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을 통한 (북핵 문제 접근이) 작동할 가능성이 넓어진 측면도 있다. 그런 부분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바이든 정부로 변화했다고 해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중관계에서 본질적으로 미국의 전략적인 이익이나 목표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지만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다면 상황을 조금 더 합리적으로 관리하고 접근해 나가는 방법이 사용될 수 있다"며 "한반도 문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전략적으로 그렇게 나쁜 환경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북미 간 의사 결정 시스템의 방향이 불일치하는 상황에서 "누가 중간 역할을 해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며 이 대목에서 "한국 정부가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2월 북미 정상회담 결렬을 언급하며 "당시 그 자리에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가 있었다면 북미 간 차이들을 조금 더 근접시켰을 가능성도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북미 간 차이가 0 대 100 정도가 아니라 45 대 55 정도였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참여했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바이든 정부에 관여할 사람 중 매파로 알려진 사람들도 합리적 접근이 가능한 성향을 내재하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법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북미 간 촉진자 역할을 위해 미국 외에 또 다른 당사자인 북한에 대화를 제의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회담 제안은 일정한 여건이나 시기가 충족됐다고 판단하면 정부 전체 차원에서 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올 연말에서 내년 초에 객관적 상황은 대화와 협력을 할 수밖에 없는 객관적 요인들이 증대될 것이라고 생각된다"며 코로나 19 중심의 보건 의료 협력 가능성을 점쳤다.

이 당국자는 "정상 간 친서와 (북한이) 서해 피격 사망 사건 때 보여줬던 이례적인 사과, 또 당 창건 기념일에 발신했던 메시지 등을 보면 북한이 최악의 상황보다는 남북관계 개선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모멘텀에 진입한 것"이라며 "대화 협력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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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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