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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박지선 유족 원치 않는 유서 '단독'으로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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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박지선 유족 원치 않는 유서 '단독'으로 보도

유서 공개에 민언련 "유가족, 고인 인격권·사생활 존중해야" 비판

<조선일보>가 고(故) 박지선 씨 어머니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성격의 메모를 단독 보도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조선>은 3일 새벽 1시경 "[단독] 박지선 엄마 유서 '피부병 힘들어한 딸만 보낼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박 씨 어머니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성격의 메모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는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이라는 말과 함께 메모의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해당 기사는 <조선> 3일자 지면 12면에 '박지선 엄마와 함께 숨져 유서엔 피부병 힘들어해'라는 제목으로 실렸고 , <조선>의 보도 이후 <조선비즈>, <위키트리>, <일간스포츠> 등 일부 언론이 이를 인용 보도했다.

고 박지선 씨는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과 관련해 서울마포경찰서는 사건 현장에서 박 씨의 어머니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노트 1장 분량의 메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유서내용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조선>은 이를 보도한 셈이다.

해당 기사를 두고 <조선>에 대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조선> 홈페이지와 포털에 게재된 해당 기사 댓글란에는 "유족이 유서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꼭 이렇게 공개해야 했나", "하루아침에 가족을 둘이나 잃고 고통 받을 유족을 생각해 달라", "사람이 죽었는데 단독 경쟁을 꼭 해야 하느냐"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조선> 기사는 자살 보도 권고기준에도 어긋난다. 한국기자협회 자살 보도 권고기준에 따르면 자살 보도 시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 특히 유명인 자살 보도를 할 때 이 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

권고기준은 또 '유가족의 심리 상태를 고려하여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고인의 인격과 비밀은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호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관련 보도로 유가족이 더욱 고통받을 수 있고 고인의 인격을 침해하거나 비밀을 노출하는 보도로 고인과 유가족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서와 관련된 사항을 보도하는 것도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고 있다. "고인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자살의 미화를 방지하려면 유서와 관련된 사항은 되도록 보도하지 않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

박진솔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활동가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유서 보도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동기를 단순화할 수 있다"면서 "자살 보도 권고기준에서도 유가족의 사생활과 인격을 보호해야 한다고 하는데 <조선>을 비롯해 많은 언론이 이를 어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박 활동가는 "<조선>의 유서 보도는 자살 보도 권고기준을 어겼을 뿐 아니라 클릭 수를 유도해 결과적으로 고인의 죽음으로 장사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조선일보>는 홈페이지 상단에 고인과 관련한 기사 모음을 실었다. 여기에는 유서 내용을 담은 단독 보도와 함께 고인의 죽음에 대한 동료들의 반응, 고인이 생전에 앓았던 질병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다.

포털 네이버에서는 박 씨 어머니 유서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한 기사가 <조선>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기사로 선정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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