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폭언 공무원 경징계한 외교부 "적절한 조치"

해당 공무원, 주시애틀 총영사관에서 여전히 근무중

주시애틀 총영사관에 재직 중인 외교부 공무원이 공관 소속 행정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했지만 '경고 조치'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 외교부는 해당 공무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해당 공무원에게 경고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관련 사항에 대해 제보가 있었고 외교부는 제보 내용에 대해 정밀조사를 실시했다"며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해당 공무원에 대한 추가적인 징계나 감사가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부대변인은 "구체적인 조치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겠지만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고만 확인드리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태규 의원실은 이날 외교부 내부 관계자 제보를 통해 해당 공무원이 지난해 공관에 부임한 이후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실은 해당 공무원이 "인간고기가 너무 맛있을 것 같다. 꼭 인육을 먹어보려고 한다", "우리 할머니가 일본인인데 우리 할머니 덕분에 조선인(한국인)들이 빵을 먹고 살 수 있었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또 직원들에게는 "XX 새끼"라고 지칭하고 "네가 퇴사하더라도 끝까지 괴롭힐 거다", "이 월급으로 생활이 가능하냐", "내가 외교부 직원 중 재산 순위로는 30위 안에 든다"는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무원의 폭언이 심해지자 그해 10월 행정직원들은 이 공무원의 폭언 및 사문서 위조 등을 포함해 비위행위 16건을 공관 간부에게 보고했으며 이에 따라 외교부 본부 내 감찰반이 11월 24~29일 간 현지 감사를 실시했다. 또 올해 1월에는 행정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내 메일 시스템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히가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욕설과 폭언 등이 있었음에도 해당 공무원에 대한 징계는 장관 명의의 경고 조치로 마무리됐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외교부 감찰실은 해당 공무원이 행정직원에 대해 폭언 및 부적절한 발언 등 3건의 문제되는 사항을 확인한 것 외에 다른 부분은 증빙자료가 부족하며 양측 간 주장이 달라 징계 이유로 삼기가 곤란하다고 판단,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해당 공무원이 공관에 부임하기 전에 외교부 감사관실에 근무했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사 및 징계를 받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해당 공무원은 아직 시애틀 공관에 재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제기를 했던 행정 직원들과 해당 공무원을 분리시킬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확인해보겠다"며 구체적 답변을 하지 못했다.

이번과 같은 폭언 또는 욕설 등의 행위에 대해 과거 징계 수위는 어땠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과거 사례를 다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제보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정밀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로 나온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