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트럼프 재선 불투명 가운데, 한미 국방장관 '방위비 분담금' 등 현안 온도차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트럼프 재선 불투명 가운데, 한미 국방장관 '방위비 분담금' 등 현안 온도차

주한미군 감축 뉘앙스 풍긴 미국, 실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아

한미 국방장관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방위비 분담금 등 양국 간 군사 부문의 주요 현안에 대한 시각차를 보였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한 서욱 신임 국방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미 간의 노력을 함께 평가하고 향후 추진 계획을 논의함으로써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조기에 구비해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체제를 빈틈없이 준비하는 데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새로운 위협이 등장함에 따라 동맹도 진화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런 맥락에서 여러 중요한 전략, 작전 상의 문제들을 진전시키는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을 위한 모든 조건을 완전히 충족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 과정은 우리의 동맹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조기 전환을 강조한 서 장관과는 다소 다른 입장을 내놨다.

당초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되는 2022년 전까지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협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미 양측은 이번 회의에서 전작권 전환의 조건이 충족됐는지 여부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내놓지 못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한국군 핵심 군사능력 확보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확보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한반도 및 역내 안보 환경 충족 등의 세 가지 조건을 평가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미는 회의 이후 공동성명에서 "양 장관은 전시 작전권이 미래 연합사로 전환되기 전에 상호 합의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명시된 조건들이 충분히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혀 전환 조건 충족에 대해 원론적이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전작권 전환을 위한 3단계의 검증 평가 중 2단계 평가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과 관련,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FOC 검증을 포함한 미래연합사로의 전작권 전환의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혀 양측 간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올해 FOC 검증을 진행하려 했으나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실제 시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에 FOC 검증의 실시 시기를 두고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내년에 실시하자는 주장을 피력했지만, 미국이 일단 상황을 두고보자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 서욱 국방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인근 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앞서 의장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작권 전환과 함께 한미 군사 당국 간 주요 이슈인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관련, 에스퍼 장관은 회의의 모두발언에서 "공동방위 비용분담에 관해 더 공평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이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다른 동맹들처럼 한국도 우리의 집단 안보에 더 많이 기여하길 촉구한다"며 "한반도에 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합의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부분에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밝혀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 주둔 문제를 연결시키는 듯한 뉘앙스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주한미군의 현 수준 유지' 라는 문구가 명시되지 않으면서 미국이 사실상 방위비 분담금과 주한미군 주둔 규모를 연계하고 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SCM의 공동성명에는 '현 안보 상황을 반영해 주한미군의 현 수준을 유지하고 전투준비태세를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올해 공동성명에는 이 부분이 빠져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 이날 발표된 성명에 대비테세 강화를 위한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지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실제 양국 회의에서 주한미군의 감축 논의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미국 측으로부터 방위비 협상의 조속한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는 점은 분명한만큼, 주한미군의 주둔 문제와 관련해 미측으로부터 구체적인 계획까지는 아니더라도 해당 사안에 대한 경고 차원의 언급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한미 양측은 이날 회의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계획했으나, 미국 측의 요청으로 갑작스럽게 이를 취소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에스퍼 장관이 지난 8월 이후 외국 장관 등과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어제 저녁 미국 측에서 정중히 양해를 구해왔다"며 "SCM 호스트가 정하는 대로 따라가는 관례가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에 양국 국방장관이 기자회견 때 발표하려던 내용은 모두발언으로 대체됐다.

에스퍼 장관이 외국 장관 등과 기자회견을 가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보름 정도밖에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장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한국으로부터 대폭 증액의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으로 추정되는 신무기를 공개하는 등 트럼프 정부에 유리하지 않은 사안들이 불거지는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집중 공세를 받을 경우 대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