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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시 비서실 직원, 동료 성폭행 혐의로 재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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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서울시 비서실 직원, 동료 성폭행 혐의로 재판 받는다

총선 전날 만취해 의식 없는 동료 성폭행 혐의...서울시, 언론보도 전까지 '쉬쉬'

박원순 전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이 동료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 여성은 박 전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인물과 동일인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오세영 부장검사)는 지난 10일 서울시장 비서실 전 직원 A 씨를 준강간치상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4·15 총선 전날인 4월 14일, 동료들과 저녁 식사를 한 뒤 만취해 의식이 없는 여성 직원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가 A 씨를 경찰에 고소한 후 사건이 언론 보도를 통해 외부로 알려지자 서울시는 A 씨를 직위 해제했다. A 씨는 박 전 시장의 의전 업무를 수년간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사건을 수사한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5월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경찰이 구속영장 재신청 없이 6월 초 사건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3개월 동안 추가 수사를 진행해 A 씨를 기소했다.

서울시의 대응을 놓고 '가해자 인사 조처를 미룬 것 아니냐', '사건을 덮으려 한 것 아니냐'는 등의 의혹도 제기됐다. 서울시는 지난 4월 23일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고 그 다음 날 경찰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를 받은 뒤에야 A 씨를 직위 해제했다.

피해자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와 같은 인물로 알려졌다. 피해자를 대리하고 있는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최근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피해자가 서울시 비서실 직원에게도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해당 인터뷰에서 피해자가 자신을 찾아온 경위에 관해 설명하며 "피해자가 4월 사건에 대한 서울시의 미흡한 조처에 관해 털어놓았다"며 "상담 끝에 박 전 시장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그는 "피해자는 4월 성폭력 피해 당일 가해자를 형사 고소했지만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은 원치 않았다. 오히려 가해자가 피해 사실을 소문냈고 당시 비서실장에게까지 성폭력 사건이 보고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런데도 서울시는 마땅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전) 가해자는 다른 부서로 전보 발령 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종합하면 피해자는 4월 사건 후 서울시의 성폭력 구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박 전 시장 사건도 드러내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 측의 1차 기자회견 ⓒ공동취재단

한편, 이와 관련해 MBC 공채 취재기자 필기시험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MBC는 13일 치러진 공채 필기시험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문제 제기자를 피해자라고 칭해야 하는가, 피해 호소자라고 칭해야 하는가"라는 논술 문제를 냈다. 시험 응시자들은 "논제 자체에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있다"고 문제 제기했다.

이에 MBC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문제를 냈는지 밝힐 것을 박성제 사장에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금까지 MBC 보도 행태로 미루어 어떻게 대답하는 사람을 뽑으려는 것인지 대단히 우려된다"며 "여권 정치인에게 성추행을 당한 여성은 피해자가 아니라 피해 호소자라는 비뚤어진 성 의식을 가진 사람을 뽑으려는 음모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노조는 MBC가 그간 '피해자' 호칭 사용을 꺼린 점을 지적했다. 노조는 "7월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피해자 측 기자회견을 보도하면서 단 한 마디도 '피해자'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며 "이 사건을 보도한 기자들은 '피해자' 대신 피해 호소인 또는 피해 호소 여성이라는 말로 일관했다"고 했다.

이어 "7월 15일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성추행 의혹을 사과한다면서 '피해 호소인'이라고 부르자 <경향신문> <한겨레>까지 포함해 많은 언론이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며 "그러나 MBC 김지경 기자의 리포트에서는 그런 문제의식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보도했던 사람들이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문제 제기자' 호칭 문제에 어떤 답변을 원하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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