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오름학교는 23(금)-24(토)일, 1박2일로 열립니다.
*참가회원님은 미리 항공편을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참가자는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와 대화 자제, 꼼꼼하게 손씻기, 기침-재채기 예절 등 예방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발열·근육통·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또는 본인이나 가족이 14일 이내 국내외 전염지역 방문을 한 경우 참가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얘기합니다.
지난 여름, 코로나19 외에도 길었던 장마와 세 번의 태풍이 남긴 상처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모두 평안하신지 안부가 궁금합니다. 그래도 시간은 묵묵히 흘러서 선선한 바람이 기분 좋은 가을이 왔군요.
전국 골골샅샅이 알뜰살뜰 가을에 물들겠지만 제주와 울릉도의 가을빛은 단연 으뜸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람이 좋고 오염원이 없는 때문이라더군요. 10월 말은 제주의 가을이 절정을 향해 치닫는 때입니다.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은빛 억새의 춤사위는 제주 가을의 얼굴이고, 한라산의 단풍빛은 말로 담아내기 힘든 황홀함으로 가득합니다. 오름학교 제15강은 더할 나위 없는 제주의 가을 풍광 속으로 걸어갑니다.
오름학교(교장 이승태. 여행작가·제주오름 전문가)의 2020년 10월, 제15강은 <탐라추경(耽羅秋景) 특집 : 윗세오름(영실-윗세오름대피소-어리목), 하논분화구, 여절악, 통오름, 독자봉>을 찾아갑니다.
2017년 11월 개교한 오름학교는 제1강 <애월의 오름>, 제2강 <안덕의 오름>, 제3강 <표선의 오름1>, 제4강 <제주서부 중산간오름>, 제5강 <곶자왈 특집>, 제6강 <초지능선오름>특집, 제7강 <오름, 가을풍광 속으로>, 제8강 <제주 서부오름 소병악과 대병악, 비양도의 비양봉과 제주의 특별한 건축물 기행>, 제9강 <봄빛 가득, 제주 서남부 오름들>, 제10강 <제주스런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오름들>, 제11강 <그 깊고도 짙은 푸름 속으로! 한여름의 서부 제주 보석 같은 오름들>, 제12강 <제주의 바람, 초원을 흔드는 바람-제주의 가을바람과 가을하늘이 잘 어울리는 오름>, 제13강 <늦가을 서정으로 가득! 제주올레의 아름다운 오름들>, 제14강 <아! 한라산 깊은 산중의 아름다운 여름풍경>에 이어 제15강 <탐라추경(耽羅秋景) 특집 : 윗세오름(영실-윗세오름대피소-어리목), 하논분화구, 여절악, 통오름, 독자봉>으로 향합니다.
제주 출신 화가 강요배 선생은 “오름에 올라가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면서 제주 오름의 소중함을 얘기했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오름과 오름이 세포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진 곳이어서 제주를 알려면 반드시 오름을 알고 올라보아야 한다는 말일 겁니다. 들판 한가운데, 바닷가에, 작은 마을 뒤편에 순하디 순한 모양으로 솟아 제주의 자연풍광을 이룬 오름.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유명 관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제주의 모습이 그곳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제주도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학교>는 격월로, 제주 자연풍광의 결정체이며 마을 형성의 모태인 오름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짚고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름’은 ‘산’의 제주도 방언으로, 한라산 산록으로부터 해안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는 작은 화산체들을 이릅니다.
2020년 10월 <탐라추경(耽羅秋景) 특집>을 준비하는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제15강 1일차 / 10월 23일(금요일)
탐라추경의 으뜸, 한라산
-영실~윗세오름~어리목 코스
한라산에 오르는 등산로는 모두 다섯 개입니다. 가장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코스는 성판악을 출발해 진달래밭대피소를 지나 정상인 백록담에 이르는 길로, 중간에 아름다운 사라오름을 들릴 수 있습니다. 관음사탐방안내소에서 구린굴, 탐라계곡, 삼각봉을 거쳐 백록담까지 오르는 코스도 인기입니다. 이 두 길은 백록담에서 만나기에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코스가 길고 험한 구간도 있어서 만만찮은 곳입니다.
서쪽 1100도로에서 접근하는 영실-선작지왓-노루샘-윗세오름 코스는 짧고 길도 좋으며 풍광 또한 빼어납니다. 거대한 영실 분화구와 분화구를 둘러싼 기암들이 장관이며, 제주 서남쪽 풍광이 한눈에 드는 조망 또한 감동 그 자체입니다. 어리목탐방안내소에서 사제비샘, 만세동산을 지나 윗세오름에 이르는 길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고산평원의 정취를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
또 한 길은 지난 2009년 말, 15년 만에 재개방된 돈내코 코스입니다. 거대한 성채를 이룬 한라산 남벽과 화구벽의 위용을 가까이서 조망하며 걸을 수 있는 등산로입니다. 특히 서귀포시 등 제주 남쪽 풍광이 한눈에 들어와 조망이 즐겁습니다. 백록샘과 방아오름샘, 방아오름 전망대와 등터진괴, 남벽분기점 전망대, 넓은드르 전망대, 평궤대피소, 살채기도 등 이 코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장소도 매력적이죠.
영실과 어리목, 돈내코 코스는 모두 윗세오름에서 만나기에 서로 엮어서 산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산평원의 독특한 풍광과 생태계를 만날 수 있는 보석 같은 길입니다. 그러나 이 코스들은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볼 수는 없습니다.
오름학교 제15강에서는 영실-윗세오름-어리목 코스를 갑니다. 비단을 풀어놓은 듯 온갖 활엽수가 펼쳐내는 오색 단풍은 물론, 가슴 깊이 파고드는 늦가을 서정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영실의 금강소나무숲 사이를 걷는 즐거움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소나무숲이 끝나며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영실 분화구의 독특한 풍광이 펼쳐집니다. 거대한 아가리를 벌린 깊은 분화구는 비가 올 때만 볼 수 있는 폭포도 품었습니다. 분화구를 감싼 병풍바위와 오백 장군의 전설을 간직한 기암들이 둘러싼 영실의 가을 풍광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감동입니다.
옛사람들이 왜 이곳을 ‘하늘로 통하는 문[通天]’이니 ‘신들의 거처[靈室]’라는 예사롭지 않은 이름으로 불렀는지 수긍이 갑니다. 이 구간에서는 그 누구도 서두름이 없습니다. 불레오름, 이스렁오름, 삼형제오름, 돌오름, 영아리오름, 왕이메오름, 당오름, 정물오름, 원물오름(원수악), 산방산, 송악산, 범섬, 섶섬…. 눈앞에 펼쳐진 풍광은 제주가 왜 오름의 왕국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영실기암을 벗어나며 거대한 산상 고원인 선작지왓이 나타납니다. 영실기암과 선작지왓의 경계엔 한라산 구상나무군락이 넓게 띠를 이루는데, 말라버린 것도 많아서 무척 이국적입니다.
선작지왓은 봄철 너른 고산평원을 화려하게 수놓는 털진달래와 제주조릿대가 장관인 관목지대입니다. 여름의 신록을 지나 짧은 가을에 접어든 선작지왓은 벌써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잎을 떨군 나무가 많고, 아직 단풍도 섞이며 간절기 같은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이국적 풍광의 선작지왓과 백록담 화구벽
예쁜 길이 굽이굽이 돌아가는 선작지왓의 왼쪽에 우두커니 서 있는 세 개의 오름이 윗세오름입니다. 지난 14강 때 찾았던 1100고지 서쪽의 삼형제오름을 달리 ‘세오름’이라고도 부르는데, 한라산 백록담 서쪽의 동서로 나란히 누운 이 세 개의 오름도 그렇습니다. 아래에 있는 삼형제오름의 세 개 오름에 비해 위쪽에 있어서 ‘윗세오름’이라 부르죠.
신기하게도 삼형제오름과 윗세오름은 모두 백록담에서 정서(正西)로 이은 선상에 있습니다. 백록담에 가까운 윗세오름과 윗세누운오름(1712m), 윗세족은오름(1701m) 중 우리는 족은오름을 오릅니다. 탐방이 가능한 제주의 오름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오름이죠. 정상에서 조망하는 풍광의 어떠함은 말이 필요 없습니다.
윗세오름대피소 가기 전에 노루샘이 나옵니다. 한라산의 모든 좋은 기운이 다 녹아든 듯한 노루샘 물맛은 삼다수보다 훨씬 맛있습니다. 노루샘에서 대피소는 지척입니다. 몇 해 전까지 윗세오름대피소에서는 컵라면을 팔았습니다. 이곳의 1500원짜리 육개장 컵라면은 스위스 알프스의 융프라우요흐 전망대에서 주는 신라면 컵라면만큼이나 맛이 끝내줬죠. 하지만 아쉽게도 요즘은 아무것도 팔지 않습니다. 이 맛을 보여드릴 수 없어서 안타깝기가 그지없군요.
윗세오름대피소에서 어리목으로 내려서면서 만나는 단풍은 이 구간의 절정입니다. 단풍의 아름다움에 대한 모든 것을 다 만날 수 있는 곳이죠. 노랗고 붉게 물든 단풍나무를 비롯해 오묘하고 신비로운 컬러로 한라산은 만산홍엽(滿山紅葉)을 이룹니다.
제15강 2일차 / 10월 24일(토요일)
제주의 벼 익는 들녘
-하논분화구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은 가을철 어디서나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라면 어떨까요? 물을 가두기 어려운 화산토여서 제주는 예부터 밭농사가 발달했습니다. 몇몇 지역에서 논농사를 짓기 위한 노력이 있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죠. 그런데 지금까지 논농사를 짓고 있는 땅이 있습니다. 서귀포시 호근동과 서홍동에 걸쳐 있는 한반도 유일의 마르(maar)형 분화구인 하논분화구입니다.
폭발로 마그마가 지상으로 솟구치면서 용암이 흘러나와 만들어진 일반적인 화산과 달리 마르형 분화구는 마그마가 지하수와 만나면서 갑자기 거대한 폭발을 일으키며 생긴 화산체입니다. 특히 하논분화구는 이중화산분출로 화구 안에 작은 섬인 분석구(보름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분화구는 동서 1.8km, 남북 1.3km의 규모로 한반도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백두산 천지와 울릉도 나리분지가 훨씬 크지만 이들은 분화구가 아니라 화산이 분출한 뒤 지하 마그마 방의 붕괴로 형성된 ‘칼데라(caldera)’입니다. 분화구 아래는 고대 생물의 흔적이 고스란히 쌓인 마르 퇴적층을 이루고 있습니다. 분화구의 가장 낮은 곳은 해발 53m, 화구벽의 가장 높은 곳은 143m로 90m의 고도차를 보여줍니다.
‘하논’이라는 말은 제주어로 ‘큰 논’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호숫물을 빼고 논을 만들면서 붙은 이름인 셈이죠. 하논분화구를 품은 이 오름을 ‘하논오름’이라고도 부릅니다. 원래 이곳은 거대한 호수였습니다. 분화구 바닥에서 엄청난 양의 용천수가 솟아나기 때문입니다. 늘 식량 부족에 허덕이던 제주사람들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500년쯤 전에 하논분화구에 인공수로를 만들어 호수의 물을 바다로 흘려보내고 농경지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분화구 안에는 하논마을이 있었습니다. 한라산 남쪽 지역에서 최초로 세워진 하논성당도 있었고요. 그런데 성당은 터를 옮겨갔고 마을은 4·3사건 때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일제강점기 때 용주사라는 이름으로 들어섰다가 4·3 때 사라진 후 다시 지은 절집 봉림사와 새로 들어선 마을이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워낙 습한 곳이라서 곰팡이 피해가 심하다고 합니다.
하논분화구에서는 지금도 많은 양의 물이 솟아납니다. 분화구 동쪽의 ‘몰망수’라 부르는 샘에서 흘러나온 물은 격자형의 수로를 따라 분화구 곳곳으로 공급됩니다. 이 물은 다시 분화구 남쪽의 가장 낮은 곳을 통해 천지연폭포로 흘러듭니다. 물이 워낙 많다 보니 분화구 곳곳은 아직도 습지를 이룹니다. 화구 바닥은 벼농사가 중심이고, 화구벽을 따라서는 귤 농장이 많습니다.
오름이 한눈에 들어오는 화구벽 북쪽 언덕에 하논분화구 방문자센터가 있습니다. 이곳 전망대에 서면 드넓은 분화구가 가늠됩니다. 아름답고 독특한 하논분화구를 에둘러 제주올레 7-1코스가 지납니다. 하논분화구 탐방은 화구벽을 따라 반 바퀴쯤 둘러보다가 분화구 바닥으로 내려서서 농지를 살펴보는 코스입니다.
숨어 있는 제주 절경
-여절악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에 있는 여절악은 제주 사람들조차 잘 모르고 찾는 이도 거의 없는 오름입니다. 오름을 탐방하는 데 20분이면 될 정도로 규모도 작죠. 갖춰진 탐방로도 없어서 지형을 살피며 오르내려야 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곳입니다. 남몰래 숨겨두고 저만 가끔 찾고 싶을 만큼 한번 가보고 반해버린 오름이죠.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산세에 동서로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멀리서 볼 때 여인이 절을 하는 듯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여쩌리, 예절악, 예절이악 등으로도 불립니다.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정상부는 바위가 조금 돌출되어 있습니다. 들머리에 억새가 보이지만 오름의 반은 잡목, 나머지는 띠로 덮였습니다.
이 띠가 장관입니다. 예전엔 흔했으나 지금은 보기가 힘들어진 제주만의 풍광 중 하나가 띠 군락이죠. 바람 따라 이리저리 누우며 만들어내는 초록의 물결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다만 11월 초를 전후해서 마을 주민들이 이 띠를 사료로 쓰기 위해 베어가는데, 그 시기가 우리가 여절악을 찾은 후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조망이 트이는 정상에서 바라보는 주변 풍광도 시원해서 찾을 때마다 즐거운 곳입니다.
다섯 봉우리가 감싼 통을 닮은 오름
-통오름
제주제2공항 예정지와 성읍민속마을 사이에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통오름과 독자봉은 이곳 신산리의 오름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저 유명한 오름들과 달리 바다가 멀지 않은 제주의 변두리, 낮은 지대에 다소곳하게 솟았죠. 두 오름은 중산간동로의 8자 모양 신산교차로를 가운데 두고 남북으로 사이좋게 붙었습니다. 그래서 연결해 오르내리기가 좋습니다. 제주올레 3코스가 두 오름을 이어 지납니다. 당연히 올레꾼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사랑받습니다.
북쪽에 있는 통오름은 해발고도 143.1m에 오름의 높이가 43m로,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를 가졌습니다. 능선을 따라 부드럽고 나지막한 다섯 개의 봉우리가 서쪽으로 트인, 원형에 가까운 말굽형 분화구를 감싸고 있습니다. 오름의 모양이 물통을 닮아서 ‘통’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탐방로는 교차로에서 바로 시작됩니다. 능선까지 네모난 통나무 계단이 구불거리며 이어지는데, 그 모습이 마치 천국의 계단을 떠올리게 합니다. 오르는 길엔 참나무가 많아 여느 오름과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죠. 계단을 올라 만난 능선에서 왼쪽으로 조금 가면 산불감시초소가 나옵니다. 여기서 서북쪽의 영주산을 시작으로 멀리 백약이오름과 좌보미, 동검은이, 다랑쉬, 따라비 등 수많은 오름이 늘어선 풍광이 여전한 감동을 줍니다. 발 아래엔 수많은 무덤이 산담도 없이 다닥다닥 붙은 신산공동묘지가 눈길을 끕니다.
통오름 탐방로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에서 분화구를 왼쪽에 두고 동북쪽으로 휘어 도는 능선을 따릅니다. 올레 3코스와 같은 노선입니다. 능선엔 소나무가 많지만 억새와 띠 같은 풀도 자주 나타나며 온통 초지대였던 옛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몇 개의 무덤과 봉우리를 지나며 내려선 곳에 올레의 상징인 간세가 보입니다. 여기서 올레길은 오른쪽으로 갈리고, 출발지로 돌아오려면 왼쪽 길을 따릅니다. 억새가 무성한 둘레길을 따라 나오다 보면 통오름 분화구에 들어선 널찍한 밭도 만납니다.
봉수대 터와 전망대를 갖춘 오름
-독자봉
통오름 바로 남쪽에 솟은 독자봉은 해발고도 159.3m, 오름 자체의 높이가 79m로 통오름에 비해 제법 당찬 산세를 가졌습니다. 우뚝 솟은 모양이 외로워 보여서 ‘독자봉(獨子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주변 마을에 외아들을 둔 집이 많은 게 이 오름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 오름을 ‘독자망(獨子望)’ 또는 ‘망오름’이라고 부릅니다. 조선시대에 봉수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독자봉 또한 통오름처럼 말굽형 분화구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분화구가 서쪽으로 트인 통오름과는 반대로 동남향으로 열렸습니다. 그래서 두 오름은 서로 등을 맞대고 돌아앉은 모양새를 하고 있죠.
독자봉 들머리는 신산교차로에서 신산리 쪽으로 350m쯤 내려선 도로 옆입니다. 신산리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서 들머리엔 번듯한 주차장에 화장실, 운동시설까지 마련되었습니다. 매화나무와 소나무, 여러 늘푸른나무가 섞인 숲 사이로 통나무 계단이 능선에 닿기까지 이어집니다. 통신사 기지국을 지나 조금 더 간 곳에 북쪽을 조망하는 전망대가 나옵니다. 전망대에 오르니 건너편의 통오름부터 유건에오름, 모구악, 백약이, 좌보미, 다랑쉬 같은 제주 동쪽의 내로라 하는 오름들이 하늘금을 이루며 널려 있습니다. 북동쪽으론 바다를 맞대고 솟은 대수산봉과 두산봉, 성산일출봉이 또렷하고, 섭지코지도 훤합니다. 동남쪽으로 도드라져 보이는 하얀 탑은 성산기상대입니다.
소나무 사이로 난 능선길은 평탄하고 쾌적합니다. 왼쪽에 움푹 파인 분화구를 끼고 부드럽게 돌아간 건너편에서 독특한 모양을 한 봉우리를 만나는데, 독자봉수터입니다. 지름 20m는 족히 될 만한 너른 원형의 둑이 이중 구조로 둘려졌고, 가운데가 봉긋합니다. 전체가 억새로 뒤덮였습니다. 이곳 독자봉수는 서쪽의 남산봉수, 북동쪽의 수산봉수와 교신했다고 합니다.
봉수대를 지나면서 길은 부드러운 내리막입니다. 얼마 후 제주올레 3코스가 오른쪽으로 갈리고, 독자봉 탐방로는 왼쪽으로 향합니다. 내려선 곳에서 굼부리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입니다. ‘굼부리 쉼터’라 적힌 이정표도 보여 잠시 들어섰다가 웃자란 수풀 때문에 돌아섰습니다.
오름학교 제15강은 2020년 10월 23(금)~24(토)일, 1박2일로 제주도에서 열립니다. 상세한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0월 23일(금)>
08:50 제주공항 1층 3번 게이트 오른쪽(공항 내부임)에서 집합합니다, 참가자는 각자 항공편, 배편을 이용해 제주공항에 도착합니다. 정시에 출발하니 집합시각 엄수 바랍니다. 참가신청 전에 교통편을 반드시 체크해주세요. 제15강 여는 모임. 참가지 확인과 인사 나누기
09:00 버스 탑승, 공항 출발
-영실입구 도착
-영실탐방안내소
-윗세오름
-윗세오름대피소(점심식사-도시락)
-윗세오름대피소 출발
-어리목 도착
-저녁식사 겸 뒤풀이(가시식당)
19:00 숙소 도착(가시리유채꽃프라자, 다인실). 휴식 및 취침
<10월 24일(토)>
07:30 아침식사(유채꽃프라자)
-숙소 출발
-하논분화구
-여절악
-점심식사(표선에서)
-통오름
-독자봉
-하산, 공항 이동
16:10 제주공항. 제15강 마무리모임. 해산
※ 당일 현지 상황에 따라 코스나 대상지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돌아가는 항공편은 17:00 이후 출발하는 것으로 예약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분증(항공탑승용. 반드시 지참하세요!)
*늦가을, 고산을 오릅니다. 체온 유지를 위해 따듯한 재킷을 챙겨오시기 바랍니다.
*트레킹에 적합한 복장(등산복, 등산화-필수, 배낭, 장갑, 버프), 스틱(필수, 쌍으로), 무릎보호대, 방수방풍의, 모자, 선글라스, 수통, 우의(+접이식 우산), 따뜻한 여벌옷, 간식,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또는 손전등), 세면도구, 세수수건, 개인용 겁, 필기도구 등(기본상비약은 준비됨)
*당일 코로나19 관련,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와 대화 자제, 꼼꼼하게 손씻기, 기침-재채기 예절 지키기 등 예방수칙을 꼭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실손보험 미가입자는 반드시 여행자보험에 가입해 만일에 대비하세요.
*환경 살리기의 작은 동행, 내 컵을 준비합시다(일회용 컵 사용 줄이기)^^
10월 오름학교 제15강의 참기비 등 자세한 내용은 인문학습원의 <학교소개>에서 안내 받으세요. 또한 기사 게재 이후의 변동사항도 인문학습원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름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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