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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정서' 바이든과 겹치는 트럼프, '인종주의' 공세 안 먹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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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정서' 바이든과 겹치는 트럼프, '인종주의' 공세 안 먹혀

협상해야 하는 북핵 문제, 민주당 실용주의가 필요하다

약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누가 승리할지에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전 부통령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예측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 이슈를 만들어 대선 정국을 주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23일 (사)한반도평화포럼이 서울 NPO 센터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그리고 김정은 : 미국 대선과 북미 관계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7월 월례토론회에서 발표를 맡은 안병진 경희대학교 교수는 "선거 결과를 전망하기는 대단히 어렵지만, 현 시점에서만 전망해본다면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이에 대한 근거로 백인 노동자들의 표심 변화를 꼽았다. 그는 "백인 노동자 내에서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은 물론이고 교외 백인 여성, 노령층 이반 등이 핵심적으로 주목할 만한 대상"이라며 "이들에 대한 대부분의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감소 추세가 확연하다"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 ABC 방송과 <워싱턴 포스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예를 들어 백인 여성층에서 현재 바이든 후보가 60%대 38%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지난 2016년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경우 51 대 44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섰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고등학교 졸업 백인의 경우 트럼프 61%, 바이든 34%로 집계됐는데 2016년에 이들의 71%가 트럼프를 지지했다"며 "이런 추세들의 반영으로 지난 2016년 트럼프를 찍은 등록 유권자의 8% 정도가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안 교수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 기반인 백인들의 지지가 빠지는 것과 함께, 바이든 후보가 힐러리 전 국무장관과는 다소 다른 성향의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바이든의 경우 백인들과 정서적 공감대가 크다. 트럼프의 인종주의나 마초주의 공세가 2016년 만큼 백인들을 파고들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대선까지 4개월이 남았다는 점에서 트럼프 발 돌발 변수가 출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게이트'에 준하는 네거티브 폭격을 할 수도 있다"며 "바이든은 아들 문제가 있고, 또 본인 역시 워싱턴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인사이더로 있었기 때문에 네거티브 공세를 할 요소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완화하는 것 역시 미국 국민들에게 일정 부분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안 교수는 "코로나 19로 인한 감염보다 당장 생계가 급한 미국인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고 밝힌다면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동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바이든의 승리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이혜정 중앙대학교 교수는 "(19일 ABC와 <워싱턴 포스트>의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의 단순 지지율만 보면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15% 앞섰지만, 투표 의향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 격차가 11%로 줄었고, 2016년 대선에서 투표했고 이번에도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양 후보의 격차가 7%로 줄었다"며 트럼프의 지지층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 "이 조사에서 경제 문제를 누가 잘 다룰 것 같냐는 질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47%의 지지를 얻어 45%의 지지를 얻은 바이든 후보를 앞섰다"며 트럼프가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미국 내에서의 믿음이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안병진 교수 역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포함, 온라인에서의 빅데이터를 분석해봤을 때 경제와 관련해 누구를 믿냐고 했을 때 트럼프가 우위에 있었다고 한다"며 "트럼프 트위터에 대한 반응은 좋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트럼프가 '희망'이라는 키워드와 많이 연관돼있다는 점을 보더라도 아직까지 선거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 (사)한반도평화포럼이 서울 NPO 센터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그리고 김정은 : 미국 대선과 북미 관계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사)한반도평화포럼

바이든이 대통령 된다면, 북핵 협상은?

안병진 교수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북한은 이른바 '벼랑 끝 전술'로 미국으로부터 대화를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상호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정도의 관계 진전을 이루려고 할 것"이라며 "그러다 인권 문제 때문에 흔들리다가 다시 봉합하는 식으로 북미 관계가 롤러코스터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오바마 정부 때처럼 바로 '전략적 인내'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 때의 국무장관이었던 존 케리와 같은 협상가를 임명하면 해볼만한 게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 교수는 또 "우리에게는 트럼프보다는 바이든이 유리할 것으로 본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공화당이 (협상의) 이니셔티브를 취해도 결국 이걸 진행하고 문제를 푸는 쪽은 민주당이었다"며 "문제를 풀려면 실용주의적인 접근이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북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미국 민주당 내 좌파 진영이 다음 대선에서는 무기력하게 물러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내부 투쟁 강도도 높아질 것이고 밖으로는 중동과 중국 문제 등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 바이든이 북한과 관련한 문제에 에너지를 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라고 전망했다.

전재성 교수는 "북핵 능력이 이전과는 달리 증강됐고 이에 따라 제재도 강화됐다. 게다가 싱가포르 협상 (1차 북미정상회담)의 경우 민주당과 전혀 공유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변화한 북한 및 바뀐 북미 관계에 대해 파악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교수는 "북한은 미국의 다음 정부가 북한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룰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 핵 능력을 증가시키고 과시하지 않는 이상 미국이 핵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남북이 국제정치의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 인식의 공유를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으면 한다. 북한도 이런 방식으로는 난국을 타개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이혜정 교수는 "만약 트럼프가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그 날 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고 트럼프는 100% 결과에 불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만약 바이든이 진다면 바이든을 찍었던 사람들의 분노와 절망, 특히 샌더스나 워런 등 급진적인 진영의 사람들이 트럼프를 떨어뜨리기 위해 이념적 성향을 접고 바이든을 밀었음에도 바이든이 진다면 이 사람들의 절망을 미국 정치권이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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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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