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기존보다 전염력이 강력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로부터 검출한 바이러스 526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333건에서 최근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는 GH 그룹 바이러스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이 최근 국내에 해외에서 유행하는, 기존보다 전파력이 강력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를 공식 인정한 셈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 염기서열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크게 S, V, G, GH, GR 등 6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초기만 해도 S, V, G 등 크게 3개 유형으로 바이러스를 분류했다. 지난달까지도 방역당국은 S, V, G 등 3개 그룹으로 바이러스를 나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추가 세분화 작업 결과가 반영되며 G 그룹이 G, GH, GR로 더 세분화됐다.
올해 초 세계적 발생 초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주로 S와 V 그룹 바이러스가 유행했다.
최근에는 G, GH, GR 그룹 바이러스가 주로 유행하고 있다. 이들 바이러스 그룹은 기존 S, V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력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미국 듀크대와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원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GH 그룹 유형의 전파력이 기존보다 6배가량 강력하다는 논문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방대본 발표에서 GH 그룹 333건 바이러스는 지난 5월 초 확산한 이태원 집단 감염 사례로부터 수집됐음이 확인됐다. 해외로부터 GH 그룹 바이러스가 들어왔으리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부천 쿠팡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리치웨이, 군포·안양 목회자모임, 삼성서울병원, KB콜센터, 양천구 운동시설 등의 집단 감염 사례에서 GH 그룹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최근 광륵사로부터 시작한 광주 집단 감염 바이러스도 GH 그룹으로 확인됐다.
경북 예천과 대구 달서구의 일가족 감염, 대전 방문판매업체와 꿈꾸는교회 집단 감염 사례에서도 GH 그룹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GR 그룹 바이러스 역시 국내에서 검출됐다. 최근 해외 입국자 일부와 부산 감천항 입항 러시아 선박 선원 등 19명으로부터는 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반면 초기 해외유입 사례와 구로 에이스손보 콜센터 집단 감염 사례 등 33건에서는 S 그룹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방대본은 밝혔다.
의정부 성모병원, 성남 은혜의강교회 등 수도권 집단 감염과 대구 신천지 교회 집단 감염 등 사례 127건으로부터는 V 그룹 바이러스를 검출했다고 방대본은 전했다.
해외입국자 10건으로부터는 G 그룹 바이러스도 확인됐다.
현존하는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 그룹이 국내에서 확인된 셈이다. 여태 방대본이 국내의 바이러스 변종 상황을 일부 밝힌 적이 있지만, 염기서열 분석 결과를 토대로 자세한 바이러스 변종 상황을 전한 건 처음이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현재 전국에 유행하는 바이러스 주류는 전파력이 가장 강력한 GH 그룹이라고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GH 그룹의 바이러스가 주로 유행 중"이며 "GH 그룹 바이러스는 S 그룹 바이러스 유전자의 변이체로 세포에서 더 잘 증식하고, 인체 세포 감염 부위와 결합력도 강해 전파력이 기존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록 방대본 발표 전날이기는 하지만, 방대본 입장과 다른 메시지를 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5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최근 광주를 중심으로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코로나19가 퍼지는 원인이 변종 때문 아니냐는 질문에 "2~3월 대구·경북의 상황에 비해 현재는 방역체계가 상당히 안정돼 빠른 역학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에 확진자가 더 나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박 장관은 "바이러스 변이가 감염속도나 전파속도를 급격히 단축할 수준이냐는 아직 정확히 규명된 게 아니"라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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