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가 자유의 몸이 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부장판사 강영수)는 6일 손 씨에 대한 세 번째 범죄인 인도심사에서 손정우를 미국에 송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손정우가 한국에서 처벌받는 것이 대한민국이 아동·청소년 음란물 제작을 예방하고 억제하는 데 이익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지대한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가 국제적으로 지탄받는 극악한 범죄임에도 국민법감정에 맞는 철저한 처벌이 이뤄지지 못한 탓"이라면서도 "국경을 넘어 이뤄진 국제적인 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은 인정되나 청구국(미국)에 인도하는 것으로 이러한 목적이 이뤄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범죄인 인도조약의 취지는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데 있지 않다"며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로서 주도적으로 형사처벌을 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미국과 공조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이같은 판결은 '웰컴 투 비디오' 웹사이트 외원 추적 등 추가 수사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번 판결이 손정우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못 박으며 "수사와 재판에 협조하고 정당한 처벌을 받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정우의 신병을 확보에 수사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수사를 통해 아동 성 착취물 범죄에 대한 입법적 조치가 필요하며 재발방지에도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 판단에 여론은 들끓어…"강영수 부장판사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하라"
재판부의 이같은 설명에도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영수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의 대법관 후보 자격 박탈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게시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10만 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청원인은 "이런 판결을 내린 자가 대법원이 된다면 아동 성 착취범들에게 천국과도 같은 나라가 될 것"이라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강영수 부장판사는 지난달 대법원이 공개한 대법관 후보 30인 중 한 명이다.
청원인은 "계란 한 판을 훔친 생계형 범죄자가 받은 형이 1년 8개월인데 세계 최대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를 만들고 끔찍한 범죄를 부추긴 손정우는 1년 6개월"이라며 "이제 (손정우가 형을 마치고) 사회에 방생되는데 그것을 두고 당당하게 '한국 내에서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오만한 발언"이라고 밝혔다.
'웰컴 투 비디오' 손정우는 누구?
손정우는 이른바 다크웹(Dark Web)에서 인터넷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를 운영하며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유포한 혐의로 2018년 3월 구속 기소됐다. 손정우는 2015년 7월 8일부터 해당 사이트를 운영하며 약 4000여 명의 유료회원으로부터 수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우는 2심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되고 지난 4월 27일 만기 출소 예정이었지만 미국 법무부의 송환 요구에 따라 다시 구속됐다.
그러나 이날 법원이 손정우를 미국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손정우는 곧바로 석방됐다. 범죄인 인도심사는 단심제라 불복절차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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