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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대북정책…정부 "남북 정상 합의사항 이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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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대북정책…정부 "남북 정상 합의사항 이행할 것"

北 대북전단 계기로 대남 비난 집중, 문재인 정부 직접 비판도

북한이 남한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남북 정상 간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정부는 합의 이행에 대한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은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을 비판하며 전단 살포에 대한 반발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7일 통일부는 지난 5일 북한 통일전선부 대변인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결단코 폐지할 것이라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정부의 기본 입장은 판문점 선언을 비롯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사항을 준수하고 이행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전단 문제와 관련해 남북 정상 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도 이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전단 살포를 중지시킬 수 있는 법적 제도를 만들 것이라면서 나름의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5일 통일전선부 대변인의 담화를 통해 남한의 법률 제정 계획을 비판하면서 정상 간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경고성 발언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그러면서 내부에서는 전단 살포에 대한 항의 집회를 열고 각종 매체를 통해 비난성 기사를 쏟아내는 등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7일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6일 평양시 청년공원야회극장에서 전단 살포를 규탄하는 청년학생들의 항의 군중 집회가 열렸다고 전했다. 통신은 박철민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 중앙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집회에서 "최고존엄을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리려드는 자들을 단호히 박멸해버리겠다"는 구호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앞에서는 민족의 평화번영이요, 그 무슨 합의이행이요 하면서 너스레를 떨고 뒤에서는 반공화국 적대행위로 죄악을 덧쌓는 남조선 당국자들은 겨레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7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지난 6일 평양시 청년공원야회극장에서 전단 살포를 규탄하는 청년학생들의 항의 군중 집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코로나 19를 의식한 듯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로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은 7일 김일철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 김명길 중앙검찰소 소장, 양명철 양강도 삼지연시 당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대북 전단 살포 및 남한을 비판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또 신문은 1면에 '응분의 대가를 치르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남한 당국이 전단 살포를 "묵인, 비호하고 부추기고 있다"며 "남조선(남한) 당국자들이 '개인의 자유'요, '표현의 자유'요 하며 삐라(전단) 살포 행위를 저지시킬 방도가 없는 듯이 발뺌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눈감고 아웅하는 격의 어리석은 술책"이라면서 "결코 법적 수단이 없어서가 아니며 방법을 몰라서도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6일 <조선중앙방송> 등 관영 매체를 통해 리성학 내각 경공업상, 리혜정 사회과학원 원장 등의 간부를 비롯한 각계 주민들을 출연시켜 대북 전단 살포를 성토하는 인터뷰를 내보내기도 했다.

북한이 어제 오늘 일도 아닌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 이처럼 내부적인 비판 여론을 강하게 조성하는 배경을 두고,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또 한편으로는 지난해 10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접촉 이후 사실상 북미관계가 전무한 상황에서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보다 앞서가기 어렵다는 남한 당국의 상황 판단에 대한 불만도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7일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달나라 타령'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조선 당국자'라는 표현을 쓰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적인 비난의 대상에 올렸다. 매체는 문 대통령이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던 북미관계와 남북관계의 선순환을 '타령'이라고 비하했다.

매체는 선순환에 대해 "남조선 당국자는 북남관계와 조미(북미)관계를 서로 보완하며 추진해 나가는 것이라고 그럴듯하게 해석하는데, 말이 그렇지 실천에 있어서는 북남관계가 조미관계보다 앞서 나갈 수 없으며 조미관계가 나빠지면 북남관계도 어쩔 수 없는 관계로 여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지금까지 북남관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사사건건 미국에 일러바치고 미국이 승인해주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손들고 나앉아 아까운 시간을 허송세월한 것이 남조선 당국"이라며 "이것이 상식적으로 '악순환 관계'이지 어떻게 '선순환 관계'인가"라고 반문했다.

매체는 이어 "성격과 내용에 있어서 판판 다른 북남관계와 조미관계를 억지로 연결시켜놓고 '선순환 관계' 타령을 하는 그 자체가 무지와 무능의 극치"라며 "달나라에서나 통할 '달나라 타령'"이라고 비아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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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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