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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설립 20년 명암] ①강원랜드만 ‘살찌고’ 폐광지역은 ‘빈사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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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설립 20년 명암] ①강원랜드만 ‘살찌고’ 폐광지역은 ‘빈사상태’

카지노 규제 폭탄에 ‘사면초가’, 폐광지역 회생사업 '줄줄이 실패'

강원랜드가 오는 29일로 창업 20주년을 맞는다.

‘폐광지역의 희망’으로 설립된 강원랜드는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한 측면도 많지만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과 채용비리 등 상처도 깊다.

이처럼 강원랜드 설립 20년은 ‘빛과 그림자’가 너무도 명확하게 드리워졌다.

▲오는 29일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강원랜드는 빛과 그림자를 동시에 투영하고 있다. ⓒ프레시안

카지노의 경우 경이적인 매출과 초고속 성장 등 화려한 성적표를 자랑하지만 폐광지역 대체사업은 사실상 모조리 실패했다는 평가다.

설립취지를 모르는 역대 낙하산 경영진들은 지역과 불통하며 스스로 고립의 성을 자초했고 폐광지역 역시 강원랜드에 손 벌리기에만 혈안이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랜드는 설립 20주년을 맞아 자화자찬에 급급하지만 폐광지역은 갈수록 피폐해가면서 온도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지적이다.

폐광지역이 실패하면 강원랜드도 실패한다는 사실, 폐광지역이 성공해야 강원랜드도 존재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 확인을 위해 2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강원랜드 설립 20년-‘강원도 최고 향토기업 성장’ vs ‘쪼그라든 폐광촌’

강원랜드는 설립 20주년을 맞아 ‘검은 폐석더미에서 최고의 관광지로 탈바꿈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6일 강원랜드는 1997년 6월 29일 폐광지역의 대안으로 설립된 이후 내국인 출입카지노를 중심으로 호텔, 골프장, 콘도, 스키장 등으로 인해 연간 518만의 관광객이 찾는 국내 최고의 복합리조트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909억 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07년 매출 1조 원 시대를 연 이후 지난해 매출 1조 6000억 원, 영업이익 5300억 원, 33.4%의 영업이익률을 보였다고 강원랜드의 성적표를 자랑했다.

특히 강원랜드는 설립이후 2017년까지 국세와 지방세, 폐광기금, 관광기금에 6조 7000억 원 넘게 납부하면서 국가 및 지방재정에 기여한 실적을 강조했다.

아울러 협력업체 직원을 포함해 총 53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역주민 고용비율은 약 75%에 달하는 강원랜드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이밖에 강원랜드는 복지재단 등을 통해 교육장학사업, 나눔문화, 지역협력사업 등 다양한 지역밀착형 사회공헌사업을 펼치면서 지역상생의 모범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눈을 돌리면 강원랜드의 각종 폐광지역 경제회생 사업들이 모순투성이라는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나타난 지적사례를 살펴보면 강원랜드가 자회사와 출자 회사에 3089억 원을 투자했지만 투자 손실액이 1871억 원에 달하는 부실한 성적표가 대표적이다.

강원랜드가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인 하이원엔터테인먼트(647억 원), 하이원상동테마파크(425억 원)의 경우 투자 손실률이 각각 83.2%(538억 원), 81.6%(347억 원)였다. 손상차손이란 앞으로 회수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손실액이다.

강원랜드 출자회사 투자는 영월 동강시스타(455억 원), 충남 보령 대천리조트(282억 원), 경북 문경레저타운(180억 원), 삼척 블랙밸리CC(150억 원), 전남 화순 바리오화순(200억 원) 등 모두 1267억 원이다.

경영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하이원추추파크의 경우 강원랜드는 ‘깨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 올해 84억 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강원랜드가 425억 원을 투자했으나 개장도 못하고 실패한 영월 하이원상동테마파크. ⓒ프레시안

강원 폐광지역 4개 시장군수 협의회 주도로 진행한 ‘폐광지역경제개발센터’의 설립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강원랜드가 투자 및 출자한 사업의 실패 사유를 “폐광지역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고 수익성 역시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폐광지가 교통 접근성 등 지리적으로 불리한 데다 관광 콘텐츠마저 부실해 실패를 자초한 것”이라며 “강원랜드 투자손실이 폐광지 전체 부담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들 회사의 경영 정상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폐광지역 4개 시장군수 협의회는 폐특법 제정 이후 행정·재정적 지원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적 달성에 실패했다며 폐광지역경제개발센터 등 정부 주도형 전담조직 구성을 요청했다.

원기준 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은 “강원랜드가 폐광지역에 나눠준 사업은 100% 실패했다”며 “주먹구구식 나눠먹기 사업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교훈을 남겼지만 상처가 너무 크고 아프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까지 강원랜드 경영진은 지역 사업에 대해 마치 큰 시혜나 베푸는 것처럼 생색을 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강원랜드 경영진이 지역과 소통에 소홀하면서 불화와 갈등이 끊이지 않았고 강원랜드는 자신들만의 왕국을 건설했다”고 덧붙였다.

최경식 전 공추위원장은 “문태곤 사장이 지난해 말 취임한 이후 내부혁신을 강조하면서 직원들이 지역에서 회식하는 문화가 사라졌다”며 “사북 탄광문화촌 사업을 비롯한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 등 지역을 위한 사업은 관심이 없고 강원랜드 실정을 전혀 모르는 외부 인사로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진행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카지노 부분 매출증대는 역대 사장 모두 강조했지만 강원랜드 여건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현 경영진이 혁신만 강조하는 바람에 지역을 위해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2018년 6월 현재 폐광지역 인구는 삼척 6만 9800명, 태백 4만 2600명, 영월 4만 명, 정선 3만 8300명 등 19만 700명 수준에 불과하다. 탄광경기가 한창이던 1980년대 52만 명에 달했던 4개 시군의 인구와 비교하면 36.6% 수준으로 급감했다.

◆카지노 규제 폭탄에 ‘사면초가’

강원랜드의 문제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매출총량제 4년 연속 초과로 지난해 연말 정부는 게임테이블 20대 축소, 카지노 영업시간 2시간 단축, 카지노 영업장의 현금인출기(ATM) 외부 이동 등의 강력한 제재를 조건으로 카지노업 연장허가를 승인했다.

결국 강원랜드는 올 1월 1일부터 게임테이블 20대 감축 운영과 4월 1일부터 종전 20시간이던 카지노 영업시간을 18시간으로 단축 운영하면서 고객들의 불편과 불만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이처럼 강원랜드의 고객 서비스의 질이 저하되면서 VIP 고객과 우량 고객들이 외국 원정도박과 불법 사행산업으로 발길을 돌리면서 고객과 매출이 동반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강원랜드의 규제 폭탄은 경영진의 안이한 대응으로 스스로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권 자동 발권기 주변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프레시안

원기준 소장은 “매출총량제 규제는 강원랜드의 자업자득이다”며 “강원랜드 경영진이 국민 여론을 무시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바람에 규제 폭탄을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강원랜드가 고객과 매출이 감소한다고 아무도 강원랜드를 두둔하거나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영진은 강원랜드 존재 이유가 폐광지역 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이라는 사실을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매출총량제 규제 강화이후 강원랜드 인근지역인 고한, 사북과 남면 등은 상경기가 초토화 되었다며 한숨짓고 있다.

이태희 지역살리기공추위원장은 “게임 테이블 감축운영과 카지노 영업시간 단축으로 지역 상경기가 꽁꽁 얼어붙었다”며 “새벽 4시에 카지노를 휴장하는 바람에 지역에 체류하는 고객들이 아예 사라졌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그는 “강원랜드가 개장할 때는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강원랜드만 급팽창하고 지역은 오히려더욱 피폐해졌다”며 “설립취지를 모르는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고 폐광지역 묵살정책이 바꿔지지 않는 한 폐광지역의 희망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법안이 개정되지 않는 한 정부의 매출총량제 규제강화가 후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강원랜드를 포함, 합법 사행산업을 규제할수록 원정도박과 온라인 도박 등 불법도박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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