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9시 29분,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으로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맞잡는 모습을 TV 생중계 화면으로 지켜본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주민들은 박수를 치며 남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간절히 바랐다.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지켜본 주민들은 "환영합니다", "아휴 잘 만났다. 회담도 잘 해야할건데", "얼른 통일돼서 택시타고 평양 한번 가보자", "둘이 저렇게 손잡고 소성리에 왔으면 좋겠다", "남북정상회담이 잘 되면 소성리 주민들을 초청하지 않겠냐"며 남북 평화와 사드배치 철회를 소망했다.
도금연(80) 할머니는 "북한과 저렇게 사이가 좋은데 사드가 왜 필요하노, 소성리 할매들은 남북회담이 잘 끝나 사드가 나가기만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규란(68)씨는 참았던 눈물을 훔치며 "저렇게 쉽게 만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들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러나 손을 맞잡은 남북 정상과 달리 소성리에서는 여전히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국방부가 성주 사드부지 내 공사를 강행하면서 경찰 병력이 마을회관 인근 곳곳에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순간에도 사드가 배치된 성주 롯데골프장에서 1km가량 떨어진 진밭교에서는 사드 부지 공사를 막기 위해 사드 반대 활동가들이 2시간째 농성 중이다.
이처럼 지난해 4월 박근혜 정부 당시 사드 레이더 새벽 기습 배치에 이어 같은해 9월 문재인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그리고 지난 23일 사드 부지 공사 장비 반입까지 소성리 주민들은 1년 넘게 힘겨운 싸움 이어나가고 있다.
임순분(65) 소성리 부녀회장은 "남북정상회담 전에 굳이 공사 장비를 들일 필요가 있었나.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잘 끝나면 사드 배치와 관련된 모든 절차가 끝날거라 믿었다"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전 지난해 4월 알박기식으로 사드 배치된 것처럼 이번에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군이 알박기로 공사를 강행한 것 같다. 기대했던만큼 정부에 많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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