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드 배치의 명분이었던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한국이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한이 미국과 수교하는 대신 핵을 포기한다고 약속한다면 사드는 그 다음 한미간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 다만, 사드 철회까지 시간은 많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23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과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학술대회에 대담자로 초청된 그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길'을 주제로 이야기했고 김성곤(65) 국회 사무총장도 참석해 '한반도 평화와 종교'에 대해 말했다. 이 자리에는 소성리 주민들을 비롯해 원불교 교도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1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됐다.
그는 "지난해까지 국제사회의 경제 압박 속에도 핵무기 개발에 열중했던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미국 본토까지 이른다고 판단하자 미국과의 대화에 나섰다"며 "경제 발전을 위한 미국과의 수교가 목적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를 위해선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했다"며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러브콜이 시기적절하게 맞춰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 위한 교량 역할"이라며 "북한은 체제를 보장받고, 미국과 정식으로 수교하길 원한다. 그렇게되면 자연스럽게 북한에 외국 투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이 우리나라를 이용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이용 좀 당하면 어떤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국민들이 전쟁의 불안이 없어진다면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선 "5월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9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내려 하겠지만 서로간의 지루한 공방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선 정전협정 당사자인 중국이 포함된 4자회담도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 더뎌질 수 있다"며 "사드를 철회하려면 한반도 비핵화가 선행돼야 하지만 시간은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성곤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추가 배치 지시에 대해 "대통령은 대통령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장은 "북한도 안고 가야하지만 미국과도 틀어져선 안된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각을 세우지 않으면서 한반도 문제를 잘 해결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주 주민들은 나름대로 강하게 저항하며 그 역할을 했다. 방법은 다르지만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마음은 같다"며 "누가 맞았고, 틀렸다가 아니라 다양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평화, 종교, 그리고 공공성'을 주제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연구원들의 '독일 통일과 종교의 역할', '사드 배치 반대운동과 평화권', '원불교 평화운동과 사드 철폐 운동' 등 다양한 논문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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