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 입 다물고 있는 이유
'경향신문'은 어제 국회에서 열린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에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참석한 것을 두고 "현실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그는 출발점"이라고 평했습니다. '정치 데뷔'라는 겁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야권 통합을 부르짖는 그의 언행은 분명 '정치' 범주 안에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치'를 '대선 출마'로 해석하면 판단은 달라집니다. 문재인 이사장 스스로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냥 갈게요"라고만 말했으니까요.
문재인 이사장은 이처럼 입을 닫고 있습니다. '출마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도 않고,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지도 않습니다. 그냥 '소이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짚기 위해서는 그의 '속내' 이전에 그의 '환경'을 살펴야 합니다.
첫째, 야권 통합 여부입니다. 문재인 이사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선) 범야권 통합이 가장 확실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는데요. 야권 통합은 그의 출마를 위한 '가장 확실하고 실효성 있는 방안'이기도 합니다.
야권 통합이 불발로 그칠 경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을 선택할 경우를 상정하면 알 수 있습니다. 문재인 이사장은 민주당의 한계 이미지에 갇힐 뿐 아니라 진보정당과의 통합을 모색하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어색한 관계가 형성됩니다. 그 뿐입니까. 통합 야당의 대선 후보로 나설 때에 비해 영남 지역에서의 부가가치가 떨어집니다.
둘째, 내년 총선 승리 여부입니다.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처럼 그가 부산경남지역 선대본부장을 맡아 상당한 성과를 낼 경우 '문재인 바람'이 불고, 그것이 그의 대선 출마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이 자명합니다. 야당에서 10~15석을 장담하고 있는 판이니 막연한 가능성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반대의 경우도 상정해야 합니다. 지금 진단되는 부산경남지역 민심은 '박근혜 요인'이 빠진 상태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박근혜 의원이 총선 지원유세에 전면적으로 뛰어들어 부산경남지역을 공략하는 경우가 상정되지 않은 시뮬레이션 결과입니다. 따라서 박근혜 의원이 지원유세에 나서 부산경남지역에서의 야당 바람을 상당 부분 잠재우는 경우를 함께 상정해야 합니다. 이 경우 '문재인의 경쟁력'도 함께 수그러듭니다. 물론 정반대의 경우, 즉 문재인 이사장이 '박근혜 요인'마저 잠재우고 부산경남지역에서 상당한 성과를 낼 경우엔 '문재인 바람'이 '태풍'으로 격상되겠지요.
이렇게 보면 문재인 이사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그가 작심한다고 해서 만사가 해결되는 게 아니거든요. 아울러 이렇게 보면 문재인 이사장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연유를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는 아직 입장을 밝힐 때가 아니거든요.
애써 비행기 타고 올 필요 있나
이명박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습니다. 울릉도를 방문하겠다는 일본 자민당 의원들에 대해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라고 지시한 겁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들의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에 입국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식문서를 일본 정부에 전달하고 그래도 이들이 입국을 강행하면 공항에서 돌려보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정부 방침은 세워졌습니다. 그럼 일본 자민당 의원들은 어떻게 나올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별로 할 게 없어 보입니다.
울릉도방문단 단장을 맡고 있는 신도 요시타카 의원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울릉도는 한국 영토다. 다만 울릉도가 다케시마의 거점이 되고 있다고 하니 과연 한국 국민들은 다케시마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직접 울릉도에 가서 보고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 거다"라고요.
한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우리 정부의 방침이 곧 우리 국민들의 이야기이니까요. '꼴도 보기 싫다'는….
참고로 신도 의원의 주장 한 마디를 첨가합니다. 그가 그랬답니다. "다케시마에 갈 때는 일본 배로, 일본 루트로 가고 싶다. 한국 배를 타고 우리 영토에 갈 생각은 없다"고요.
* 이 글은 '미디어토씨'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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