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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위부대' 오욕 금감원, 취임 6개월 수장 전격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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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위부대' 오욕 금감원, 취임 6개월 수장 전격 사퇴

하나금융 사장 재직 시절 채용비리 연루 의혹

지난해 9월 취임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 사장 재직중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12일 취임 6개월만에 전격 사임했다.


최 원장은 이날 오후 3시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사의를 표명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최 원장이 오전까지만 해도 본인의 결백을 자신하며 특별검사단까지 꾸리기로 했었지만 오후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재산을 지켜주는 데 앞장선 '삼성공화국'의 전위부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금융감독원의 수장이 6개월만에 낙마하는 사상 초유의 '수장 공백 사태'가 벌어지면서 앞으로 금융감독원의 적폐 청산이 급물살을 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최근 최 원장은 지난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하나은행에 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은행권 채용비리 사례에 대해 대대적인 검찰 고발을 진행했던 금감원의 수장이 정작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치명적이었다.

최 원장은 당시 대학 동기인 친구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채용에 응시한 친구의 아들을 내부 추천했다. 하나은행이 과거 채용 관련 의심사례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최 원장의 추천 건이 드러났다. 친구 아들은 당시 평가점수가 합격선에 미치지 못했지만 채용됐고 현재 하나은행 영업점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최 원장은 친구 아들을 추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외부에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했을 뿐, 채용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최 원장의 사례가 금감원이 검찰에 넘긴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시각이 일반적이다. 사장이 인사담당 임원에게 명단을 제시하면 알아서 잘 봐달라는 압력을 행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날 오전까지 강경한 입장을 보인 최 원장이 갑자기 사의를 표명한 데는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공기관 및 일부 금융사 등에서 불거진 채용비리에 대해 정부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관련자들의 직위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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