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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준표' 본색…신년회견에 '좌파' 17번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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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준표' 본색…신년회견에 '좌파' 17번 언급

"MB, 당 차원 대응 안 해"…"팩트 말하면 철부지들은 막말이라고 봐"

'좌파 사회주의', '좌파 포퓰리즘', '좌파 국가주의', '좌파 폭주', '좌파 광풍'….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발표한 22일 신년 기자회견문을 수놓은 단어들이다. 7700자 분량의 회견문에 '좌파'라는 말을 무려 17번 썼다. '주사파'라는 말도 2번 등장했다. 400자에 한 번 꼴로 문재인 정부를 향한 색깔 공세용 단어가 등장한 셈.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 회견을 갖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한 체제로 변해 가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정권의 좌파 사회주의 실험으로 경제가 뒷걸음질 하면서 우리가 누리는 풍요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미래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도 커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특히 안보 분야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를 장악한 주사파 세력은 우리와 함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미국을 등지고 북한 김정은의 손에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맡기려 하고 있다"며 "미국 잠수함을 부산에 기항시키려는 트럼프 정부의 동맹 강화 조치도 북한 김정은의 눈치를 봐서 거절하고 있다. 소위 대중국 '3불 약속으로 우리 국방은 물론 대한민국의 안보 주권까지 무너뜨렸다. 정보기관의 손발을 잘라 허수아비로 만들고, 졸속적인 전시작전권 전환을 추진해 안보의 골격까지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홍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를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며 "전술핵 재배치는 한반도 비핵화를 깨는 정책이 아니라 한반도에 강력한 일시적 핵균형을 이뤄 오히려 북한의 핵폐기를 앞당기는 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정보원의 대공능력을 무력화하고 국가보안법을 사문화시키려는 이 정부의 종북적 작태 역시 무슨 일이 있어도 막아내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실패한 좌파의 소득 재분배론에 불과한 소위 소득주도 성장론으로 우리의 경제와 산업의 기반마저 허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철지난 좌파 사회주의와 주사파식 사고에서 하루속 히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했다.

정부의 일자리, 복지 분야 정책에 대해서도 그는 "좌파 민생정책"으로 규정하며 "오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모든 혼란과 퇴행의 원인은 바로 이 정권의 좌파 국가주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의 자유와 책임을 무시하고 국가가 개인의 삶까지 규제하겠다는 교조적 국가주의", "청년들에게 돈을 나눠주고 세금으로 공무원을 늘리는 방식 또한 좌파 국가주의에 종속된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헌법 개정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발전시켜온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삭제하고 '민주주의'만 넣겠다는 것이 이 정권과 좌파 학자들이 주도하는 헌법 개정안의 핵심"이라며 "북한의 공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점에서 보듯, 자유가 빠진 민주주의는 북한과 다를 것이 없다"고 그는 주장했다. "사회주의 헌법"이라고까지 했다. 종합하면 안보, 정치개혁, 경제, 사회복지 전반에 걸쳐 "좌파"가 문제라는 게 홍 대표 기자회견문의 일관된 요지다.

지방선거, MB 수사 등 현안 입장은?

회견문 발표에 이은 질의응답에서는 그러나 '좌파', '주사파', '사회주의' 등 표현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MB) 수사에 대한 입장, 지방선거 등 현안 문제에 집중됐다.

홍 대표는 MB 수사와 관련해 "MB는 우리 당을 탈당한 분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우리가 출당시킨 분"이라며 "우리 당 출신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인데 만약 MB 수사에 당 차원에서 대응하면 박 전 대통령 수사도 당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 둘 다 똑같이 당 차원 대응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다만 "개인적으로는 옛날에 형님 아우 하던 사이라 개인적 의견은 (발표)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당 차원 대응은 없다. 예컨대 우리 당 의원들이 검찰총장실에 항의하러 간다는데 그렇게 하면 당 차원 대응이 된다.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회견 중 MB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진 데 대해서도 "그 분 나이가 팔십이다. 징역 살고 나왔고, 1년 3개월을 또 받아서 이번이 3번째"라면서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만 했다.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야권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한국당의 이름으로 생각으로 선거를 한다"며 "미니 정당과는 연대가 없다"고 홍 대표는 단언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광역단체장 6석은 마지노선이고, 17군데 광역단체를 돌아보니까 더 (당선)될 수도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이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 영입에 애를 먹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야당이다 보니 들어오실 분들이 보복이 두려워 못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전국적으로 우리 당 후보가 될 만한 분들에 대해 검찰 내사,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예컨대 무소속 경남 사천시장이 입당하자마자 검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가지 않았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그러나 현역의원 차출은, 본인이 스스로 나오지 않는 한 하지 않는다"며 "현역의원 차출을 안 하더라도 외부에 선거에 이길 만한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분위기가 달라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구체적으로,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지 않으냐는 지적에는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선거를 하지 않는다"며 "홍정욱 전 의원은 '원 오브 뎀'이다. 후보군에 다른 사람도 있다"고 했다. 부산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선출 방법에 대해 한 마디도 한 적 없다"며 "경선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하는 것"이라고만 했다. 단 박민식 전 의원 등이 경선을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해 그는 "1~2% 후보자가 요구한다고 경선을 시켜 주는 게 아니다"라며 "경선이 되려면 흥행이 돼야 한다. 의미 없는 경선은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컷오프는 괜히 있나"라고도 했다.

대구시장 선거에 대해서는 "우리가 서울시장은 내줘도 회복할 기회가 있지만, 대구시장을 내어주게 되면 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모 장관이 출마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모양인데, 3월 13일 공직 사퇴 시한까지 지켜보고 우리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만 했다. 그는 "대구시장 선거가 예년과 같지 않을 것"이라며 "대구는 유승민 의원이 준동을 하고 있고, 또 극소수이긴 하나 조원진 의원도 준동하고 있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준동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특단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의 지방선거나 재보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저는 의원 보궐선거나 이번 광역선거에 출마할 수가 없다"며 "전국적 선거를 총괄 지휘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가 국회의원 한번 더 하려고 당 대표 맡은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특히 최근 그가 대구 북구을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은 데 대해 김태흠 최고위원 등으로부터 '꽃길이다', '셀프 공천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목소리를 높이며 "당협위원장을 맡은 것은 지방선거용이다. 총선 출마, 하지 않는다"면서 "지방선거가 끝나고 적절한 시기에 대구를 이끌어 갈 만한 후배를 영입하고 나는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방선거 (후보자) 추천권은, 대구 북구는 정태옥 북구갑 위원장이 전권을 행사할 것이고 나는 관여 안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김 최고위원 등을 겨냥해 "그런 식으로 비판하면, 다음에 그런 비판을 하는 사람은 따뜻한 고향을 버리고 서울 강북으로 차출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홍 대표 언론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는 질문에는 "그것은 대답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막말 논란이 있는데 표현을 좀 순화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도 나왔는데, 홍 대표는 이에 대해 "'바퀴벌레'라고 한 것은 막말이 아니다. 막말한 사례를 얘기해 보라"면서 "'팩트'를 말하는 것을 철부지들은 막말로 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법고시에 못 붙은 한(恨) 때문에 검찰에 적대심을 보이고 있다'는 취지로 자신이 말한 것은 '팩트'가 아니지 않느냐는 재반박이 나오자 그는 "내가 사시에 응시했다, 안 했다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 '통과하지 못한'이라고 했다. (시험을) 봤는지 안 봤는지는 본인 자유지만, 통과 못 했지 않느냐"며 "그 시비가 나올 것 같아서 말을 정확하게 했다"고 자랑스레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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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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