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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어린이집'…석면 철거 동영상 공개에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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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어린이집'…석면 철거 동영상 공개에 '경악'

[동영상] 홍익어린이집 학부모 "오세훈 씨, 꼭 보세요"

서울 왕십리 뉴타운 1구역에 위치한 홍익어린이집의 석면 검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왕십리 뉴타운 지역의 불법 석면 철거 현장을 담은 동영상이 공개됐다. 지난 13일 "왕십리 뉴타운 1구역의 석면 농도가 기준치에 크게 미달돼 어린이집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서울시의 발표가 정면으로 반박된 것.

25일 오전 '왕십리 뉴타운 홍익어린이집 학부모 대책위원회(학부모 대책위)'는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집이 위치한 왕십리 뉴타운 현장 곳곳에서 불법 석면 철거가 이뤄지고 있다"며 서울시의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 25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회 사무실에서 홍익어린이집 학부모들이 왕십리 뉴타운 구역의 석면 철거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오른쪽은 학부모 대책위가 공개한 왕십리 뉴타운 1구역의 '석면 지도'. ⓒ프레시안

"석면 위험성이 없다고? 서울시의 뻔뻔한 거짓말"

서울시의 '안심 보육 모범 어린이집'으로 지정된 홍익어린이집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뉴타운 지구 철거 공사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운영을 계속해 왔다. 어린이집 원아들이 그동안 기침·가래·결막염·아토피성 피부염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왔지만, 서울시와 성동구청은 4개월이 넘도록 어린이집 이전을 미뤄왔다. 급기야 지난 8월 어린이집 실내에서 1급 발암 물질인 석면이 검출돼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시는 어린이집을 9월 안으로 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관련 기사: '석면 어린이집'…왕십리 뉴타운을 아시나요?)

그러나 서울시는 어린이집 이전을 약속한 한편 학부모 대책위와 시민환경연구소가 현장 조사를 통해 발표한 석면 검출 조사 결과를 정면으로 부인해, 어린이집의 안전성을 둘러싼 공방이 일고 있다. "석면 농도가 기준치에 크게 미달돼 안전"하지만, "석면 검출 논란 여부와 관계없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어린이집을 이전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관련 기사: '석면 노출' 홍익어린이집, 이전 계획은 나왔지만…)

이에 학부모들은 철거 공사가 진행된 올해 4월부터 8월까지의 석면 철거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며 "불법적인 석면 철거가 일어났던 현장을 적발해 서울시가 부인했던 석면의 위험성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즉각 대응하고 나섰다.

▲ 학부모 대책위와 시민환경연구소가 작성한 왕십리 뉴타운 1구역의 '석면 지도'.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홍익어린이집이다. ⓒ시민환경연구소

전국석면환경연합회 최학수 사무총장은 △철거 과정에서 석면 먼지를 유발하는 작업이 이뤄진 점 △습윤제를 충분히 뿌려야 함에도 규정을 위반해 석면 먼지가 비산된 점 △방진복을 착용하지 않는 등 석면 해체 작업에서 관련 규정을 위반한 점 △석면을 폐기물 규정에 맞게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대 자루에 일반 폐기물로 처리한 점 △석면을 부수면 안 된다는 규정을 위반한 점 △운송 과정에서 밀봉 처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밀봉 처리 없이 운송이 이루어진 점 등을 위법 사례로 꼽았다. 즉, 이러한 석면 철거 과정이 모두 '산업안전보건법'에 입각한 '산업보건기준에관한규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다.

최 사무총장은 "석면은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철거 작업 자체가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행돼야 한다"며 "왕십리 뉴타운의 경우 석면이 포함된 슬레이트 자재를 함부로 던지고 깨뜨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자재에 불완전하게 붙어 있는 석면이 공기 중으로 비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다. 동영상이 촬영된 왕십리 뉴타운 2구역은 홍익어린이집이 위치한 1구역과 불과 180~472미터 거리다.

"오세훈 시장, '미세먼지 규제' 공약은 잊었나"

최병천 학부모 대책위 부위원장은 "석면의 위험성이 사실로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어린이집 원아들에 대한 석면건강영향평가조차 거부했다"며 "학부모 대책위와 시민환경연구소의 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무시하는 서울시의 억지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성토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홍익어린이집 원아들. ⓒ프레시안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 역시 "서울시는 현재 홍익어린이집 실내의 석면 검출에 대해 '먼지 시료는 인정할 수 없다'며 부인하고 있지만, 먼지는 과거의 대기 상태를 보여주는 유일한 지표"라며 "서울시가 해야 할 일은 법적 절차를 운운하는 것이 아니라 뉴타운 개발 도중에 이뤄지는 불법적인 석면 철거부터 책임지고 해결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학부모 대책위 역시 "산업안전보건법이 석면 위험성을 평가하는 기준에 있어 대기만을 규제 대상으로 하는 것은 법의 기본 취지가 작업 중인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런 제한적인 법으로는 석면 피해 지역의 주민과 아이들을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미세 먼지 규제' 공약이 공약에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석면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서울시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했다.

이날 학부모 대책위는 △서울시와 학부모 대책위가 각각 추천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동 조사 결과 석면 위험성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석면 건강 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한편, 이날 민주노동당은 논평을 내 "(홍익어린이집이 석면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서울시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만약 오세훈 시장이 2006년 시장 선거 당시 대기 오염을 줄이겠다고 공약했던 것을 기억한다면 학부모들이 요구한 공동조사위원회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홍익어린이집 학부모 대책위가 공개한 왕십리 뉴타운 지역 석면 철거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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