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노인회 간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신년 오찬을 함께하며 "북한 문제가 물론 어렵지만 더 어려운 것은 내부 의견의 분열"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이 최근 남북 관계에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는 것을 불편해하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저는 과거처럼 유약하게 대화만 추구하지 않겠다. 강력한 국방력을 기반으로 대화를 추진하고 평화도 추구해 나가겠다"면서 노인들을 거듭 안심시키고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 기간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연기하고, 올림픽에 자신의 가족을 포함한 고위 대표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힌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이것이 잘 되면 북미 간 대화 여건까지 조성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수 정당의 주장과는 달리 남북 대화는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여건이 맞으면 미국도 북한과 대화할 수도 있으리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노인들을 향해서는 "지난 한 해 여러모로 걱정이 많으셨겠지만, 비바람 속에서 나무 뿌리가 더 굳게 내리 듯 나라가 굳건히 서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 대해 위로의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열린 것을 노인들의 공으로 돌리면서 "올해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만들겠다. 어르신들이 더 존경받고 대접받는 나라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기초연금 단계적으로 30만 원으로 인상, 노인 일자리 4만7000개 증가, 중증 치매 환자 본인 부담률 10%로 완화, 치매센터 확충, 노인 틀니 본인 부담 30%로 완화 등의 노인 정책에 대해서도 홍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성계에는 신년 인사회 축사 영상을 보내 '여성의 삶의 질 개선'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성 평등은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의 핵심적인 요소"라며 "사회 곳곳에서 실질적인 성평등이 이루어지고 일터와 가정에서 자신의 삶과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새해에는 모두가 함께 노력해가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와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 여성들이 마음껏 꿈꾸고 일할 수 있도록 공공 부문부터 여성 대표성을 높여 나가겠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 데이트 폭력, 직장 내 성희롱과 같은 여성 폭력 범죄에는 더욱 단호하게 대응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오찬에는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을 비롯한 대한노인회 시도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등이 배석했다. 청와대는 대한노인회 간부들에게 대통령 손목 시계와 찻잔 세트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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