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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가슴에 대못 2년, 합의 폐기하고 사과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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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가슴에 대못 2년, 합의 폐기하고 사과받아야"

[언론 네트워크] 생존자 32명뿐…"피해자들의 요구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제라도 밝혀져 다행이다. 그러나 할머니들에겐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잘못된 합의를 폐기하고 늦기 전에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대구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2년째이자 외교부 위안부 TF팀의 조사 결과 발표 다음날인 28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같이 호소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합의로 가슴에 대못 박은지 2년, 이제라도 잘못이 밝혀져 다행"이라면서도 "올해만 할머니 여덟 분이 돌아가셨다. 늦기 전에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 사과와 법적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대구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0) 할머니(2017.6.6.희움역사관) ⓒ평화뉴스(김지연)

대구 시민사회도 이날 "피해자 입장이 반영된 재협상"을 요구했다.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경북진보연대 등 지역 28개 단체가 참여하는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 무효 대구행동'은 대구2.28기념공원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합의 무효를 선언할 것"을 문재인 정부에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TF팀 검토 결과 합의 과정 어디에도 피해자는 없었고, 피해자의 입장을 반영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없었다"며 "오히려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왜곡하고 부정할 때 정부는 침묵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위안부 문제를 안보·경제논리와 연계해 주무부처인 외교부를 배제하고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을 협상 대표로 임명했다"며 "무능을 드러낸 외교 참사"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전을 비롯한 제3국 기림비 지원, '성노예' 표현 사용 등 그동안 피해자 관련 단체가 제기해왔던 이면 합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이번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이 반영된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한일합의 폐기와 ▷화해·치유재단 해산 ▷일본 정부의 책임·법적 배상이 명시된 합의 등을 촉구했다.

▲ 2015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와 재협상을 촉구하는 시민사회 기자회견(2017.12.28.대구2.28기념공원) ⓒ평화뉴스(김지연)

안이정선 시민모임 대표는 "지난 정부의 외교 실패로 2년간 위안부 피해자, 국민들이 참담한 세월을 보냈다"며 "문재인 정부는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법적 배상 등이 명시된 새로운 합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록(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일본군 위안부연구회장도 "그동안 우려했던 부분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며 "피해자들의 요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장관 직속의 '한일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지난 5개월간 박근혜 정부의 위안부 합의 당시 양국간 오간 내용과 협상 당사자, 시기 등을 조사해 지난 27일 발표했다.

TF팀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2014년 4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최소한 12차례의 국장급, 8차례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발표했다. 당시 협상에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전 ▷피해자 관련 단체의 반발을 한국정부가 직접 설득 ▷국제사회에서 상호 비난·비판 자제 등 피해자와 국민들이 반발할만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 대구 평화의소녀상 옆 '위안부 합의 재협상' 촉구 피켓(2017.12.28.대구 2.28기념공원) ⓒ평화뉴스(김지연)

문재인 대통령도 외교부 발표에 대해 "2015년 한일 위안부 협상은 절차적·내용적으로 중대한 흠결이 있었다.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피해당사자·국민이 배제된 정치적 합의였다"며 "정부간 공식적 약속임에도 이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28일 밝혔다.

한편, 올 한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8명이 세상을 떠나면서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239명 가운데 현재 생존자는 32명이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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