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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원희룡에게 "목숨보다 중요한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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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일, 원희룡에게 "목숨보다 중요한 것 없다"

[언론 네트워크] 원희룡 "국토부 일방 강행 반대, 주민들과 대화하겠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며 성산읍반대대책위 김경배 부위원장이 31일째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강우일 주교와 원희룡 지사가 만났다.

강우일 주교는 "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원 지사가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했고, 원 지사는 "국토부가 석연치 않게 강행하면 제주도부터 먼저 반대하겠다"며 "모든 것을 떠나서 생명과 건강보다 앞서는 것은 없기 때문에 대화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 제2공항 반대를 위해 김경배씨가 31일째 단속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지사가 10일 오후 주교관을 찾아 강우일 주교와 면담했다. ⓒ제주의소리

원희룡 제주지사는 10일 오후 2시40분께 제주시 아라동 주교관을 방문, 강우일 주교를 예방했다.

20여분간 공개 면담에서 강우일 주교는 31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경배씨를 위해 원 지사가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강 주교는 "어제 김경배씨를 만났는데 체중이 줄어서 몸이 완전 쪼그라 들었다. 체력적으로 한계 상황에 온 것 같았다"며 "정신적으로 사람 몸이 약해지면 마음도 약해진다. 저는 하루 이틀로 끝날 문제가 아니여서 건강부터 살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고 소개했다.

강 주교는 "그런데 본인 의지가 굉장히 강하더라. 김경배씨는 '한번 시작했으니 목숨을 걸고 고향을 지키겠다'고 했다"며 "걱정은 단식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굉장히 몰린 것 같았다. 한계 상황으로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하도록 자리를 마련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국토부에서 사전타당성조사를 다시 해볼 용의가 있고, 사전타당성 재조사를 하려면 2~3개월 걸리니 기본계획 용역을 동시에 진행하고, 만약 사전타당성 재조사에서 부정적하게 나오면 용역 발주를 하지 않겠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동안 국책사업 관행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사레가 태반이여서 약속을 못믿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제가 김경배씨에게 단식을 풀도록 권유했지만 제 권유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경배씨는 자꾸 양용찬 열사 애기를 언급한다고 한다. 혹시라도 불행한 일을 저지를까봐 걱정이다. 사람이 막다른 골목으로 쫓기면 무슨 행동을 할 지 모른다. 원 지사께서 오늘 그 분을 만나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강 주교는 "제2공항은 원희룡 도정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권에서 후보지를 낙점해서 결정했고, 도정에서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 주교는 우회적으로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면 제주 총량을 벗어나게 된다고 반대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강 주교는 "제주도라는 섬 자체가 일년에 수천만명 이상 받을 수 있는 땅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정원을 예쁘게 유지하려면 접근하는 인원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며 "도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서라도 무한정 개방하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제주도에 인원이 몰리면 지가는 물론 모든 것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행정력으로 감당할 수 없다. 제2공항이 들어와서 극단적으로 내방객이 들어닥칠 때 국민들이 찾고 싶어하는 제주도가 지켜질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강 주교는 "지금도 인구와 관광객 급증으로 난개발과 부동산 폭등으로 원주민이 내몰리는 상황이 오고 있다"며 "개발이 인간을 위한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지사께 드리고 싶다"고 물었다.


원희룡 지사는 "그동안의 성장일변도의 정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인간의 욕구와 그 욕구를 절제하는 조화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행정에서는 당장 우선해야 하는 일들도 끌어안고 있다. 그렇지만 주교님께서 말씀하시는 근본적인 가치는 다르지 않다"고 답변했다.


원 지사는 "타당성용역 검증 내지 재조사 역시 제주도는 도민 신뢰없이는 갈 수 없다는 입장이며, 얼마든지 타당성용역 재조사에 찬성한다"며 "제주도는 주민갈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제2공항과 관련해서 공청회 몇번을 열었지 기본적으로 관여 자체가 안돼 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만약 오름을 자른다거나, (제2공항 부지에서)천연 동굴이 나오거나, 군사공항이 된다면 제주도부터 먼저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며 "국토부가 불투명하거나 석연치 않게 강행하면 역시 반대할 것이며, 타당성 재검증은 얼마든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국토부와 반대대책위에서 주고 받는 것에 대해 접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반대위의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하겠다"며 말했다.

원 지사는 "제2공항에 대해서는 도민 전체 생각이 다양하다"면서도 "모든 것을 떠나서 생명보다 더 앞서는 것은 없다. 극단적이고 불행한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도민 전체의 중지를 모으시려는 지사의 입장은 이해한다"며 "민주주의라는 게 단순 다수결보다는 약한 사람이 기본적으로 지킬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며 "지금 후보지 주민들은 생존권이 문제다. 단순히 돈 몇푼 더 받고, 덜 받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강 주교는 "자기 생존권이 걸린 문제이니 그냥 도민들의 제3자 입장 의견과 다른 생존권의 입장에서 비중 차이를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원 지사는 "입장 바꿔서 생각하면 너무나 이해된다. 아픔이나 불안한 미래를 도정의 문제로 같이 끌어안겠다"며 "극단을 움직이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안된다. 주교께서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원 지사는 강우일 주교의 요청을 받아들여 면담을 마친 후 바로 도청 앞 천막농성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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