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지 공사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 머리에 총탄을 맞아 숨진 육군 6사단 이 모(22) 일병이 애초 군 당국이 원인으로 추정한 도비탄이 아니라,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든 총탄에 직접 맞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경우, 군 당국이 사건 원인을 도비탄으로 섣불리 추정하며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도비탄은 총에서 발사된 탄이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튕겨난 것을 일컫는다.
이 일병 유족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망하고 이틀 후 부검이 끝나고 나서 군의관으로부터 도비탄이 아니라 총알이 직접 들어간 것으로 확인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알은 6사단 같은 부대가 사격하던 사로 쪽에서 바로 날아온 것"이라며 "어느 정도 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도비탄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군 당국이 애초 도비탄에 의한 사고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서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흙 산인데 무슨 도비탄이 나오느냐"면서 "사격장 어디에도 돌은 없었고, 흙으로 둑이 쌓여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 "사격장 뒤에 길이 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병사들이 걸어 다니는) 길에서는 사격하는 곳이 보이지만 길과 가까운 사격장에서는 숲이 우거져 있어 보이지 않는다. 사격하다 총구를 조금만 들면 총알이 길로 갈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구조다. 길로 걸어 다니는 병사에 대한 (안전) 조치가 너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유족은 "인근 사로에서 누가 총을 쐈는지는 또 다른 희생이 생기기 때문에 찾기 원하지 않는다"며 "사로에서 총을 쏜 사람이 숲에 가려져 있는 길이 있는지 예상이나 하고 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유족은 "우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어느 정도 전달받았고 다시 시끄러워지는 것은 싫지만, 또다시 젊은이들이 죽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진상조사 지시가 떨어진 사안인 만큼 조금 있으면 군 당국이 최종 발표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숨진 이 일병은 지난달 26일 오후 4시 10분께 철원군 동송읍 금학산 일대에서 전투진지 공사 작업을 마치고 복귀 중 갑자기 날아든 총탄에 맞아 숨졌다.
당시 이 일병은 동료 27명과 함께 작업을 마치고 걸어서 이동 중이었다.
이 일병은 본대 행렬에서 조금 떨어져 부소대장 등 2명과 함께 맨 뒤에 걸어가던 중 우측 머리 쪽에 총탄을 맞고 쓰러졌다
군 당국은 지난 27일 "이번 사건에 대한 초기 조사 결과, 숨진 이 일병은 도비탄으로 인한 총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후 유족들은 사격장 주변에 있던 민간인이나 군인이 도비탄에 맞아 숨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의문을 제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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