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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카'로 애견비용까지...KBS이사의 지독한 개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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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카'로 애견비용까지...KBS이사의 지독한 개사랑

KBS본부, "법인카드의 사적 유용, 방통위가 조사해달라"

KBS 이사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정황이 확인됐다. 애견카페, 애견 놀이터 등을 사용할 때 법인카드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애견 모임에서의 뒤풀이 비용에도 이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8일 서울 여의도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이사회의 이사 11명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면밀히 조사했다"면서 "일부 이사가 사적인 용도에 상습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해 범죄가 성립할 수 있는 비위를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법인카드로 34차례 애견카페 결제, 애견모임 뒤풀이도...

KBS본부에서 지목한 인물은 강규형 KBS 이사. 명지대 교수인 강규형 KBS 이사는 앞서 자신의 사퇴를 촉구하며 1인 시위 중인 KBS 노동조합 조합원 옆에서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고, 조합원에게 어깨동무를 하는 등의 행동을 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KBS본부가 밝힌 강 이사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애견 비용이다. 강 이사는 올해 4월 26일 한국애견연맹 자문위원으로 위촉될 정도로 애견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KBS 노조원에게 다가와 손가락으로 V를 그리는 강규형 이사. ⓒKBS본부

강 이사는 2015년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법인카드로 총 34차례나 애견카페 사용료를 결제했다. 또한, 자신이 소유한 개가 개 경연대회의 일종인 '도그 쇼'에서 입상하거나 좋은 성적을 거둔 날에는 다른 애견인들과 함께 뒤풀이를 하고 그 비용을 법인카드로 계산한 것도 확인됐다.

강 이사가 법인카드 이외에 KBS에서 받는 돈, 즉 현금으로 받는 '자료조사비'로 애완견을 구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KBS본부는 "강 이사의 개를 맡아서 키우고 훈련시킨 적 있다는 한 애견인은 강 이사가 고가의 개를 연이어 수입하자 돈의 출처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고 한다"며 "이에 대해 강 이사는 '아내도 모르게 KBS에서 받는 돈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KBS는 이사들에게 법인카드로 제공되는 월 100만 원의 업무추진비 외에 자료조사비 명목으로 한 달에 252만 원 씩 현금을 지급하고 있다.

KBS본부는 "강 이사 본인이 개 구입비용 관련해서 KBS에서 받은 돈이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온 만큼 개를 구입한 비용의 분명한 출처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이사는 이외에도 주말, 공휴일에 백화점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KBS 출장이 아닌 일정으로 일본에 가면서도 공항 면세점에서 법인카드로 물품을 구입했다. 또한, 해외 시찰 중 일정에도 없는 브로드웨이 공연을 관람하는 데도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재호 KBS본부 본부장은 "기자들에게 지급되는 법인카드는 영수증 전표는 물론, 누구랑 어디서 만나서 왜 만났는지도 상세히 밝히도록 돼 있다"며 "하지만 이사는 마음대로 쓰게 했고, 그 결과 자기 개를 키우는데 국민의 세금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8일 서울 여의도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 이사회의 이사 11명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면밀히 조사했다"면서 "일부 이사가 사적인 용도에 상습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해 범죄가 성립할 수 있는 비위를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허환주)

"법인카드의 사적 사용, 방통위가 나서서 조사하라"

KBS본부는 이러한 업무추진비의 무분별한 사용이 강 이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른 KBS 이사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법인카드 등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KBS본부는 "관련 내용을 입증할 다수 자료를 확보하고, 사실 확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동일한 문제가 확인될 경우, 업무추진비 유용 의혹이 KBS 사측의 공모, 또는 묵인 하에 이뤄진 조직적인 위법 행위라고 판단, 검찰에 고발하고, KBS 이사들이 소속된 각 기관에 내용을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KBS이사의 추천권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에도 즉각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KBS 이사는 공적인 책무가 막중한 직위"라며 "그런 자리에 KBS의 공적 자산을 사적으로, 그리고 마음대로 유용한 인물을 그대로 둔다는 것은 방통위의 직무유기이고 범죄에 가까운 비위가 계속 일어나도록 방관하는 것"이라며 해임을 촉구했다.

한편, 강 이사는 이날 KBS사내 게시판을 통해 KBS본부의 주장을 반박했다. 강 이사는 "공금으로 애완견을 구인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아무 증거도 없는 무책임한 주장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애견카페 이용료를 법인카드로 사용했다는 것을 두고도 "애견카페의 일반 애견 활동은 개인 카드로 지급했다"며 "애견카페에 쓴 대금은 철저히 애견카페 커피샵에서 썼다"고 해명했다. 즉, 애견카페에서 사람들을 만나는데 사용했다는 주장이다.

백화점, 공항 등에서 물건을 구입하는데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주장을 두고도 "물품 구입이 아니라 철저히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만 이용한 것"이라며 "카페에서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시사지나 신문을 정독하면서 이사 업무 수행을 위한 시사 정보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 이사는 "이사로 임기를 시작할 때 오리엔테이션에서 안내받은 대로 커피샵, 식당, 베이커리, 도서, 음악회, 공연 등에만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며 "업무상 필요하다면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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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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