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에 맞서 공장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KEC지부장의 분신에 정치권도 한 목소리로 이명박 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김준일 지부장의 분신이 경찰의 강제연행 시도 과정에서 발생한 점 때문에, 경찰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야당 대표들은 잇따라 김준일 지부장을 찾고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날 오전 한강성심병원을 찾아 김준일 지부장을 긴급 면담했고,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후 한강성심병원을 찾는다.
"경찰이 공권력인지 조폭집단인지 알 수가 없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31일 "용산 참사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은 상황에서 경찰의 과도한 법 집행으로 지부장이 생명이 위독할 정도에 이르렀다"며 "이명박 정부는 도대체 언제까지 국민들의 희생을 요구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차 대변인은 "노사가 협상하는 자리에서 경찰이 지부장을 체포하려고 했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노조 위원장을 유인해서 공작적으로 체포하려 했던 경찰은 반드시 책임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지부장과 조합원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었고 경찰의 강제진압이 충분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교섭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은 사측의 공조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결국 경찰 공권력에 의한 무력진압을 위해 사측과 경찰이 공모해 교섭이라는 미끼를 던진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김준일 지부장 분신사건을 둘러싼 '사측과 경찰에 의한 기획 체포공모 분신사건'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겉으로는 친서민 일자리를 말하면서 뒤로는 노동자를 죽이는 이명박 정부가 조금이라도 일말의 양심이 남아 있다면 즉각 진상규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도 "경찰이 단순히 김 지부장의 체포시도에 그치지 않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김 지부장을 다른 병원으로 빼돌리려 했다고 한다"며 "과연 이들이 대한민국의 공권력인지 아니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폭집단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나아가 "이번 사태의 총 책임자인 김병철 경북경찰청장의 파면"을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쌍용자동차 파업 진압을 가장 자랑스러운 일로 기억하는 조현오 경찰청장 아래에서 전국 일선 경찰들의 반노동자적 행태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며 "조현오 청장은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성 중인 공장 안에 물과 식량, 의약품 투입 등 인도적 조치 실시해야"
분신한 김 지부장 외에 여전히 공장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위한 인도적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우위영 대변인은 "현재 1공장에는 100여 명이 넘는 노동자들이 파업 중인데 경찰이 식량 한 톨도 허용하지 않아 먹지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경찰은 즉각 물과 식량, 의약품과 의료진 투입 등 긴급 인도적 조치를 실시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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