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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노무현 이어 DJ까지…2009년은 허탈한 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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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노무현 이어 DJ까지…2009년은 허탈한 한해"

서울광장에 故 김대중 전 대통령 공식분향소 차려져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1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공식 분향소가 차려졌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시민들의 분향 행렬은 평일임에도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오전 9시부터 조문을 받기로 했던 공식 분향소는 설치가 두 시간이나 늦어졌다. 때문에 일찍부터 광장을 찾은 시민들은 촛불시민연석회의 등 시민들이 마련한 시민 분향소에서 미리 조문을 하기도 했다. 시민분향소는 9시 55분경 김 전 대통령의 영정이 도착하자 광장 분수대 옆으로 자리를 옮겨 시민들의 조문을 받고 있다.

▲ 19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 설치된 공식 분향소에 시민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프레시안
공식분향소 설치를 기다리던 200여 명의 시민들은 저마다 상념에 잠긴 모습이었다. 관악구에서 온 김광덕(남, 33세) 씨는 "큰 분이 돌아가신데 큰 상실감을 느끼고 분향소에 들렀다"면서 "김수환 추기경,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등 훌륭하신 분들이 연달아 돌아가셔서 허탈하고 씁쓸한 한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당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시민 분향소를 찾은 한은정(여, 38) 씨는 "막내가 (고 김 전 대통령이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1997년 12월에 태어나 올해 13살이 됐다"며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각별한 분이었는데 이렇게 보내게 되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 씨는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을 겪었던 나와 달리 아이들은 최근에 있었던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여 기특하다"며 "아이들이 그들의 죽음을 내가 어렸을 때처럼 두려워하기만 했다면 현 시대상황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기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0시 43분경 분향소 설치가 끝나고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의 헌화와 묵념에 이어 11시부터 시민들의 조문이 시작됐다. 일부 시민들은 조문을 마치고 나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 조문을 마친 시민들이 방명록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면을 비는 글을 남기고 있다. ⓒ프레시안

중구에 거주하는 우제열(남, 77세) 씨는 "고 김 전 대통령이 즐겨 쓰시던 '경천애인(敬天愛人)'이란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며 "고 김 전 대통령이야말로 경천애인을 몸으로 실천하며 살다 가신 분"이라며 끝내 눈물을 쏟았다.

우 씨는 "그분이 생전에 통일을 이루지 못한 게 너무 가슴이 아프고 그래도 이 정도라도 남북관계를 진척시켰기에 지금 우리 국민들이 안심하며 살 수 있는 것 같다"며 "그동안 너무 고생이 심하셔서 한 1년이라도 더 사셨으면 했는데…"라며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

친구들과 조문을 나온 안근철(남, 18세) 씨는 "우리가 그분의 삶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부모님 세대에서 큰일을 이루셨던 분이 돌아가셔서 슬픈 마음에 나왔다"며 "고 김 전 대통령에게 그 맘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구소방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구급요원 20명과 구급차 2대, 소방차 1대를 서울광장에 대기시킨 상태다.

▲ 평일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분향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프레시안 최형락

▲ 서울 시청 앞 공식 분향소에서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시민들의 분향을 지켜보다 눈물을 닦고 있다. ⓒ프레시안 최형락

▲ 세 딸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절을 하고 있다. 막내딸은 천민난만하기만 하다. ⓒ프레시안 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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