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후 북미 직접대화를 예상하게 하는 신호가 양국에서 나오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6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어떤 디자인도 갖고 있지 않다"며 "어떤 식으로든 북한을 공격적인 방식으로 위협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은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북한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위협하려는 움직임이다. 그들이 보유한 핵기술을 수출하고 핵능력을 지속적으로 증대시키는 움직임은 좋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향한 조치를 취하기를 원한다"고도 덧붙였다.
북한은 지금까지 '미국의 체제전복 위협에 대한 억지력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려는 것'이라는 논리를 펴왔다. 따라서 '북한을 공격적 방식으로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는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게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발언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나눈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 보인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제시한 미국의 입장을 미 정부 차원에서 다시 한 번 보증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도 북미관계의 '중대한 진전'을 전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영일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0일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몽골의 고위 외교당국자들과 회담하면서 조만간 북미관계에 '중대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양국간 대화를 위한 정지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김 부상은 또 북한은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는 종전 입장을 거듭 강조하면서도 "조건이 충족된다면 미국과의 대화까지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여 '중대한 진전'이 북미 양자회담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에둘러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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