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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가 동물원’ 동물들과 공생하는 청정자연 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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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전체가 동물원’ 동물들과 공생하는 청정자연 남이섬

타조, 청설모, 다람쥐, 공작, 토끼 등 섬 곳곳에 서식

남이섬 전체가 동물원이다. 따로 돈을 들여 동물원을 조성한 것이 아니다. 주목할 점은 철망이나 울타리 없이 동물들이 자유롭게 들판을 뛰어 논다는 것. 작고 앙증맞은 동물들이 뛰놀 수 있는 건 남이섬이 정성스레 가꿔 온 청정자연 환경이 조성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남이섬은 지난 50여년간 동물들과 공생해왔다. 숲이 우거지고 물이 흐르니 동물들의 먹거리는 넘쳐나고, 자동차가 거의 다니지 않아 사고 날 일도 없으니 이것이야말로 동물들의 천국 아닌가. 이들은 이제 남이섬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식구다. 동물 친구들을 만나러 함께 남이섬으로 떠나보자.

◇‘새들의 천국’ 조류 활보 구역

<타조_깡타가 우리 안에 갇힌 이유>

주요 출몰지 : 유니세프나눔열차 선착장역 타조 우리

ⓒ남이섬

원래는 섬 곳곳을 누비며 자유롭게 뛰어다녔다. ‘울타리 밖으로 나온 게 아니냐’며 놀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내 여유롭게 걸어 다니는 타조를 보면 신기해하며 만져보려고 했다.

하지만 먹성 좋은 타조들은 이내 말썽을 부렸다. 닥치는 대로 삼키다 보니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의 음식을 쪼아먹는가 하면, 휴대폰마저 꿀꺽 삼켜버렸다.

이런 난폭한 타조들에게 ‘깡패 타조’란 별명이 붙여졌다. 일명 ‘깡타’. 깡타는 현재 6마리며 울타리 안에서 오순도순 살고 있다. 까만 놈은 수컷, 갈색 빛을 띈 놈은 암컷이다. 기다란 눈썹 껌뻑이며 유유히 걷는 깡타는 남이섬을 찾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인기다.

<공작_남이섬 대표 영업사원>

주요 출몰지 : 밥플렉스, 행복원, 공예원 인근

ⓒ남이섬

공작하면 누구나 아름다운 부채꼴 모양의 꽁지를 떠올린다. 형형색색의 꽁지는 유명한 작가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 화려하다. 하지만 공작이 우는 소리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내저을 정도로 ‘음치’다.

나무 위에 사뿐히 올라 큰 소리로 울어대면, 지나가는 이들이 깜짝깜짝 놀란다. 공작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가장 먼저 남이섬의 아침을 연다. 남이섬을 방문하는 손님을 의식한 듯 꽁지를 펼치고 이리저리 영업(?)을 뛴다.

사실 공작들은 암컷에게 구애를 하기 위해 꼬리를 펼치지만, 평소 공작을 보기 힘든 관광객들은 연신 사진을 찍는다. 셔터세례를 받고 나면 지붕 위나 나무 위에서 쉬기도 한다. 남이섬에서의 대접은 남다르다. 넓은 초원과 대지가 공작의 집이자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청설모나 다람쥐처럼 잽싸지 않지만, 화려한 꽁지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천생 ‘영업사원’이다.

<오리&거위_뒤뚱뒤뚱 소시지 킬러>

주요 출몰지 : 남이나루, 남이도담삼봉, 메이하우스

ⓒ남이섬

남이섬에 일찍 들어오면 뒤뚱뒤뚱 걸어가 소시지 가게 앞에서 소시지를 받아먹는 오리를 만날 수 있다. 한 번 맛본 소시지 맛을 잊지 못하는지, 직원이 던져줄 때까지 기다리기까지 하는 진풍경! 남이섬 오리는 유난히 먹성이 좋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하늘을 날 수 있지만 굳이 떠나지 않는다.

물론 남이섬이 좋아서 터를 잡고 사는 것이겠지만, 새끼 때부터 자라온 고향이 바로 남이섬이기에 떠나지 않는 것일까. 어미 오리가 새끼 오리들을 이끌고 섬 안에 있는 연못을 둥둥 떠있는 모습을 보면 절로 아빠 미소가 지어진다. 남이 도담삼봉 근처에는 거위 식구들이 산다.

워낙 소심한 성격이라 도담상봉 연못 근처에 주로 머문다. 오리들은 이따금씩 손님들 무리 사이로 성큼성큼 걸어 다니지만, 거위는 그 근처에서만 돌아다닌다. 선분홍빛 연꽃도 아름답지만, 뒤뚱거리는 오리와 거위는 남이섬 연못에 화룡점정과도 같다.

◇‘애완욕구 자극’ 앙증맞은 동물들

<청설모_천방지축 말썽꾸러기>

주요 출몰지 : 남이섬 전체

ⓒ남이섬

ⓒ남이섬

지천이 청설모다. 나무 위에도 땅 위에도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쁘다. 남이섬을 걷다 보면 마주치지 않을 수가 없는 녀석들이다.

청설모의 주 먹이는 남이섬에서 가장 긴 숲길인 중앙잣나무길에 열린 잣. 보통은 나무 위에서 생활한다지만 남이섬에 있는 청설모는 곧잘 땅 위로 내려온다. 때론 길을 지나는 사람들 옆에서 잣을 까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한다.

뛰어다니다 가끔은 경계를 하는 듯 두 귀를 쫑긋 세워 두리번거린다. 어릴 적부터 사람들을 자주 만나서인지 그다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눈치다. 가끔 사람들이 손에 올려 놓은 과자 부스러기 등을 먹기도 한다.

항간에 다람쥐와 먹이를 가지고 싸우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먹이가 풍족한 남이섬에서는 대게 사이 좋게 나눠먹는다.

<다람쥐_청설모에게 지지않아!>

주요 출몰지 : 남이섬 전체

ⓒ남이섬

청설모와 같은 다람쥐과로 더 작고 앙증맞다. 동요에 많이 등장해 사람들에게 더 친숙한 동물이다. 청설모가 깡총깡총 뛰어간다면, 다람쥐는 좀 더 날렵하게 뛰어간다.

2007년 5월 주한 세르비아 대사가 남이섬 세르비아의 날 행사에 맞춰 다람쥐 50마리를 주고 갔다. 자기 영역을 지키려는 청설모에게 좀처럼 밀리지 않을 만큼 자존심도 세다. 잣, 밤, 도토리를 주식으로 야무지게 갉아먹는다.

월동준비를 위해 묻어둔 것을 곧잘 잊어버려 다람쥐가 서식하는 곳에는 열매의 나무가 또 다시 싹을 틔운다. 타 다람쥐와는 달리 먹이를 가지고 싸우는 일이 없으며, 남이섬화 된 다람쥐들이 먹이를 부지런히 저장창고에 저장하느라 여념이 없다.

<토끼_꽃 뜯어 먹다 체포된 귀여운 악당>

주요 출몰지 : 해뜨는 마을 인근 게르

ⓒ남이섬

원래는 집토끼였었다. 섬으로 헤엄쳐 올 리가 만무한 토끼들은 수백 마리가 곳곳에 터를 잡고 살게 되기까지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2003년 어느 교회에서 주관한 ‘레비타트(RABBIITAT)’ 운동을 계기로 토끼 수백 마리가 섬에 상륙했다. 토끼들은 지어준 집보다 남이섬의 자연을 더 좋아했다. 섬 곳곳에 굴을 파고 스스로 집을 지었다. 평화로운 나날은 오래가지 못했다.

토끼들이 섬에 피어나는 꽃이며 귀한 야생화까지 모두 뜯어먹은 것이다. 남이섬은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바로 ‘토끼 공배수배’. 직원들이며 손님들이 모두 가담해 토끼 생포에 열을 올렸다. 지금은 수십 마리로 개체가 줄었다. 남이섬은 피토원(避兎園)을 조성해 꽃을 보호한다.

하지만 귀여운 토끼의 눈망울을 보면 꽃을 뜯어먹고 있어도 모른 척 해주고 싶어진다. 지금은 피토원 앞에 청설모가 토끼를 체포해가는 귀여운 조형물을 세워놓고 토끼에게 주의(?)를 주고 있다.

남이섬엔 이밖에도 수많은 동물들이 산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까막딱따구리부터 호반새까지 소중한 새들의 쉼터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공유하며 공생하는 남이섬과 동물들. 남이섬을 산책한다면 꼭 한번 주위를 둘러보시라. 어느새 옆에 따라붙어 재롱을 피우는 동물친구들이 동행할 것이다.

남이섬은 혼자와도 결코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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