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추진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방한 중인 펜스 부통령은 18일 오전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발효된 지 5년이나 지난 한미 FTA를 재검토 및 개정(reform)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5년 간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수지 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국에는 미국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는 분명한 진실"이라며 "한국과의 교역관계에서 우리에게 부족한 것에 대해 솔직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2017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한미 FTA에 대해 "미국 수출업체들에 새로운 시장 접근의 기회를 창출했다"고 긍정 평가했던 것과 크게 어긋난다.
이에 앞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도 지난달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 "한미 FTA는 양국의 성공적인 협력 플랫폼으로, 무역·투자·일자리 등에 기여해왔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을 우선순위에서 미뤄둘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펜스 부통령이 재협상 추진 의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우리도 미국발 무역전쟁의 격랑에 휘말릴지 주목된다.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한미 FTA 발효 후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들고 무역수지 적자가 커졌다며 재협상 방침을 지속적으로 거론해왔다.
정부는 펜스 부통령이 'reform'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을 두고 "반드시 재협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펜스 부통령 연설의 구체적 표현을 보면 당장 조치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현 시점에서 미국 행정부의 검토 결과 이후의 조치에 대해 예단할 필요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부로서는 한미 FTA의 상호 호혜적 성과를 미국 조야에 지속적으로 설명하는 한편, 미국 무역적자 및 협정 재검토 동향 등을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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